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아 공동체의 기본이 되는 가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초등학생 아이들을 가끔 만나게 되는 곳을 방문하는데, 그 아이들의 환경에서 주목되는 것은 편부모 혹은 조부모와 함께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도 있다.

그곳은 아이들 누구든 와서 편하게 아이스크림이나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배가 고프면 2천원을 내고 무한리필로 제공하고 있다. ‘마루’(어린이 식당)에는 그렇게 학교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곳이다. 대표는 교회공동체의 서번트 리더로서 소명을 받아 일하고, 그 교회 목회자는 필요한 요일에 주방장으로 섬기며 아이들의 편안한 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아이들이 잘 자라날 수 있는 것에 힘을 보태는 자원봉사자, 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아이들을 살피면서 제대로, 더 좋게 하기 위해 어떤 것이 좋은지 활동가회의를 통해 터놓고 고민하고 해결해가는 모습이었다.

교회 공동체를 통해 섬기고 나누는 일이 자칫 시혜를 베푸는 것 같은, 그래서 주고도 비난을 받는 가슴 아픈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곳은 ‘함께’ 그리고 ‘우리 아이들’로 여기며  대하고,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루 식당은 ‘마을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공동체’로 존재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로 지원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시스템을 거부한다. 대신 개인과 단체의 후원은 받는다. 자녀를 위해 모든 책임을 다하는 부모처럼, 조건 없는 사랑과 관심으로 이웃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가를 바라는 것은 나누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매출 수입은 모두 마루의 운영비로 사용한다. 대신 시간과 재능을 조건 없이 자발적으로 나누는 사람들이 책임지고 있다.

교회 안에서, 그리고 교인들끼리 나누고 교제하는 것을 뛰어넘어 모든 것을 지역의 소외되고 어렵고 힘겨워하는 이들과 ‘더불어 함께’ 하려는  ‘마루’의 이런 시도가  확산되길 소원해 본다.

교회는 그 지역의 토대 위에서 존재한다. 그런 만큼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자기 교회를 뛰어넘어 지역의 사람들 속에 깊숙이 스며들어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 해소해나가는 데는 서툴러 보인다.

교회들 중에 미자립교회도 상당하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는 힘들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교회가 있어야 할 존재 이유를 생각한다면, 지역의 필요를 채워나가는 일에 연합해서라도 감당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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