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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처치 "
유승준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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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호] 승인 2020.06.18  20: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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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승 준 작가

지금 우리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맞고 있다. 처음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사스나 메르스 때처럼 피해는 조금 있겠지만 철저히 방역만 하면 일정 기간 후 조용해질 줄 알았다. 몇 달만 꾹 참고 견디면 될 줄 알았다. 그 정도 어려움은 참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 미증유의 상황이 언제 끝날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위기는 의료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정치, 경제, 교육, 문화, 관광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전방위적 위험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위기가 발생하면 이에 즉각 대응하고 적응하는 게 인간의 특징이다. 코로나로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많은 부분이 불가능해진 상황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것은 언택트 산업과 서비스다. ‘언택트(Untact)’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붙여 만든 신조어로 사람 간의 접촉 없이 물건을 생산하고 소비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가리킨다. 직접 얼굴을 맞대지 않고도 얼마든지 경제 활동을 하고 소비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편의점과 마트를 넘어 외식 시장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고, 화상으로 회의를 하고, 카톡으로 수다를 떨고, 음식은 앱으로 배달시켜 먹고, 보고 싶은 영화는 넷플릭스로 보고, 음악회나 공연은 온라인 중계로 즐긴다. 밖에 나가지 않고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집에 편히 앉아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 대한 걱정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언택트 서비스가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래서 요즘 인기 있는 것이 온라인 점집처럼 운명을 예측해주는 분야다. 대한민국 상위 0.01퍼센트가 찾는 행운의 여신이라는 사람이 쓴 책으로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이라는 부제가 붙은 <더 해빙>이라는 책은 벌써 몇 달째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녀는 사주와 관상에 능한 할머니의 발견으로 일곱 살 때 운명학에 입문했다고 한다.

종교는 어떨까? 사상 유례없는 고비를 맞은 게 바로 종교다. 절이나 성당이나 예배당을 찾는 발길이 현저히 줄었다. 예불이나 미사나 예배도 모두 온라인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승려가 카메라 앞에서 설법하고, 신부가 인터넷으로 미사를 드리며, 목사가 온라인 예배 중 설교를 한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지만 몇 달 지나면서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 됐다.

그러나 위기의식의 강도는 사뭇 다르다. 절은 산속에 있고, 성당은 한 마을에 하나씩 있지만, 개신교 예배당은 한 건물에도 서너 개씩 있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당장 임대료를 내지 못해 문 닫을 처지에 놓인 작은 교회들이 부지기수다. 몇몇 대형교회와 교단이 이들을 돕기 위해 애쓰고 있으나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다.

벼랑 끝까지 내몰린 일부 개척 교회에서 현장 예배와 모임을 재개했다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함으로써 감염의 진원지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궁여지책으로 차 안에서 예배를 드리는 드라이브 스루 예배와 전화를 통한 비대면 심방이 시도되기도 한다. 거리 두기와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면서 오프라인 예배를 드리는 교회에서는 비말이 튀지 않게 찬송을 하지 않는다. 어떤 교회에서는 성가대가 전원 마스크를 쓴 채 찬양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예배 후 교인들끼리 모여 식사하거나, 예배 중 성찬식을 하는 풍경은 아예 사라져 버렸다.

언택트 시대에 교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변화해야 할 것인가? 임기응변으로 단기적 처방을 내리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다. 위기는 곧 기회다. 교회의 미래는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개인의 신앙과 영성은 어떻게 단련해야 하는가? 설교 중심의 예배와 교제 중심의 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런 본질적인 물음 앞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연구하고 기도해야 한다. 그것만이 눈에 보이지 않는 언택트 처치의 모습을 비로소 가시화시킬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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