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회근 선생의 알기 쉬운 논어강의남회근 선생 강의/채책 기록/송찬문 번역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 논어, 공자와 그 제자들이 나누던 지혜의 글들을 저마다 해석을 달리하는 이들이 많아서 `세상에 논어는 참 많다'라는 표현을 한다. 그러나 여기 참으로 독창적인 논어 풀이를 해 놓은 인물이 있어서 그의 책 `논어 강의 상·하편 합해서 1302쪽이 되는 분량'을 대강 소개한다. 저자의 이름은 남회근(사진), 중국 절강성 온주 낙청현에서 1918년 태어난 그는 어려서 전통식 서당 교육을 받아 제자백가를 통달, 이미 어려서 부터 특출한 경지를 바라보고 현실의 한계를 느끼고 20대 초에 `거사'로 출가 불교에 귀의 팔만대장경을 정독함은 물론 티벳으로 가서 티벳불교의 비의까지 넘본 인물로 티벳불교에서는 그를 `대종사'로 우러르게 되었다. 그는 공자·노자는 물론 맹·장자 등 유가 도가의 학문과 불교까지 넘나들며 초연한 학문체계를 갖추었는데 여기에 소개하는 그의 논어 해석을 독창적이라 함은 이제까지 대개의 학자들이 논어를 하나의 교훈, 잠언, 지혜서 등으로 본 것을 그는 `논어는 한 편의 큰 문장'으로 보았다고 우리말 번역자 송찬문이 표현할 만큼 남회근 선생의 논어풀이는 범하기 어려운 탁월한 경지라 할 수 있다. 남회근 선생이 `논어 별재, 論語 別裁'라는 제목으로 책을 쓰면서, 그의 책 재판 서문에서 `공자 이전에 태어났던 성인들은 공자가 아니었더라면 성인으로 추앙받을 수 없었고, 공자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공자가 아니었더라면 성인의 학문을 밝힐 수 없습니다' 하였고 마무리 부분에 시 한수를 남겼는데,  옛 성현의 도가 희미해져 남 뜻에 영합하다 보니(古 道徵茫致曲全),/이제까지의 학술은 성현을 억울하게 했네(田來學術誣先賢),/나의 풀이가 어찌 다 참으로 이치에 맞으리요(陳言開盡眞如理),/이 책 보고 의아해 한다면 한 번 웃을 인연 남긴 셈이네(開卷쩣留一笑綠), 하였다. 자기 학문을 겸허하게 가다듬으며 글 공부 동무들이 한 번 웃음지을 것이라 하여 그의 인품을 가늠케 하고 있다. 또 다른 그의 소회를 살펴 보자. 그의 책 하권 끝부분에 그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어려서 글을 배우기 시작할 때 처음에는 사서(四書)를 배웠고, 장성해서는 경(經)을 읽으며, 불교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불교에 마음을 두고 생명의 진여를 탐구하면서도 정작 현실적으로는 유학을 널리 보급하는데 뜻을 두고 `치국평천하'라는 현재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지난 날 우리 민족은 서로 다른 사상과 무기로 무장하고 치열하게 내전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조국의 산하는 옛 모습을 잃었고, 밀려드는 서양 문화 속에서 세상 변화가 빈번히 일어나면서 문화 교육 정신은 무너져 버렸습니다. 이런 와중에서 묵묵히 숨어 지냈고 자취를 감추기가 무엇이 어렵겠습니까. 하지만 온갖 고통이 몰려온다고 해서 현실 사회떠나버리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깊은 밤이나 한 낮에 몇몇 학우들과 옛것을 익히면서 새로운 것을 찾아보았습니다. 옛것에 의문을 가지면서 그 해답을 오늘의 현실을 통해 찾아보면서, 나는 `논어' 20편에 대한 기존의 주류학설이 잘못되었음을 통감하게 되었습니다.”(후략)  남회근 선생의 이같은 내용의 순수한 고백에서 세가지의 지적을 해 보고 싶다. 하나는 그가 티벳 불교로부터 `대종사'의 호칭을 얻을 만큼 불교에 깊이 몰두 했지만 그의 마음에는 중국이 살아 있었다는 것. 둘째, 그는 오늘의 중국인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대륙을 장악하자 망명을 했으나 중국의 일부가 자본주의를 선택하여 중국 경제가 발전하자 중국 공산당은 자신감을 갖게 되고 중국은 21세기에 들어서 초등교육과정에서 고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바로 이 기반도 남회근 선생의 공으로 보고 있다. 남회근 선생은 중국 공산당에게 고전을 읽게 했다. 선생은 이미 대륙의 공산주의 체제가 중국의 전통 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체제변화를 하도록 길잡이 역을 하였다. 셋째, 그는 논어 공부를 하는 몇 제자를 중심하여 전문연구를 하되, 낡은 전통에 매달리지 않았다. 그는 공자와 그 제자들의 지혜담론을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 전승에 대한 막연한 신뢰를 하는 맹종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열심히 자기의 독창력 탐구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그의 탁월한 점은 자기 공부를 실험적 과정이라하여 겸허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공부를 진지하게 해야 한다. 우리는 기독교계의 독자층이 주류를 이루는 본지에 논어 공부를 권장하는 뜻의 지면을 마련하는 의미로 독자들이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당당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지혜의 영역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남회근 선생의 학문 방식을 잠시 눈여겨 보는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한다.조효근(본지 발행인)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