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든 싫든 부시는 미 대통령이라는 소리를 4년간 더 듣게 되었다. 세계의 도처에서 말 그대로 환호와 탄식이 엇갈린다. 보복을 다짐하고 저주도 서슴치 않는 극단적인 세력들도 없지 않다. 부시라는 이름을 악몽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음을 알수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의 방송매체들이나 친여적 시민단체들이 노골적으로 반미·반부시적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 이런 점 때문에 노무현 정부가 형식적으로 주고받는 덕담을 덕담으로 접어두고 실제적으로는 여러가지로 껄끄럽고 곤혹스러워지리라는 지적도 많다. 사실 반 부시로 얼굴을 붉히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부시는 제멋대로고 일방적이고 침략적이고 그리고 머리에 든 것이 없는 엉터리라는 것이다. 역사의식도 없고, 통치 철학도 빈곤한 채 운이 좋아 어쩌다 미국 대통령까지 된 세계의 골치덩이리 부시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비평이야 말로 의식의 다양성이 그래도 보편화된 미국의 경우 이것도 말하고 저것도 말하는 넉넉함 속의 비아냥 섞인 비판이다. 어떤 한국사람들식으로 죽기 살기식의 부정적 인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중하고 근엄한 아버지 부시와 달리 해맑은 미소와 수수한 청바지차림으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줄줄도 안다는 부시. 그러나 이러한 부시와 더불어 또 하나 제대로 기억해야 할 부시가 있다. 초·중년의 나이까지 술에 찌들어 썩어가던 자신을 칼로 자르듯 과거와 결별하고 어느 날부터 놀라울 만큼의 새사람으로 새출발한 부시. 그리고 그 사람의 의지와 결단력, 또 그 사람이 받은 은총과 삶에 대한 새로운 철학. 물론 조금은 불안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나락에 빠졌던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새로워질 수 있다는 것인가. 그러나 기독교인이라면 답을 알 것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부시를 말할 때마다 거듭난(Born again) 인간이라는 수식어도 따르기 마련이다. 거듭난다는 것은 무엇인가. 완전히 진리쪽으로 또 은총과 섭리쪽으로 다시 태어 난다는 것이고 그것이야 말로 원칙적으로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으로부터, 하나님에 의해(with god, from god, by god)태어난다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부시도 사람인 이상 그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은총을 받은 사람이라면 궁극적으로 세계 모든 인류의 평화를 위해 존재한다는 믿음도 당연히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한국의 현상을 볼때마다 심한 불안을 느끼는데 그것은 진짜로 한국의 전국민이 완전히 둘로 나뉘고 또 서로가 절절한 증오의 늪에 빠져 버려 우리의 모든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지 않느냐는 것. 그리고 이런 대결의식들이 부시에게까지 투영되어 상대방의 덕목보다는 비난할 구실만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 어쨌거나 부시 또는 미국을 비판하는 사람일수록 침착하고 사려깊게 또 객관적으로 이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느낌이다. 미국이야말로 터무니 없는 인간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도 아니고 미국민들이야말로 잘못된 인간을 대통령으로 뽑을 만큼 무지몽매하지 않기 때문에. 나 아브라함 / 작가, 미국 LA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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