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락성결교회 담임목사
 
부정부패가 없어져야 할 이유가 있다. 부정부패가 없는 사회를 ‘정직한 올바른 사회’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윤리 도덕적인 표현이다. 인간 본성에서 윤리 도덕적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요청은 그리 깊은 토론이 필요 없는 문제다. 윤리 도덕적인 상황은 흔히 말하는 인륜(人倫)과 연결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짐승의 세계와는 달리 사람다운 특징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것이 인륜이요, 인륜의 내용이 윤리 도덕이다. 북한을 돕는 문제에서 종종 상호주의와 햇볕정책이 충돌한다. 그러나 인도주의적 지원의 경우에는 거의 이견이 없다.
부정부패가 없는 사회를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사회 경제적인 표현이다. 최근에 들어서 사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하여 관심이 높아지는 까닭은 이 문제가 사회의 경제적인 발전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부정부패가 심한 사회는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없다.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지 않는다. 공무원이나 거래 당사자들 사이에 뇌물과 리베이트가 오가는 상황에서 상품의 질, 서비스의 개선, 유통구조의 합리화, 기술의 개발 등 경제적 발전의 핵심 요소들이 소홀히 취급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1971년 세계의 5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미국의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쿠퍼스(PWC)가 35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불투명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한국은 35개국 중 31위, 바닥이었다. 싱가포르가 가장 높았고 미국과 영국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순위는 인도네시아, 루마니아, 터키 등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가 불투명도가 낮은 나라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고비용을 감수한다는 것을 뜻한다. 자연히 외국 기업이 투자를 꺼린다.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반부패 시민단체인 국제투명성위원회(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최근에 180개국을 대상으로 부패인식지수를 조사해 발표했다. 각 나라의 공공부문과 정치부문의 부패 정도를 조사한 결과다. 지수는 10점이 만점인데 한국은 5.1점이다. 180개국 가운데 43위다. 지수는 지난해와 같지만, 순위는 지난해가 163개국 중 42위였으니까 오히려 한 단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가입돼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의 평균 지수가 7.18점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지수는 싱가포르가 9.3점으로 4위, 홍콩이 8.3점으로 14위, 일본이 7.5점으로 17위, 대만이 5.7점으로 34위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사회 경제적으로 우리와 경쟁 상대인 나라들에 비해 우리의 부패 정도가 심하다.
자, 이런 상황과 연관하여 한국교회 얘기를 해보자. 한국 교회는 최근 사회가 얼마나 교회를 비판적으로 보는가를 절절하게 느껴야 했다. 아프간 피랍 사건과 연관해서다. 이 사건의 와중에서 한국 교회를 향해 쏟아진 사회의 비판과 비난이 얼마나 정당했는지, 그 안에서 분류되는 다양한 견해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논하는 것은 이 글의 논제는 아니다. 다만, 그런 현상을 통해 한국 교회가 눈알이 시리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가 교회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가 교회를 비판하고 비난할 때 신앙적 덕목을 가지고 말하지는 않는다. 요즈음 교회가 기도를 너무 안 한다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깊이 묵상하지 않는다든지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교회에 대한 사회의 비판과 비난은 도덕 윤리적인 측면과 연관돼 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서 사회보다 더 높은 윤리 도덕적인 정직성이나 사회경제적인 투명성과 공정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는 이 점을 정확하게 직시해야 한다. 교회가 참으로 진지하게 이 점과 연관된 변화를 기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정직하게 살기 운동이나 뇌물 주고받지 않기 운동 등 그 어떤 것이든 실천 가능한 항목들을 중심으로 전교회적인 운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운동을 펼치려면 선행돼야 할 일이 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 내부가 먼저 깨끗해져야 하는 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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