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립, 건강악화 중에 성경번역 완성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위클립은 지금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성경을 번역하는 일이다. 자기의 이론으로 교황권과 맞서는 무모한 수고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으며 또 항구적인 승리의 지름길은 성경을 영어로 읽을 수 있게 하는 일이었다. 마침 교황권이 약세로 돌아서는 시기가 도래하여 그의 의욕을 더욱 부추겼다. 그는 루터워드 그의 교구에 칩거하면서 성경을 번역하고 또 가난한 자들 곁에서 그들을 도우며 활동하였다. 그는 진리를 증거하는 일을 위하여 선교단을 조직하였다. 단순하고 경건한 전도자들이었다. 그들은 위클립의 지도를 받아 도시나 농촌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서 설교를 하였다. 위클립은 옥스포드 대학의 교수로서 강단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기도 하였다. 그는 학생들에게 그의 열성과 넉넉한 실력을 동원하여 복음을 가르쳤고 학생들은 그에게 `복음박사'라는 별칭을 바쳤다. 그러는 가운데도 그의 성경번역은 쉼이 없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의 몸이 쇠약의 기미를 보였다. 60세도 되기 전에 그는 기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는 병이 들었다. 이 소식이 위클립을 눈엣가시로 생각하고 있던 탁발승단에게 전해졌다. 그들은 하나님이 위클립에게 저주를 내리신 것이라고 환호했다. 위클립 대적자들이 그의 병상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말했다. `위클립이여, 그대의 죽음이 임박했으니 과거의 모든 죄과를 뉘우치고 우리에게 손해를 주기 위하여 말한 모든 이론을 취소하고 발행한 책자를 파기하라.' 위클립은 그들 탁발수도단들의 요구를 조용히 듣고 있다가 시중드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침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는 온 힘을 모아 큰소리로 말했다. `나는 죽지 않고 살아날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한 번 너의 탁발승단의 죄와 악행을 널리 천하게 고발할 것이다.' 뜻밖의 질책에 저들은 기겁을 하였다. 부끄러움을 느끼며 그 자리에서 허둥지둥 사라졌다. 위클립은 그의 선언처럼 몸이 회복되었다. 그는 다시 한 번 로마교회를 향하여 외쳤다.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려 했다. 그들 자유하는 인생들에게 교황권의 억압에서 벗어나 인간의 기본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계몽하였다. 하나님의 선물인 성경을 모든 신자들의 손에 들려주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여 주셨다고 확신하였다. 그는 성경 번역과정에서 몸의 불편함과 함께 여러 장애를 이겨내야 했다. 건강이 가장 문제였다. 한 번 쓰러진 이후 그의 몸을 착실히 관리를 해야 했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드디어 위클립은 해냈다. 최초의 영어 성경을 완성하였다. 이제 하나님의 말씀은 영어를 말하는 이들 모두에게 공개되었다. 자기 백성들에게 모국어(영어)로된 성경을 주었으니 위클립의 공적중 큰 것 중 하나였다. 아니다. 가장 큰 공적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전쟁터에 나선 병사들에게 우수한 병기를 준 것 이상의 선물이었다.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성경이야말로 최상 최고의 가치요 힘이 되는 것이니까. 그러나 감격의 사건이 길지 않았다. 당시의 인쇄술은 위클립이 번역한 성경을 많이 찍어 낼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영어 성경을 가지고 싶은 열망이 너무나 간절하여 성경을 복사하는 일에 몰두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노력한다 해도 필요한 양을 보급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돈이 많은 이들은 큰 돈을 내놓고 사려들었으나 대다수가 성경 각권별 이른바 `쪽 복음'을 나누어 가지는 방식을 택하기로 하였다. 위클립의 성경은 교황에게 맹목적 충성을 하던 사람들의 마음에 진리의 빛으로 나타났다. 무지가 무엇인가를 깨달았다. 위클립의 생각은 적중했다. 성경이 신자들의 신앙 기준이어야 한다는 그의 확신은 현실로 나타났다. 교황의 요구가 성경의 뒷받침을 받을 수 없다면 기꺼이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위클립의 성경, 위클립의 저서들을 함께 만나는 사람들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위클립 자신도 그가 교회와 신자들에게 한 일에 대하여 큰 자부심을 가졌다.조효근/본지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