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1절 민족공동 통일행사에 참가할 북한 대표단이 서해 직항로를 통해 3월 1일 입국한다. 2003년 남북민간공동행사 추진본부 남측준비위원회는 북측 대표단 100명을 포함 1천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파구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3·1절 행사를 개최한다. 북 대표단은 류미영 천도교 청우당 중앙위원장을 비롯 봉수교회와 장충성당 성가대 등 종교인 60명으로 구성됐고 나머지 40명은 북측 민화협을 비롯한 각 부문대표 등이 방문한다. 이에 남북 종교인들은 주일인 2일 각 종단별로 종교행사에 참석, 개신교는 소망교회(곽선희 목사)에서, 천주교는 명동성당에서, 천도교는 천도교 대교당, 불교는 조계사에서 공동 종교의식을 치룬다.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북측이 남측 각 종단의 종교행사에 참관하는 것은 매우 역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측 대표단은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특별기획전 고구려!'도 관람하며 관련학자들이 함께 서울로 와 이번 행사가 남북문화교류 확산에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2003년 3·1절 민족공동 통일행사' 실무자 김태성(원불교 교무)씨는 “이번 남북 방문 행사는 한국인들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종교인들이 모여 치뤄지는 뜻 깊은 행사”라며 “남·북 간의 화합과 평화를 위해 종파를 넘어 한 목소리로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 관계는 당사자들간의 절대적 신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종교의 이념을 초월해 남북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우리 종교인들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종교인들이 남한을 방문하는 날 서울시청 앞에서는 `반핵(反核)반김(反金)' 자유통일 3·1절 국민대회가 약 100만명(주최측 주장)이 참석하는 기도회 및 집회가 열린다. 주최측은 홈페이지에 광고를 통해 `민족의 거악(巨惡) 김정일 정권의 핵무장과 거짓 민족주의를 내건 김정일 추종세력의 반미(反美)선동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피와 눈물로 만들어 낸 조국의 자유가 벼랑끝으로 몰려있다”며 “독립만세를 외쳤던 3월 1일 서울시청 앞으로 모이자”고 말했다. 행사의 한 관계자는 “애국은 숨어서 할 일이 아니라 모여서 외칠 때 힘이 생긴다”며 “84년 전 기미년 3·1 운동은 일제로부터 자주 독립하려는 거족적 봉기였다. 이번 계미년 3·1 국민대회는 남북한 7천만 민족이 총궐기하여 세계 앞에서 민족반역자 김정일의 핵무장, 전쟁책동, 대남공작을 저지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여 자유통일을 달성할 것을 다짐하는 모임이다”라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종교계의 한 관계자는 “생각의 다양성과 차이는 인정한다”면서도 “남북당사자와 주변국들이 슬기롭게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남북한 당사자들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3시에는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한기총의 주최로 3·1절 84주년을 기념하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구국 금식기도회'가 열린다. 지난 1월 12일과 19일의 시청앞에서 대규모 기도회를 열어 교계 안팎의 비난을 받았던 한기총측은 이번에는 그런 비난을 의식한 듯 “1, 2차 평화기도회와는 차별된 `구국 금식기도회'이며 `3차 평화기도회'가 아니다”라며 “구국 금식기도회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점심 한끼를 금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기총의 이런 집회의 성격을 띤 기도회에 대해 진보적 교계인사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의 박득훈 목사는 “말로는 시청 앞 기도회와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한기총의 공식적인 공지사항을 봐도 북핵문제, 북한의 인권개선, 주한미군 철수반대 등의 뜻을 모으겠다고 돼 있다. 지난 시청앞 기도회와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어 “오히려 더 교묘해진 방법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한기총의 `구국 금식기도회'는 2월 28일로 예정되어 있다가 3월 1일로 날짜를 변경했다. 주최측은 `준비상의 이유'를 들어 연기했다고 밝혔지만 3·1절 자유통일 행사에 이어 바로 열린다는 점과 자유통일 행사에 참여하는 교계목사들의 상당수가 이 기도회에도 참석해 연관성은 부인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득훈 목사는 “자유통일 국민대회 측에서 한기총에 참석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한기총은 참석안한다는 말은 없이 자신들은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기도회를 개최한다고 답장을 보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또한 “문제는 자유통일 국민대회 기자회견 당시 최해일 목사, 신현균 목사 등 한기총과 관련된 인물들이 있었다”며 “김홍도 목사, 조용기 목사 등 지난 시청 앞 기도회의 주역들이 얼마나 참석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03년은 3·1절 84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 당시 우리 선조들은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고자 온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대한민국 독립 만세'를 외쳤다. 여기에는 기독교인들도 참여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것도 평범한 민중들이 독립을 외치며 대한민국의 자주를 되찾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기독교의 지도자라고 하는 일부 사람들은 나오지 않고 자신의 앞길을 보존하기 위해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는 사실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3·1절은 우리민족에게 있어서 아주 뜻 깊은 기념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당시나 현재나 일부 교계지도자들이 외세에 의존해 민족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점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 와중에 상처를 입고 교회를 떠나는 것은 일반 신자들일 뿐이다. 친일 행적을 한 인사가 아직까지도 교계의 지도자로 꼽힌다는 사실은 우리가 분명 부끄러워해야 하는 역사이다.  84주년을 맞은 2003년 3·1 절 역시 우리 교계의 지도자라들은 목소리를 하나로 내지 못하고 있다. 과연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이 미국이라는 외세에 우리의 운명을 맡겨야 하는 문제는 참으로 어렵고 풀기 힘든 숙제이다.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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