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판계의 모체 대한기독교서회(사장 정지강 목사)가 오는 25일 창립 112주년을 맞이한다. 그 장구한 역사만큼 한국기독교는 물론 한국 사회 전반에 큰 기여를 해 온 서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2세기 한국교회의 문화 이끌어갈 비전을 들어봤다. 대한기독교서회는 1890년 6월 25일 개화기 때 들어온 장로교와 감리교 선교사들이 본격적인 문서선교를 위해 뜻을 모아 `대한셩교셔회(Korean Religious Tract Society)'라는 이름을 붙여 세운 것이 그 시초다. 회장에 올링거, 부회장에 힐버트, 섭외총무에 언더우드, 기획총무에 스크랜턴 등을 선임하고 12명의 초대 이사회를 구성, 최초의 출판물 〈성교촬리(聖敎撮理)〉, 〈쟝원량우샹론(張袁兩友相論)〉을 발간했다. 기독교 최초의 연합체로 출발한 서회는 이후 1919년 `조선예수교서회', 1948년 `대한기독교서회'로 개명된 이후 오늘에 이른다. 6·25사변 때 난 화재로 많이 소실돼 현재는 1천여 종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발행한 책이 수천 종에 이른다고 하니 근대문명의 발달이 인쇄술에 크게 좌우되는 것을 감안할 때 서회가 한국의 근대화에 미친 영향을 짐작케 된다.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등 3개 교파 공용으로 발행한 〈합동찬송가〉를 비롯해 〈그리스도교대사전〉, 〈신약성서주석〉 등의 비중 있는 기독교서적뿐만 아니라 1950∼1960년대 한국사회가 독재정권 아래서 신음하던 때부터는 `현대사상총서'를 발행해 사회 지성들의 지식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해 주는가하면, 1957년 8월부터 발간된 `기독교사상'에는 당시 저항적인 인물들의 글을 실어 정간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서회는 기독교의 틀에만 매이지 않고 우리민족 역사의 질곡과도 그 맥을 같이하며 늘 시대적인 요구에 앞장서왔음을 발자취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이제 한국기독교는 2세기에 접어들었다. 1세기가 문화의 형성기였다면 이제부터는 그동안 형성된 기독교문화를 어떻게 정착시켜 가느냐가 문제인데, 서회는 이를 위해 `삶에 깊게 뿌리내리는 신앙'으로서의 기독교를 생각하고 있다. 서구의 경우 수천년의 역사 속에 기독교가 이미 사람들의 가치관과 세계관 속에 뿌리내리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독교는 이제 200년을 향하고 있다. 아직 문화로 자리잡기엔 이르다. 하지만 무엇이든 형성되는 초기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좌우되는 것이기에 서회는 기독교의 뿌리가 단단하면서도 넓게 퍼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에 서진한 출판국장은 “현재 기독교는 너무 특화 되어 있으며 문서선교 역시 비기독교인을 향한 선교의 방법이 되기보다는 기독교 내에서만 머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서회는 비기독교인의 삶에 스며들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한다. 신앙 이상의 영역을 구분은 하되 분리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비기독교인들 에게도 다가설 수 있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문서선교라는 것이다. 서 국장은 비종교인 75%가 기독교인으로부터 전도 받은 경험이 있는데 그 중 80%가 불쾌한 경험이었음을 고백한 통계를 예로 들어 직접적인 전도보다는 문화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설명했다. 또 한국교회 성도들의 독서성향에 대해 “교회에서 추천해 주거나 인기있는 책을 주로 선택해 읽는데, 보통 쉽고 가벼운 내용의 책인 경우가 많다”면서 신앙의 성숙을 위해서는 자신의 신앙수준에 맞는 책을 스스로 찾으며 독서의 폭을 넓힐 것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서는 목회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천주교의 경우 좋은 책이 출간되면 수녀들이 신자들에게 추천하거나 선물해 책을 알리는 등 직접 마케터가 된다는 것이다. 목회자들이 자기교회 성도들에게 좋은 책을 추천하면 결국 한국기독교 전체 신자들의 수준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서 국장은 예측했다. 근대국가가 발전을 이룰수록 종교의 역할은 줄어드는 것이 현실, 이전에 기독교가 시대에 앞장섰을 때를 향수하며 주저앉는 것은 시대역행적이며, 가속화되는 기독교인의 감소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서회는 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그동안 해온 에큐메니칼 지향적인 신학서적의 발행은 물론 평신도들을 성숙한 신앙인으로 만드는 데에도 관심을 가지며, 비기독교인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도스토예프스키와 같이 기독교적인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담은 작품들을 발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급변하는 정보사회에 대해서도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정보화 시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정찬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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