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많은 언론에서 대선결과에 대한 분석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여러 가지 결과가 나왔지만 공통된 분석 중 하나는 인터넷에 관한 것이었다. 한 인터넷신문은 “이번 대통령선거로 인해 우리사회의 주류는 교체되었다”고 선언할 정도로 인터넷의 성장은 우리사회를 바꾸는 데 일조를 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을 정도로 위치가 격상됐다. `인터넷'은 inter와 network의 합성어로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된 `알파넷(ARPANET)'에서부터 시작된 세계최대 규모의 컴퓨터 통신망으로 우리나라는 지난 1994년 6월 한국통신에서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후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은 초고속 성장을 이루어 현재는 그 어느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인터넷 환경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구는 지난 98년 6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지난 해 11월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가 1천만명을 넘어서 초고속 인터넷 세계1위 국가의 면모를 과시했다. 인터넷은 현재 전국 200여 모든 읍 지역과 1200여 면지역의 98%가 보급돼 있으며, 지역별로는 서울이 248만명, 경기 196만명, 부산 75만명 등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전체 1430만 가구의 70%에 해당하고, 보급률도 캐나다의 약 2배, 미국의 4배, 일본의 8배 등으로 해외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인구만 2천 500만명(2002년 11월 현재)을 넘어서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가 이미 인터넷 정보 강국이 됐음을 의미한다. 인터넷은 이런 외적인 성장외에도 질적인 면에서도 많은 성장을 이루게 했다. 그 동안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이던 커뮤니케이션이 인터넷의 활성화로 인해 쌍방향으로 가능하게 됐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이제 전화와 편지로 소식을 주고받던 때에서 벗어나 e메일과 메신저로 서로 의사를 소통하게 됐다.  효순이와 미선이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도 인터넷 언론과 네티즌들의 힘이었으며 시민들이 광화문에 자발적으로 촛불을 들고 모일 수 있었던 것도 인터넷에 있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이용한 네티즌의 제안이 모체가 됐다. 지난 월드컵 당시 광화문을 뜨겁게 달구었던 붉은악마들의 응원 역시 인터넷의 숨은 힘이 있었다. 또한 지난 12월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네티즌의 힘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렇게 인터넷환경이 좋아지고 네티즌들이 성숙해가면서 인터넷상에서의 의사소통이 활발해짐으로 해서 우리는 더 많은 생각의 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나와 남이 다르다는 것이 틀리다는 것이 아닌 것처럼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할 수 있게 됐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 또한 알게됐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반면에 인터넷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원로 언론인 정경희 씨는 한 인터넷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를 거둔 것은 인터넷언론의 영향도 컸다”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선거가 끝난 지금 너무 예찬만 늘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씨는 “뉴미디어의 역할뿐 아니라 역동적인 시민의 힘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라고 충고를 잊지 않았다. 사회를 바꿀수 있는 건 인터넷의 힘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고 결국엔 우리 시민의 몫이라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의 최대단점으로 익명성을 들고 있다. 지금도 많은 안티사이트들이 등장해 익명을 전제로 한 공격은 가히 심각할 정도다. 이들은 주로 자기가 싫어하는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안티사이트를 만들어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한다. 또한 각 사이트 게시판에는 익명을 무기로 유언비어를 날조해 퍼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게시판이나 일부 비정상적인 안티사이트들 때문에 다른 정상적인 사이트들까지 덩달아 인터넷의 폐해로 지적받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한 시민은 자신이 가입하지도 않은 사이트에 자신의 이름으로 남을 비방하는 글이 올라 한동안 곤혹을 치루기도 했고 또한 자신의 정보가 누출돼 성인사이트에 가입이 되어있는 경우는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상에서 돌아다니는 유해정보는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메일에 8∼90%를 차지하는 스팸메일은 대부분이 성인사이트를 광고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청소년들에 대한 노출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어기준 소장(컴퓨터생활연구소)는 자신의 저서 `컴퓨터와 야한 아이들 그리고 순진한 부모'에서 “음란물은 성인들의 문화”라며 “일부 국가에서는 표현의 자유 성인들의 즐길 권리 존중이라는 이름으로 이익이 많이 나는 사업분야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현실에서 음란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일이 지구촌 부모들의 공통된 숙제”가 되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우리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주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얼굴을 보지 않고서도 상호간의 토론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인터넷 서비스 초기에는 익명성을 무기로 한 상호비방이나 인신공격 등이 난무했지만 이제는 그런 폐해들이 네티즌 스스로의 자정 노력으로 많이 수그러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렇게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는 토론들은 더 이상 여론의 조성이 일부 사람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모두가 오피니언 리더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 단적인 예로 효순이와 미선이의 촛불시위를 제안한 네티즌 역시 학원강사를 하는 소시민일뿐이었다. 또한 촛불시위가 처음 시작할때에 순수한 마음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일자 현재 인터넷상에서는 그 방법과 방향성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혹자들은 목소리를 다르게 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고 한 쪽에서는 다양한 의견의 표출이라고 맞선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논의 자체가 이미 우리사회가 그만큼 다양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터넷은 이제 우리사회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생활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많은 시행착오가 거치고 올바른 인터넷 문화를 형성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일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올바른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내고 또 거기에 동참할 수 있다면 인터넷은 우리에게 또 다른 광장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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