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프란시스는 앗시스 하늘 위에 떠 있는 별이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만을 닮은 인물이다. 사도 시대 이후 기독교가 1천여 년이 넘도록 살아오면서 왜곡되고 변질된 모습이었으나 그 속에서 본 받고자 하는 인물도 없던 때에 프란시스는 하나님의 품에 있는 예수를 모범하여 배우고 닮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다 했다.  그는 큰 믿음의 사람이었다. 프란시스가 한참 기도에 열중일 때 하루는 길을 걷는데 어디선가 문둥이의 방울소리가 들려왔다. 당시에는 문둥이들이 많았다. 또 그들은 길을 가면서 방울을 울리도록 법으로 정해 있었다. 행인들과 갑자기 부딪치면 그들이 당황하게 된다. 특히 나약한 여성들이 험상 궂은 몰골을 한 문둥이와 한적한 곳에서 마주친다고 생각해보라. 기겁을 할 일이다. 바로 이 같은 사태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하여 문둥이들은 방울을 울리며 다녔다.  어느 날 프란시스가 자기의 기도처에서 나오다가 방울소리와 마주쳤다. 주님께 서원을 한 수도자가 문둥이를 무서워 하는 단계에 있었으니 아직은 유치한 수준이었다. 바로 그 점을 매우 부끄러워하던 프란시스, 그러나 그의 생각과는 달리 방울소리가 아직도 무서웠다. 오늘도 그는 방울소리가 무섭고 징그러웠다. 그는 재빠르게 비껴섰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방울소리가 그의 코 앞에서 들려왔다. 깜짝놀라서 반대편으로 몸을 날렸다. 아니 이럴수가? 방울소리는 프란시스가 비껴서는 쪽 그의 몸 바로 앞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문둥병자의 이그러진 모습이 그를 가로 막는 것이다. 아! 프란시스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비명을 지르다가 피한다는 것이 그의 몸과 마주치는 문둥이를 껴안고 말았다. 엉겁결에 선택한 행동이다. 대항할 수 없는 길이면 정면돌파를 해야 한다고 믿었을까. 프란시스는 문둥이를 껴안고도 그 다음 동작이 떠오르지 않아서 더욱 꼭 붙잡았다. 놓치면 더 큰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느꼈다. 한 동안 버티고 있었으나 이상하다. 문둥이가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숨 쉬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제서야 프란시스는 정신을 가다듬고 눈을 떴다. 이게 왠 일인가? 그가 껴안고 있는 것은 문둥이가 아니고 가을 들판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짚단이었다. 프란시스는 그 자리에 주저 않았다. 자기가 지푸라기 모아놓은 짚단(짚 덤불)에 놀라서 진땀을 흐르고 쩔쩔 매다니. 그 자신의 용기 없는 자세가 밉기까지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기의 기도에 위선이 있었음을 발견하면서 문둥이를 품에 안을 수 있는 용기가 무엇인가. 그 순간 프란시스는 자기 삶을 가로 막은 사람이 문둥이가 아니라 예수였다는 생각으로 상상의 날개를 폈다.  아, 주님이셨다. 문둥이를 피하려고 기를 썼던 이전의 나, 예수의 고난에 동참하겠다고 다짐하고 벼르던 작정의 시간들, 금식과 기도 속에서 자신감을 얻었던 그 모든 감정의 위선이요 자기 만족이었음을 깨닫기까지 했다.  이제 깨달았다. 마음을 열었다. 피하지 않을 작정을 했다. 아니다, 이미 나는 문둥이를 피하려고 기를 쓰다가 예수께서 길을 막았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다시 예수께 붙잡힌 것이다. 프란시스는 한참 빛을 보았다. 그 빛 속에 예수가 있었다.  존 위클립(John Wyclif)으로 뛰어 넘자. 위클립은 1324년경 영국의 요크셔(Yorkshire)에서 태어나 옥스퍼드에서 공부하고 1372년에 신학 박사가 되었다. 그는 유명론 철학의 대가인 윌리엄 옥캄(William of Ockham)의 영향을 받기도 했으나 그의 신앙은 확신에 찬 새시대를 지향하고 있었다.  위클립은 16세기 종교개혁시대 인물들보다 2세기를 앞서서 어려운 시대를 용기와 지혜로 헤쳐나온 인물이다. 위클립은 로마교회에 의해서 묻혀 있었던 성경을 다수의 신자들에게 되돌려 준 인물이다.  하나님께서 위클립의 마음을 감동시키사 착잡하고 어두운 시대를 열게 하셨다. 하나님의 말씀을 유능한 사람들만 알고 있으면 되겠느냐, 하층민들도 성경을 읽어야 한다. 성경의 무지에서 신자를 해방시켜야 한다고 그에게 명하셨다.조효근/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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