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편 91:1∼16

 시편 시인은 지존자의 그늘을 가리켜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시 91:3)라고 고백합니다. 우리가 피할 곳은 지존자의 그늘입니다.
 오늘의 시편 91장 전반부에서 시인은 지존자의 그늘 아래 거하는 자가 지혜로운 자이며, 그에게 하나님은 여러 가지 복을 주신다고 노래합니다.
 어떻게 해야 음지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지존자의 그늘 아래 머물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사탄의 그늘 아래 신음하지 않고 지존자의 그늘 아래 영생을 향유할 수 있을까요?
 먼저 시인은 시편 91장의 후반부에서 지존자의 그늘 아래 머문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크게 세 가지인데요, 14절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나님의 이름을 알라, 그리고 15절 하나님께 간구하라! 세 가지 명령을 하나씩 풀어가며 우리의 과제를 확인합니다.
 첫째,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말은 히브리어로 `찰싹 달라붙다!'는 뜻입니다. 갓난아이가 엄마 품에 안길 때, 찰싹 달라붙어 절대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품에 파고들어 그 품에 찰싹 달라붙으라는 거죠. 여기서 기억하실 것은 두 팔 벌려 상대를 안아준다는 것은 나의 모든 것을, 목숨까지도 당신에게 드린다는 뜻입니다. 칼을 들고 싸우던 시절 두 팔 벌려 당신을 영접한다는 것은 나의 심장을 무방비 상태로 노출하는 것이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그런 심정으로 하나님은 두 팔 벌려 우리를 안아주시는데,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는 성도들이 엉덩이 뒤로 쭉 빼고, 한 다리는 세상에 걸친 채 세속적인 탐욕으로 가득한 마음으로 안겨 있다면, 그는 결코 지존자의 그늘 아래 살 수 없다는 거죠. 하나님의 사랑에 합당치 않다는 겁니다.
 둘째, 하나님을 안다는 말은 히브리어 용법으로 상대에 대하여 체험을 통해 아는 것을 뜻합니다. 부부가 오래 함께 살면서 온갖 체험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듯, 하나님과 동행하며 구체적인 체험을 통해 그 분을 알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알기 위해선 무엇보다 하나님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과 동행해야 합니다. 그 때 지존자의 그늘 아래 머물 수 있다는 겁니다.
 셋째, 하나님께 간구한다는 말은 정성을 다해 기도한다는 뜻입니다. 간구(懇求)는 정성 `간'자에 구할 `구'자를 쓰지요. 간구하기 위해선 정성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 간구하는 일은 억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하나님을 체험적으로 알게 된 자만이 하나님께 정성으로 기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간구하는 자를 지존자의 그늘 아래 거하게 해 주신다는 겁니다.
 여기까지 안내한 시인은 마지막으로 지존자의 그늘 아래 거하는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약속을 소개합니다. 시인이 지존자의 그늘 아래서 살자고 제안하는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한데요, `내가 저를 건지리라' `내가 저를 높이리라' `내가 응답하리라' `내가 저와 함께 하리라' `내가 저를 영화롭게 하리라', `내가 저를 장수케 하리라' `내가 저를 구원하리라' 등 입니다.
 이제 문제는 믿음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 그대로 순종하면 됩니다. 그러나 믿음 없는 자들은 자기가 자기를 구할 수 있다고 덤빕니다. 자기가 자기를 높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믿음 없어 불경한 자들은 자기가 자기에게 응답할 수 있다고 우깁니다. 자기가 자기를 영화롭게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생명의 주관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자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장수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모두 하나님을 모르는 무지의 소치입니다.
 아니오, 지존하신 하나님만이 가능하신 일입니다. 때문에 시인이 안타깝게 호소하는 말, 어서 지존자의 그늘 아래 거하라는 겁니다.
 하나님 보다 세상을 더 사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나님 보다 세상을 더 잘 안다고 우기는 것은 불경한 일입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시한부 인생으로 살면서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는 것은 미련한 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이렇게 말씀하셨죠.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 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요 16:24). 구하지 않아 받지 못했다는 말씀이죠. 기도하지 않아 기쁨이 없다는 거죠.
 기도의 유익과 재미를 모르는 원인은 단 한 가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하나님 보다 더 사랑하는 무엇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기쁨과 감사로만 충만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우리는, 지존자의 그늘 아래 거하라는 말씀을 받았습니다. 그러기 위해, 첫째 하나님을 사랑하고, 둘째 하나님을 체험적으로 알 것이며, 셋째 하나님께 간구하라는 말씀, 마음에 새겼습니다. 이렇게 지존자의 그늘 아래 거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또한 엄청난 복을 주신다는 약속의 말씀도 받았습니다.
 참 좋은 계절, 가을입니다. 이 가을, 겨울이 오기 전에 하나님을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하나님을 체험적으로 만나시기 바랍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하나님께 간구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기도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자기 체험을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된 자, 기도하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습니다. 그가 무늬만 성도인지, 진짜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성도인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시금석은 기도와 간구입니다. 지존자의 그늘 아래 거하는 자, 한 마디로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이제 한 가지 과제만 남았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알며, 하나님께 간구하는 자, 지존자의 그늘 아래 거하는 자에게 주시는 특별한 소명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간단합니다. `이제 너도 가서 그늘이 되라!' 입니다.
 지존자의 그늘 아래 복과 은혜를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더 큰 그늘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나를 믿음 안에서 큰 나무로 세우시는 하나님의 뜻과 섭리는 길가는 나그네들에게 그늘을 제공하라는 명령입니다. 특히 그늘 한 점 없어 쉴 곳 없는 가난한 백성들에게 생명의 그늘을 제공하라는 하나님의 특명입니다.
 우리 크리스찬들이 믿음의 거목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장 빈 목사(동광교회 담임)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