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동에 위치하고 있는 갈릴리교회(인명진 목사)는 지난 5일부터 주일 3부예배 중 1부예배를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 드리고 있다. 인 목사는 “지금 우리는 톨게이트에 교회를 세운 것”이라며 “모든 성도들이 주일성수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일성수 문제로 고민하는 성도들이 아예 세상밖으로 나가는 것 보다는 그들을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하나님께로 오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23일 26개 은행 등 금융기관과 전국금융산업노조는 7월 1일부터 주 5일 근무제도에 전격 합의했다. 은행권의 주 5일 근무제는 사회 각 분야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제도의 실시로 우리나라는 연간 휴일 수가 92일에서 144일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99년부터 최근까지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2447시간으로 75개 국제노동기구(ILO) 회원국 중에서 일곱 번째로 길었다. 하지만 주 5일제가 시작되면 선진국과 비슷한 연간 노동시간을 갖게된다. 또한 50%가 넘는 직장인들이 급여와 수당이 삭감되더라도 주 5일 근무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렇듯 주 5일 근무제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잡은 듯 하다. 그러나 기독교계는 불교계가 템플스테이(Temple Stay) 등의 방법으로 주 5일 근무제를 대비하는 데 반해 아직 찬반 논쟁만 풍성할 뿐 정작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 일부 교회들은 주 5일 근무에 대해서 아주 단순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많은 성도들이 놀러갈 것이고 그러면 우리교회의 주일예배 참석률이 떨어질 것이다”라는 근시안적인 생각을 가지는 교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구소 소장)는 “현재 목회자들이 날짜와 장소에 대한 폐쇄된 생각을 탈피해야 한다”며 “그렇다고 주일 자체나 예배당 자체의 가치를 무시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에 집착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성경을 통해서 볼 때 모든 날을 귀하게 여기며 주님은 어디서든지 예배를 받으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새로운 사역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근 목사(직장사역연구센터 소장)는 “물론 부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면을 더 보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 5일 근무제 실시 전에는 토요일날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러다 보니 주일예배에 빠지거나 충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금요일날 대부분의 업무가 끝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일날 더 열심히 예수님을 섬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처음 소개한 갈릴리교회의 경우처럼 주일예배를 다른날로 옮기는 교회도 있는 반면 여의도순복음교회(조용기 목사)나 사랑의 교회(옥한흠 목사) 등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수양관이나 기도원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오산리최자실금식기념기도원에 수영장 등 레저시설을 갖춰 내년 7월 완공할 예정으로 올 8월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사랑의 교회 역시 지난 '99년부터 안성에 위치한 수양관을 이용, 주말교회를 선보여 성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직장사역연구소의 방선기 목사는 이런 방법에 대해서 `대찬성'이라고 말한다. “주일날 기도원이나 수양관이 텅텅 빈 것을 보고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며 “이런 수양관 등의 시설을 이용한다면 따로 전원교회를 만들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대형교회들의 이런 방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제일 큰 문제는 상업성으로 흐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 A모씨는 “자칫 잘못하면 이런 운영방식이 상업성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그는 “결국 그런 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돈이 어느 정도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럴 경우 서민층은 그런곳에 와서까지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런 부담을 안고서라도 수양관 시설을 이용해 주일성수를 하는 것은 잘된 일”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가 자매결연을 맺어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 모 목사는 “도시에 있는 교회들과 농어촌에 있는 교회들이 교파에 상관없이 자매결연을 맺는 것도 주 5일 근무제를 이용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 5일 근무제를 성경에 나와있는 `엿새를 일하고 하루를 안식해라'라는 구절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 반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된다 하더라도 한국교회가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호근 목사는 “제도 실시 초창기에는 우리가 우려하는 일들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들은 노는 것 보다도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거나 영성의 질을 높이는데 힘을 쓸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 몫은 교회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선기 목사 역시 “처음에는 그런 결과가 나오겠지만 시간이 가면서 그 정도는 많이 줄어 들 것이다. 주일마다 놀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그 대신 긍정적인 면은 주말이 하루가 더 있기 때문에 영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오히려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주 5일 근무제가 되면서 주말에 일하는 직업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라며 “이전에도 레저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주일을 지킬 수 없는 것이 문제였는데 이제는 그것이 좀더 확대되고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 목사는 크리스찬 레저기업의 육성을 제의했다. 방 목사는 “그동안 레저산업은 크리스찬의 경건한 이미지와는 맞지 않게 느껴졌다. 게다가 주일영업의 문제까지 있어서 사실상 크리스찬 손 밖에 있었으며 혹 크리스찬이 그런 사업을 경영하더라도 세속기업인의 경영과 별로 다를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죄악이 스며들 가능성이 많은 영역일수록 오히려 크리스찬이 나서서 건전하게 경영하는데 앞장 서야 한다. 물론 이런 시도가 결코 쉽지만은 않다”며 “이런 문제들을 기업인 개인에게만 맡겨 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가 교회적으로 연구해서 바람직한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나중에 나타나는 결과만 가지고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결코 교회 지도자들의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주 5일 근무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위기라고 보는 시각도 있겠지만 기회라고 보는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준비하고 기도하는' 교회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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