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뒷골목의 성자들 최상진 지음/예영커뮤니케이션 펴냄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북서부에 위치한 흑인 집중 거주 지역에 들어가 선교활동을 하며 하나님의 사랑의 정치를 펼치고 있는 최상진 목사. 그가 그곳에서 흑인들과 함께 한 생활을 한권의 책으로 엮었다. 백악관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백악관의 위용과는 상반된 환경이다. 환한 대낮에도 전쟁을 방불케 하는 총격전이 벌어지고, 마약상의 거래가 이뤄지는 겉으로 보면 그야말로 지옥이 따로 없다. 일명 할렘가로 불리는 이곳은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데 영화에서 우범지대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것 외에도 몇 년 전 흑인들이 한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장에 침입해 총을 난사하고 기물을 파손시키는 등 한인들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에서 정치외교학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던 최 목사는 가난에 찌든 흑인들이 살고있는 곳, 이곳 할렘가 사람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보듬으면서 복음을 전하는 것은 물론 한인과 흑인들간의 적대적 감정을 없애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998년 10월 `평화나눔공동체(APPA=Action for Peace through Prayer and Aid)'를 만들고 노숙자들이 쉬어갈 수 있는 장소로, 주일에는 예배당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에게 처음에는 “중국인도, 한국인도 싫으니 당장 떠나라”며 위협했던 흑인들이 이제는 오히려 최 목사에게 고마움과 형제애를 느낀단다. 대부분의 목사들이 할렘가의 험악한 환경 때문에 흑인들의 검은 피부 속에 숨겨진 따뜻한 마음을 느끼기도 전에 다른 곳으로 가버렸는데 최 목사는 그곳에서 벌써 5년 동안이나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며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최 목사는 `평화나눔공동체'를 흑인들이 자치운영 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물건을 사두는 즉시 없어지기 일쑤. 그러나 그동안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온 이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며, 평화나눔공동체를 신뢰의 공동체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열쇠를 건넸고 1년이 지나자 정착됐다. 국민의 인권과 보장된 사회제도를 국가의 자랑으로 삼는 미국이지만 그러한 면모를 할렘가에서는 조금도 찾을 수 없다. 이런 할렘가를 최 목사는 `병든 자본주의의 모순의 현장'이라고 말한다. 에세이 형식으로 그 곳의 생활상을 그린 글을 통해 흑인들이 겪는 아픔이 그대로 전해온다. 최 목사는 마약거래상에서 회심한 후 공동체 봉사자로 변화된 한 형제가 대낮에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에 연행돼 가는 것을 보면서, 에이즈로 죽어가는 아들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돈을 빌리러 온 어머니를 빈손으로 돌려보내면서, 어려운 발걸음으로 교회에 출석해 눈물을 흘리며 지난 과오를 고백하던 형제가 다음날 마피아의 총에 맞아 죽임을 당했을 때도, 교회의 형제들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마약상에서 손을 뗄 수 없는 현실을 목도할 때도 최 목사는 그들의 크나큰 비애를 느낀다. 할렘가에는 여전히 폭력과 살인이 난무하고, 노숙자가 거리에 즐비하며 많은 흑인들이 마약거래상으로, 창녀로 살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확인하는 것은 이들을 이방인이 아닌 형제로품고 범죄의 현장을 평화의 현장으로 바꾸려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그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리라는 것이다. “인간의 기본 욕구인 먹고 마시는 것만 해결되면 인간 본연의 구수한 정서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최 목사는 “자신이 노숙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보다 더 가진 것 없는 노숙자들을 돌보는 흑인 성자들에게서 나는 오늘도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와 친히 노숙자 되어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의 고귀한 사랑을 배우고 있다”면서 세상으로부터 소외받는 노숙자들 이야말로 인생의 값진 스승이요 신앙의 지도자들이라고 고백하고 있다(www.actionforpeace.net).정찬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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