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표 / 한신교회 담임목사(본문:고후 5장 17절) 하나님의 은혜로 새해를 맞았다. 연약하고 부족하며 흠이 많은 한국교회와 이 민족을 긍휼히 여기셔서 새로운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마음을 새롭게 하여 이 민족사회의 변화와 개혁과 성장을 위해 더욱 기도하고 노력하여야 한다. 지난 한 해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와 문제들이 많이 드러났다. 이와 아울러 그것을 바로잡아야 할 한국교회가 도덕적으로 해이하여 있음도 알게 되었고, 빛과 소금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 영적 대각성이 필요함을 절감하였다.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스스로의 구태와 단호히 결별하고,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더욱 강하게 연합하여, 이 민족사회를 생명과 평화와 소망으로 살려내는 신앙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첫째, 그리스도인들로부터 양심 회복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지난 연말부터 우리는 수 백 억의 불법적 정치자금이 트럭에 실려 거래되는 검은 그림자의 실체를 보고 있다. 한국사회는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깊은 뿌리를 잘라내고 건강하고 새로운 줄기 가지를 뻗어야 한다. 특히 올해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다. 이는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듯이 이 민족사회의 창조적 에너지를 새 틀에 담아 발돋움할 민족 웅비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우리 민족이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입으려면 먼저 그리스도인들로부터 회개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불법과 불의를 행하거나 남에게 피해와 손실을 주고서도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양심 상실의 시대를 종식시킬 책임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애굽과의 결별이 중요했던 것처럼, 이 민족이 부정과 불의로부터 단호히 떠날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회개하고 양심을 회복해야 한다.  둘째, 한국 민족이 복음과 새롭게 만나게 해야 한다. 지난 20세기 후반, 한국사회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크신 축복을 받았다. 이 민족이 복음 듣기를 기뻐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한 결과였다. 복음의 정신으로 민족을 위해서 기도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적지 않았고, 복음의 정신을 사회 각계 각층에 실현하기 위해 누룩처럼 섬기던 그리스도인들이 많았다. 오늘날 경제적 불황과 사회적 부조리의 문제도 그 근원은 이 민족이 복음을 외면하고,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원리로부터 떠난데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도 바울이 일찍이 설파한 대로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악한 영들에 대한 것이다(엡 6:10). 2004년에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으로 무장하고, 한국민족이 다시 한 번 복음을 사랑하는 겨레로 거듭나도록 이끌어야 한다. 영적 재무장을 갖추고 민족복음화를 위하여 기도하며 나설 때 하나님께서는 이 민족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영역에서 새로운 은혜를 부어주실 것이다. 셋째, 온 나라에 소망을 주어야 한다. 지금 좌절과 절망이 사회 각계 각층으로 퍼져가고 있다. 지난 해까지 계속해서 치솟던 자살률은 우리 사회를 경악하게 했다. 성인들은 신용불량과 사업의 실패, 조기 퇴직 등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너무도 쉽게 인생을 포기했다. 청소년들은 청소년들대로 과도한 입시 경쟁과 그릇된 제도교육에 짓눌려 삶의 의욕을 잃었다. 성경은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인하여 엎드러지느니라"(잠 24:16)고 하여 칠전팔기(七顚八起)를 명한다.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 없는 환경과 조건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은혜로는 능히 감당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실의와 비탄에 빠진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새롭게 하고 삶의 용기와 미래에 대한 소망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더 이상 실의에 빠져 인생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가지 않도록 한국교회 모든 강단에서 소망의 말씀을 선포해야 한다. 교회의 강단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르는 곳곳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 사랑의 그리스도, 능력의 성령님에 대하여 듣게 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해야 한다. 하나님은 부름 받은 백성들에게 그 일을 명하시고, 감당할 수 있는 능력도 부어주신다. 민족을 살리는 교회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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