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

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송광택 목사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렸던 사람들>의 저자 래리 허타도 박사는 초기 기독교 300년을 연구한 후 기독교를 ‘이전에 없었던 책의 종교’라고 평가했다. 그 까닭은 기독교의 초기 저술이 그 양에 있어서 동시대의 타종교의 문헌 분량을 크게 능가하기 때문이다.

초기 기독교는 그들의 집회 중에 특정한 문헌들을 봉독하는 것을 중요시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새롭게 생산된 기독교 문헌 수만 따져도 유별나게 ‘책을 좋아하는’ 종교였다. 수많은 책자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초기 기독교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였다. 기독교 초기 300년 동안 작성된 것으로 언급되는 개별적인 문헌들만 최소 이백 가지나 되었다.

신약성경을 구성하는 익숙한 문헌 외에도 교회에 보내는 공식적 성격의 서한(예를 들면 <클레멘트전서>)도 있고,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가 보낸 7편의 서신이 있고, 또 빌립보 교회에 보낸 폴리갑 서신도 있다. <디다케>와 <사도전승>처럼 교회 질서에 관한 지침서도 있고, <클레멘트후서>를 비롯해 멜리토 등이 저술한 교훈과 권고의 글들도 있다. 또한 <헤르마스의 목자>, <이사아의 승천> 같은 묵시 문학 작품과 <베드로행전>, <요한행전> 같은 이른바 ‘외경’이 있다.

아리스티데스의 글, 유스티누스의 <제1 변증서>와 <제2 변증서>,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서신>, 타티아누스의 <그리스인들을 향한 연설>, 아테나고라스의 <탄원>같은 기독교 변증서들도 있다. 논문집, 교훈집, 주석서 들을 비롯해 오리게네스가 저술한 수많은 책들도 빼놓을 수 없고, <폴리갑의 순교>, <스킬리움의 순교자들>처럼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저작들도 있다.

예로 든 문헌 중에는 이단 교리들을 반박한 책자도 있고 기독교의 기본신앙을 함양하거나 이를 장려하기 위해 기술한 책도 있다. 또한 로마 제국의 권위나 당시의 문화 및 사상적 세계와 맞서려는 의도로 심도 깊은 논증을 펼친 책들도 있다. 이 외에 문학적 동기로 집필한 작품도 다양하다. 사본 전체 혹은 일부만 남아 있는 수많은 문헌들 중에는 후대의 기독교 작가들이 발췌해 인용했거나 언급한 덕분에 그 존재를 알린 문헌들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가이사라의 유세비우스가 언급한 덕분에 콰드라투스가 기독교를 옹호하는 글을 썼다는 사실은 알지만 이 글은 현재 전하지 않는다.

온전하게 전문이 남아 있는 다른 작가들이 인용한 글 속에서 일부가 전해져 오든 간에 이 문헌들을 보면 초기 기독교가 경이적인 수준으로 다양하고 방대한 글을 남겼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초기 기독교인 숫자가 적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도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생산된 문헌의 수나 내용이 더욱 놀랍다.

래리 허타도 박사에 따르면, “로마 시대의 많은 종교 집단 중에 기독교처럼 다양하고 활발하게 많은 양의 문헌을 생산한 집단은 전혀 없다.” 

당시의 여러 종교 운동의 수많은 신전과 비문이 남아 있지만 내부에서 생산한 문서들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초기 기독교에서 생산된 문서들은 엄청나게 많았다. 이는 초기 기독교가 적어도 그 시기의 여느 종교 집단과 크게 성격이 달랐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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