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성공적인 핵실험을 했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다. 저들 자신들의 말을 빌린다면 강성대국 건설에 큰 진전을 보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반면에 북한의 핵무장을 강력히 반대해온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의 처지는 곤혼 스러워지고 한국은 당장 협박을 당하는 처지가 되고 있다. 서해 NLL 또는 휴전선 일부에서의 국지적 충돌도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이 국제간의 세력균형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것인가 또는 그럼으로 북한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득보다 실이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사실 북한이 핵무기를 손에 넣었다고 해도 북한은 여전히 주민의 목구멍에 풀칠하는 일조차도 버거워서 이곳저곳에 손을 벌리고 다니는 세계 최빈국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런 극빈국을 그 독재정치 구조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힘으로 붕괴시키려는 국가는 아직껏 존재하지 않는다. 저들이 미국을 주적으로 삼고 온갖 살벌한 언어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미국이 북한을 무력으로 붕괴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북한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아는 사실일 것이다. 미국이 정말 그럴 의향이 있었더라면 무엇 때문에 폐허가 다된 북한 땅을 그대로 놔둔 채 정전을 했고, 그 후 50년 이상이나 손을 쓰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그런 점에서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일대일로 싸울 능력도 문제지만 설령 그럴 힘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의 동의를 받아낼 수 없는 형편이어서 통일을 원하면서도 무력충돌만은 꿈에도 생각하는 처지가 아니다.
그런데 사정이 이럼에도 북한이 핵보유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심초사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체제유지 또 내부단속 수단인가. 아니면 정말로 국력으로도 군사력으로도 상대가 되지 않는 미국이나 일본 등의 강대국과 어깨를 겨누기 위함인가. 속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핵을 포함한 북한의 군사력이 솔직히 파괴력을 보일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답은 자명해지는 것 같다. 그 대상은 불행스럽게도 우리 한국뿐이다. 저들이 입만 열면 잘도 내뱉는 같은 민족, 같은 핏줄의 한국. 땅, 바다, 하늘이 하나로 이어진 한국.
사실 북한의 핵보유는 한국에게만 악몽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개성공단은 언제든지 인질로 뒤바뀔 수 있고 저들의 장사정포가 몇 발만 떨어져도 서울은 불바다가 되고 남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비극을 염려했기에 10년 이상 화해와 협력의 노력을 계속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햇볕정책의 치명적 약점은 저들의 요구가 이쪽 능력의 한계를 벗어날 때 아무런 후속수단을 마련할 수 없다는 점이고, 그렇게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업보를 지금 핵실험이라는 선물로 받고 있다는 점이다.
사태는 점차 악화되고 있다. 유엔 대북결의안이 나오면 북한은 그것이 무엇이든 적대적으로 나올 것이고 정전협정마저 부정하려든다면 그것은 다시 교전상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북한은 새겨야 할 교훈이 있다. 망상의 종말은 파멸뿐이라는 점이다. 아프리카나 동 유럽 등의 잔챙이 독재자들은 물론이고 김일성, 김정일보다 열정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히틀러라든지 일본 군국주의자들도 반인류적 속성과 함께 하나같이 죽음의 종말을 맞았고 이를 일러 하늘에 죄지은 자들의 마지막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정말 북한 시민사회 자체가 시급히 깨달아야 할 것들이 많다.
주체사상 운운하지만 그런 것들이야말로 압록강만 건너면 웃음거리고 국민의 밥통도 챙겨주지 못한 나라가 역사발전에 기여한 사실이 없었다는 현실을.
남쪽 한국도 생각할 것이 있다. 상대방을 다시 재대로 보자는 것이다. 정상인은 제 집에 불을 지르지 않는다. 제 집에 불을 지르는 자라면 그 자는 이미 이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일찍이 참혹하지 않은 전쟁은 한 번도 없었고 싸우다가 죽고 싶어 하는 사람도 땅 위에는 없다. 하지만 국토가 유린당하고 국민이 살상당하기에 이르르면 선택은 오직 하나, 무릎을 꿇든가 일어나 싸워서 이기는 것 뿐이다. 우리 한국이 역사 속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상대를 만났고 그것이 이 나라의 숙명이라고나 해야 하겠기에 숨막히는 고통을 느낄 뿐이고 또 절실하게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희망할 뿐이다.
나 아브라함(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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