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새벽 0시 10분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후보단일화가 극적으로 이루어졌다. 예상을 뒤엎은 노무현 후보로의 단일화는 정몽준 후보의 즉각적인 승복으로 정치사에 길이 남을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됐다. 노 후보와 정 후보의 단일화가 성공함에 따라 이번 대선은 1971년 대선 이후 31년만의 양강구도로 치루어지게 됐다. 양강구도로 치뤄지는 이번 대선은 그동안 우리사회의 병폐로 꼽히던 지역구도를 깨고 정책·이념 중심으로 치뤄질 수 있다는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기반이 지역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감정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28일 최근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역의 노 후보 지지율이 압도적인 점을 들어 “부산의 자존심을 세우자”라는 발언을 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의 정책이나 이미지는 그들이 살아온 만큼이나 대척점에 있다. 법관의 아들로 태어나 경기고, 서울대를 졸업, 대쪽의 이미지로 국무총리까지 줄곧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이회창 후보, 또한 정계 입문 2년만에 제 1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 대선 패배의 아픔을 딛고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을 이끌어 온 강력한 카리스마 등 이회창 후보는 기득권 세력의 대변자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이 자리까지 왔다. 이회창 후보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출마의 변'에서 “지난 5년 동안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큰 고통과 좌절을 경험했습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 한결 같은 국민들의 목소리”라며 “제가 일생을 통해 소망해온 법과 원칙이 살아 숨쉬는 `반듯한 나라', 국민 개개인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받는 `편안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무현 후보는 상고를 졸업, 고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변호사 등의 자리를 거치며 정치인으로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올 4월에 국민경선을 통한 노풍을 일으키며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 후 지지율 하락이라는 이유로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압력을 받고 결국 모든 요구를 수용, 단일화 후보로 우뚝서게 됐다. 노무현 후보 역시 지난 27일 후보 등록 후 홈페이지에 올린 `대선 출사표'에서 “이번 대선은 참으로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구시대의 낡은 정치가 계속되느냐, 새시대의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느냐의 분수령이 이번 선거입니다. 과거로 돌아가느냐 미래로 전진하느냐가 이번 선거로 결정”된다며 “국민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정치, 상식과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보통 국민이 우대받는 사회, 건전한 대기업과 유망한 중소기업이 함께 견실한 성장을 이끌어가는 경제, 남북 화해협력으로 평화와 공동번영을 이룩하는 새로운 동북아시대, 모든 지역 여러 계층이 서로 화합하고 단결하는 국민통합의 시대를 반드시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후보와 노 후보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대결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거리다. 이회창 후보는 지난 후원회의 밤 당시 당초 예상보다 훨씬 뛰어넘은 약 100억원이 넘는 후원금이 걷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노무현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해 뽑힌 후보답게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후원금 모금이 강점이다. 노 후보는 11월 29일 18시 현재 모두 90,988건 4,287,518,739원이 걷혀 액수로는 이 후보에게 상대가 되지 않지만 알짜라는 평가다.  이 밖에도 오프라인에서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조·중·동으로 표현되는 조선, 중앙, 동아의 신문과 온라인에서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네티즌들의 대결 역시 관심거리다.  이 후보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고 있는 병풍 역시 위의 세 신문이 `본질 흐리기'식의 여론 형성으로 인해 검찰의 수사가 흐지부지 끝난 것도 아직 이들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하지만 노 후보 역시 지난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이 후 네티즌들이 뽑은 대통령 항목에서 줄곧 1위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도 이번 선거의 관점 포인트다. 두 후보의 부인 역시 관심의 대상이다. 이회창 후보의 부인 한인옥 여사는 아들 정연씨의 병풍 사건 연루, 기양건설 비자금 사건 연루 설, `하늘이 두쪽 나도 집권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노무현 후보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빨치산인 아버지의 딸로 태어나 지난 국민경선 당시 상대편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으나 노 후보가 당시 “그럼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라는 말이냐”라는 발언으로 `노풍연가'를 앞세워 정면 돌파하는 등 한 여사와는 달리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차이점 못지 않게 이번 선거는 세대간의 대결도 흥미 있게 진행될 볼거리다. 현재 60대로 임기 중 70대를 맞이할 이회창 후보와 50대의 노무현 후보와의 대결은 꼭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더라도 우리 선거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구도를 깨뜨릴 하나의 방편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보더라도 2·30대는 노 후보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50대 이상에서는 이 후보가 부동의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노 후보는 자신의 젊음과 패기를 무기로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으며 이 후보는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 본 봐와 같이 이번 대선은 두 후보의 정책적인 차이로 인해 유권자들의 주목도 또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가 지난 달 조사한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 유권자의 88.9%가 꼭 투표하겠다는 대답을 한 것이 그 예이다.  이번 대선은 21세기의 첫 대통령을 뽑는다는 의미외에도 남·북 화해시대를 열어나가야 할 대통령을 뽑는다는 의미도 강하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정진우 총무 목사는 “이번 대선은 21세기 첫 번째 대선으로 화해와 평화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3김시대 종언, 1인 보스주의 정치 청산 등 정책과 이념의 정치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정치 개혁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양강구도 외에도 또 있다. 바로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의 표가 얼마나 나올 것인가가 그것이다.  지난 단일화 이후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후보로의 단일화였다면 권 후보는 6%까지 지지율이 올라갔지만 노 후보로의 단일화가 되자 3%까지 밖에 안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졌다. 노풍이 재점화된다면 진보적 성향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갈등을 겪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사회가 이미 정책 이념적으로 다원화된 상황에서 권영길 후보가 과연 3세력을 차지할 수 있을지 여부 또한 관심거리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으로 인해 지역감정과 보스중심주의 등의 정치가 많이 옅어져 우리 정치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것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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