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를 만든 두 천재 아인슈타인, 피카소아서 I. 밀러 지음/정영목 옮김/작가정신 펴냄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다른 길을 걸어왔던 사람, 아인슈타인과 피카소. 분야도 다르고 서로 친하게 사귄 적도 없던 두 사람을 놓고 저자는 그들의 삶과 업적을 비교하면서 공통점들을 찾아내 그 의미들을 깊은 곳까지 추적해 나간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했지만 그들 `천재'들에게서 보여지는 분명한 무엇인가를 발견한 것이다. 천재의 표본으로서 후대의 화가와 과학자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 아인슈타인과 피카소가 `상대성 이론'과 〈아비뇽의 아가씨들〉이라는 불멸의 작품을 탄생시킨 최고의 정점기를 고찰하고 있는 전기이지만 거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뛰어난 인재들이 무수히 넘쳐나던 시대에 두 사람이 호흡했던 사회적·예술적·지적 공기와 그들이 겪었던 좌절과 불안, 환희와 성취감을 생생히 그려냄으로써 그들이 최고의 반열에 도달하게 된 과정을 일상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아인슈타인과 피카소는 과학과 미술이 지각과 외양을 넘어선 세계들을 탐사하는 수단이라고 믿었고, 눈에 보이는 것을 거짓이라고 여겼다. 두 사람은 겉모습을 넘어선 실재를 찾으려고 노력한 결과 감각의 세계를 초월하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냈고, 이는 20세기가 이전 시대와 완전히 결별하는 동인이 되었다. 피카소는 친구들을 초대해 자신이 그리고 있는 작품을 보여주는 습관이 있었다. 그의 친구들은 늘 피카소가 외로운 작업을 끝까지 해나간 것에 존경을 표한다. 그는 그 일을 혼자, 무시무시한 고독 속에서 작업을 해나갔으며, “그런 일을 밀고 나가는 것을 보면 과연 존경할 만한 천재”라고 말했다. 〈아비뇽의 아가씨들〉 작업을 하는 동안 피카소가 겪은 `무시무시한 영적 고독'에 대해 친구 드랭도 경외감을 표시했다. 그 무렵 피카소는 무엇인가를 깨달았는데, 몇 년 뒤에 `중요한 것은 창조하는 것이다. 다른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창조가 전부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고 한다. 그런 작업 가운데 그는 외로움 뿐만 아니라 `불안'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림들을 벽쪽으로 돌려놓고 붓을 내던져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익이 많이 남는 장사를 걷어치우기도 했다. 피카소에게 영감을 주었던 세잔에 대해 피카소는 `중요한 것은 화가가 하는 일이 아니라, 그가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세잔이 조바심을 내며 노력하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림은 연구와 실험에 불과합니다. 나는 예술작품으로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그림은 연구지요, 나는 끊임없이 탐색하며, 이 모든 연구는 논리적인 연속성이 있습니다”라며 `연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가 하면 “화가의 스튜디오는 실험실이 되어야 합니다. 그곳에서 화가는 원숭이처럼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발명을 합니다. 그림은 정신의 놀이입니다”라며 `발명'이라 하기도 했다. 과학철학 및 과학사를 가르치는 저자는 과학과 예술에서의 시각적 이미지와 창조성의 상관관계에 관심을 갖고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이 두 사람의 인생을 지렛대의 양쪽 끝에 올려놓고 분석·비교하면서 아인슈타인과 피카소는 엄청난 에고, 저항할 수 없는 힘, 매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보통 감정적인 거리를 두는 편이었다. 그들의 창조적 충동은 그들의 삶을 인도하는 힘이었다. 두 사람은 젊었을 때 창조성에 삶을 바치기로 맹세, 그 뜻을 이루었다.  두 사람은 모두 위대한 창조의 교차로에서 엄청난 자신감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엄청난 불안에 시달리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이 전자기 유도의 설명을 놓고 괴로워했던 일은 피카소가 〈아비뇽의 아가씨들〉의 첫 번째 원정기 동안에 앞이 막혔을 때 불안하게 노력하던 상황과 짝을 이루었으며, 이런 긴장의 시기들이 결정적인 깨달음의 촉매가 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인슈타인과 피카소라는 인물을 병치한 점을 많이 볼 수 있다. 저자는 두 사람의 삶과 업적을 비교하면서 공통점들을 찾아내 그 의미들을 깊은 곳까지 추적해 나간다. 천재지만 보통 사람들과 흡사한 면이 더 많았던 두 사람. 그러나 그 시대 당대의 천재성을 인정받고 또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가던 화가나 과학자들이 많이 있었음에도 그들은 어떻게 해서 그들보다 한 걸음을 더 내딛어 그들보다 나은 성취에 이를 수 있었을까? 그들의 천재성은 어떤 조건에서 발현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이런 흥미진진하면서도 까다롭게 느껴지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시도하며, 풀어내고 있다. 양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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