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국가도 이날을 장애인의 날로 정하여 기념식을 하고 장애인들을 돌아보고 이 날이 가까워오면 정부도 언론도 교회도 장애인들을 위하여 떠들석한 행사로 기념일을 지킵니다. 언론들도 장애인의 날에 즈음하여서는 장애인들의 성공담과 장애인에 대한 국민인식 개선에 앞장을 서고 교회들도 장애인을 섬기고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하며 4월 한 달을 보냅니다. 그러나 매년 이런 행사가 되풀이될수록 장애인들의 삶의 질(행복)이 나아져야 될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현실적으로 장애인들이 한국이라는 땅에서 살아가는 것은 치열한 삶 자체입니다. 많은 부분에서 과거보다는 좋아졌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고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 여전히 한국사회는 편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웃교회에서 장애인 돌봄센터를 정부로부터 허락 받아 건축하게 되었는데 주민들의 반대로 시작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장애인 시설이 들어오면 집값이 하락하고 아이들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2009년을 살아가는 우리가 아직도 이런 편견으로 장애인들을 바라본다면 결코 장애인들의 아픔을 헤아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필자도 장애로 인해 바깥 출입이 쉽지 않은 이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 자연 속에서 예배드리면서 정서함양에 도움을 주고 적성에 맞는 취미생활을 갖도록 해 영과 육의 쉼을 얻도록 하는 취지로 전원교회를 계획하고 적합한 곳을 찾고 있지만 가는 곳마다 주변에서 장애인교회와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꺼려 답보상태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둘째, 언어의 사용문제입니다.

교회에서 일부 목사님들과 성도들이 아직도 성경에 나와 있다고 하여 병신, 귀머거리, 벙어리, 앉은뱅이, 소경, 절름발이, 문둥이 등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듣기 거북한 용어를 쓰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되도록 장애자라는 용어도 장애인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써야함에도 여전히 이런 용어들이 순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 된 지 1년이 되었는데 그 법이 있는 것조차 모르는 성도들이 많은 것을 봅니다. 사회에서도 장애인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법까지 만드는데 이웃 사랑의 가르침을 받은 교회가 오히려 장애인을 차별하는 언어를 쓰고 장애인이 다니기 불편한 교회 건물 구조를 여전히 고수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장애, 비 장애를 넘어 모두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교회야말로 세상에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가진 자가 일정부분 양보하고 배려하며 그들의 부족을 채우는 노력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장애를 가진 당사자나 그 가족 특히 부모의 고통과 아픔은 너무도 큽니다. 그들의 눈물과 상처를 보듬기 위하여 생각의 전환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삶이 전제 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제 한국 교회는 장애인을 향한 인식의 개선과 말씀 교육을 통하여 장애인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행사를 위한 행사로 그치지 않고 진정 장애인의 편에 서서 장애인의 날 하루만 행복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성경을 보면 장애인도 주님이 창조한 귀한 영혼이며 그 영혼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며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이제 한국교회에서부터 사랑의 말과 행동이 일치되어 장애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교회 안에서 사용하는 언어 때문에, 행동 때문에, 무관심과 소외 때문에 장애인들이 아파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교회도 노회나 지방회, 총회 차원에 장애인선교에 더 활발히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교단 차원에서 연합하여 장애인 선교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문가를 교회에 세우고, 장애인을 찾아 선교와 구제를 함으로 주님께 기쁨을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면 오늘도 소외된 이웃들, 무관심 속에 울고 있는 이들을 찾아 선교의 대상으로 여기며 나아가기를 소원합니다.
 
이해영 목사(즐거운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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