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한복음 13:1∼11

 지금은 사순절(四旬節) 기간이다. 사순절이란 예수님의 고난 전의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을 말한다. 사순절 유래를 살펴보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기독교 초기부터 이 사순절을 지켜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사순절은 3세기 초까지만 해도 기한을 정하지 않고 지켜오다가, 3세기 초를 지난 니케아 공의회 이후부터는 40일간으로 날짜를 지정하여 지키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 이 40일이라는 기간의 유래는 모세가 시내산 위에서 지낸 40일과, 엘리야의 40일 금식여행, 그리고 니느웨 백성들의 40일 금식에 관한 구절들에서 유래되었다.
그런데 이 사순절 행사에 대해서 동방교회와 서방 기독교 사이에는 약간 그 입장이 달랐음을 알 수 있다. 동방교회는 이 사순절을 A.D 600년경부터 부활절 7주간으로 지켰는데, 이중 토요일과 주일을 제외하고는 36일을 지켰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있어서 주일은 금식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서방교회는 그레고리우스 교황 때부터 이 사순절은 부활축제 이전 40일을 지키게 되어 제7주 전의 수요일부터 계산하게 되었는데 이 수요일을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또는 성회일(聖灰日)라고 한다.
초기의 기독교는 이 사순절 기간을 매우 엄격하게 지켜왔는데, 예를 들어 식사의 경우 하루에 한 끼 저녁만 먹되 채소와 생선과 달걀만 허용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밀라노에서는 이 사순절 기간에 36일을 단식하는 일이 있었으며, 9∼14세기에 이르는 동안에는 교구의 모든 성직자는 칠순절부터 단식을 하게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이 단식은 종식되거나 완화되었고, 단식보다는 오히려 구제와 경건훈련으로 의미 있게 지키도록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사순절을 과연 어떻게 보낼 것인가?
1. 이 사순절 기간에는 과연 어떤 말씀이 선포되고 읽어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초기 기독교는 사순절에 선포되는 메시지의 종류를 다음과 같이 구별, 선택하였다. 2년을 주기로 다음과 같이 선포할 말씀을 결정하였는데, 그 예를 들자면,
첫째 주일-① 마 4:1∼17 ② 눅 4:1∼13, 둘째 주일-① 눅 11:14∼26 ② 마 12:22∼32
셋째 주일-① 마 16:3∼28 ② 눅 9:18∼27, 넷째 주일-① 마 17:1∼13, ② 눅 9:28∼36
다섯째 주일-① 요 12:20∼32 ② 막 10:32∼45, 여섯째 주일-① 슥 9:9∼12, ② 고전 1:18∼25
일곱째 주일-① 출 16:1∼3 ② 고전 15:53∼58, 요 6:35∼40
이것은 그리스도의 고난 전에 우리가 먼저 묵상하고 말씀으로 무장해야 할 이유가 있음을 말해준다.
2. 이 사순절 기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회개의 기도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 사순절이 시작되는 수요일, 즉 첫 날을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聖灰日)이라고 하였다. 즉, 이 날은 우리가 자신의 죄를 자각하고 회개하는 날이었다. 무슨 죄를 회개할 수 있을까?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도 충성하지 않은 불충의 죄를 회개해야 할 것이다. 신앙생활을 게을리 하고, 주신 사명의 달란트를 땅 속에 묻은 죄도 회개해야 한다. 자신의 허물을 생각지 못하고 원망과 시기와 질투와 쟁투를 일삼았던 부끄러운 죄를 회개해야 한다. 세속인들과 구별되지 아니하고, 세상과 어울려 살았던 부끄러운 죄를 회개해야 할 것이다, 허위와 가식으로 주님을 기만하고 양심을 속인 죄를 회개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 드릴 십일조와 각종 봉헌금을 잘 알면서도, 없어서가 아니라 있음에도 드리지 아니하고 사사로이 사용한 부끄러운 허물도 회개해야 한다. 부모나 형제에게 도리를 행하지 못한 부끄러움도 회개해야 한다. 이웃과 싸우거나 분쟁한 일도 회개해야하며, 빛 되거나 소금되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 허물도 회개해야 한다. 자식들에게 본이 되지 못한 것도 회개해야 하며, 부모에게 효와 사랑을 다하지 못한 부끄러운 허물도 회개해야 한다.
따라서 금번 사순절 기간 중의 고난주간은 지은 죄를 회개하며, 서로의 발을 씻기는 세족식을 전 교회적으로 실시하면 좋으리라.
3. 고난 전의 그리스도의 행적과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며 그 분의 삶의 길을 따라가는 생활을 답습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공생애 행적 중 첫 번째는 세상에 천국복음을 전파하는 일이었다. 우리도 이 사순절 기간에는 나가서 복음을 전파해 보자. 두 번째는, 제자들을 부르시고 시청각적으로 양육하는 일이었다. 따라서 단기간의 사순절 기간이지만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 좋으리라.
세 번째는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되고 억눌린 자들을 찾아가셔서 그들을 위로하고, 문제를 해결해 주며 사랑을 베푸셨다. 특별히 고난주간에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 고난을 당하신 것처럼, 우리도 고난을 겪는 심정으로 금번 사순절 기간 중의 고난 주간 만큼은 하루에 한 끼씩 금식하여 그 모아진 것(헌금이나 쌀)으로 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했으면 한다.
아무쪼록 뜻 깊은 사순절 기간이 되어 에클레시아로서의 교회가 새롭게 거듭나고 은혜로운 축복의 기간이 되기를 바란다.
김규현 목사(반석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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