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K포럼의 조찬기도회를 겸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가을 비라지만 여름 장마비처럼 꽤나 세차게 쏟아지는 비속에 모여든 3백명 가까운 참석자들은 전·현직 공직자들과 일부 정치인, 그리고 대다수 목회자들과 장로 등 교계 지도자들이었다. 강사는 이 시대 최고의 논객인 팔순의 K박사였다. K박사는 시편 2:4을 읽고 약 40여 분 간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그러나 때로는 격정을 삭이며 강연을 이어갔다. 몇 차례 박수도 터지고 온 회중이 파안대소 하기도 했다. 그는 우선 그 새벽시간 세차게 쏟아지는 빗살을 가르며 많은 지도자들이 모여 함께 기도하며 나라를 걱정하는 것을 보면 우리 나라는 아직 소망이 있다고 전제 한 후 거침없이 대통령과 현 정치권을 질타하였다. K박사의 연내용은 한마디도 놓치고 싶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특별히 정부, 여권이 제기한 과거사 청산과 관련한 대목에 대한 비판이 크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대중가요가 있었지만 과거란 비교적 그 누구에게나 별로 들춰 보기 싫은 것이기 쉽다. K박사는 과거 청산을 부르짖는 정치권 386세대들에게 과연 이 나라에 제대로 청산할 과거가 있기나 한가 하고 되물었다. 팔순에 이른 자신의 견해로는 만약 6·25가 적화통일로 끝났다면 `어렵네, 못사네'해도 과연 오늘 같은 부요함과 자유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었겠느냐면서 황장엽 씨가 북한에서 보고 받을 때만 해도 벌써 북한 인민 3백만이 굶어 죽었는데 그런 체제 그런 독재자에게로 나라를 끌고 가겠다는 것이냐고 국가 보안법은 폐지 되어서는 안된다고 못 박았다.  K박사도 지적했지만 노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실상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표가 총투표자의 과반수가 훨씬 넘는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일제하 데라우찌 총독도 폐간시키지 못한 조선,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를 겨냥해 싸우려 말고 지도자로서의 너그러움과 여유러움을 보여야 할 것이다. 지구상 최후의 분단국 그 북반부, 계속 이어지는 탈북자 문제, 기아와 인권사각지대로, 핵위협으로 세계의 화약고가 되는 그곳을 오늘의 우리 386세대들은 유토피아로 여기는가. 정말 그곳의 지도자 김정일이 통일 한국의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것 저것 따지다가 언제 통일 할것인가 하여 무조건 그렇게 단순하게 여길 조국이나 통일이 아니다. 사실 국가보안법의 피해자가 어디 그 폐지론자 뿐인가? 대다수 국민들일 수 있다. 그런데 유독 여권의 그 사람들만이 기를 쓰고 폐지를 부르짖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늘 여당이 확정하여 내놓은 국보법 폐지와 대신 형법에 보안키로 한 대체 입법 내용은 북한을 `반국가 단체'로 규정하는 조항은 물론이고 `찬양, 고무' 그리고 간첩활동의 `불고지죄' 등 주요내용이 없어지는 내용이다. 6·15공동선언 이후 남쪽에선 당장에라도 통일이 오는 듯한 가슴 설렘이 있었지만 북한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북한은 국내 고정간첩과 친북지하조직에 보내는 지령 통신이 매년 무려 8만건을 넘어서고 있다. 남한에선 간첩이란 말도 생소해지는 듯 하고 실제로 근래엔 그 검거 실적도 일년에 두세명 정도로 미미한 상태이다. 국가보안법은 그동안 시행상 그 법의 운용자들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지금 무덤을 파헤쳐 그들을 끌어내고 교황권이 서슬퍼렇던 중세기 처럼 그 시신이라도 다시 화형에 처해야겠다는 것인가? 실업자가 들끓고 경제 전반이 바닥을 치는데 과거사 청산, 그런 일밖에 시급한 일이 없다는 것인가? 겨울을 재촉하는 듯 하던 가을 비 속에 K포럼의 세미나는 우리의 묵은 체증을 쓸어 내리는 듯도 했지만 나라와 정치권을 위한 사명자들의 기도가 더욱 절실해야 할 것을 깨우쳐 준 계기가 되었다.김광준 / 남부중앙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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