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7일은 전국의 수많은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평가 시험을 치른 날이다. 말 그대로라면 대학에서 4년간 공부를 할 수 있는지 그 준비가 얼마나 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은 이미 대학에 입학할 자격을 평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청소년 개개인의 삶의 성공과 실패를, 더 나아가 그가 속한 가정의 행·불행은 물론 그가 속한 학교의 교육 능력과 수준을 가늠하는 문제로 확대된 것이 현실이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의 시간을 대학입시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우리 청소년들의 현실임을 부정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초등학교 때부터 하루에 두 서너개의 학원을 전전하고 다양한 형태의 학습지들과 동거동락하면서 성장하는 우리의 자녀들이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 앞에서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날 하루로 모든 것을 평가하게 되는 우리의 현실은 때론 수험생들을 죽음으로 몰기도 한다. 작년에는 1교시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바로 퇴실하여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후로 몇몇이 더 삶을 포기했다. 올해 시험이 시작되면서 잠깐 동안 이 시험으로 누군가 자기의 삶을 포기하는 일 따위가 없기를 기도 했었다. 그러나 목숨을 끊는 일은 아니었지만 핸드폰 문자를 통한 시험부정이라는 조직적인 범죄행위가 발생했다. 연일 보도되는 내용을 살펴보면 그 수법이나 준비가 참으로 놀랄만하고 또 연루자가 청소년에서 그들의 선후배로 그리고 가족으로, 전국적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그 수법과 방식이 조직적이고 돈과 누가 얼마나 개입되었는가를 떠나서 대입 시험이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을 옥죄이게 했으면 그게 단순히 수험생 하나의 부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후배들까지 모두 얽어매고 있는 늪인지 생각해보면 참으로 긴 한숨과 가슴을 찢는 고통이 동반되는 일이다.  청소년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험제도를 바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야 하는가? 무엇이 청소년을 범죄자로 내모는 것인지를 보아야한다. 이제 대학은 학문을 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저마다의 삶의 내용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것이 되었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면서도 아무나 갈 수는 없는 곳이 되었다.  핸드폰으로 시험부정을 한 학생들의 문제와 대리시험의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하다. 범죄는 범죄로서 단죄되어야 하고 또 더불어 기성세대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과 태도에 대한 평가와 대안이 양심불감증으로만 혹은 그들의 조직적인 범죄를 예방하는 일에만 맞춰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라도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과 사회인식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 달라져야 할 것이다. 해마다 시험으로 인해 죽어가고 범죄자로 낙인찍힐 이들이 정해지지는 않는다. 혹여나 수험생들이 시험 때문에 아예 망쳐버린 인생이다 포기해버리지 않도록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김경숙 목사 / 넥타선교회 청소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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