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대회에서 선교사들과의 협력은 필수”

 `화해, 회복, 평화' 세 기치를 높이 들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기원한 `예루살렘 평화행진 2005'가 지난해에 이어 지난 8월 7일부터 10일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걸쳐 진행됐다.
 할렐루야교회(김상복 목사) 83명, 지구촌교회(이동원 목사) 261명, 한국-이스라엘성경연구소(소장 송만석 장로) 82명, 인터콥(본부장 최바울 선교사) 604명, 온누리교회(하용조 목사) 1500여 명 등 총 25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예루살렘 평화행진은 현지 선교사들과 현지 대사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대회를 강행하는 등 지난해의 복사판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현지 기독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모습 등은 긍정적인 모습으로 평가돼 이번 대회는 아쉬운 점과 함께 또다른 기대를 남긴 대회로 기록됐다.
 
짧은 준비기간, 지난해 문제 `고스란히'

 지난해 김선일 파문으로 인해 어렵사리 진행한 `예루살렘 평화행진 2004'가 현지 선교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판단을 한 행사 진행팀은 지난해 11월부터 또다시 2005년 ‘예루살렘 평화행진’을 기획, 준비하기 시작했다. 선교회 위주의 구성을 바탕으로 700여 개의 협력 교회를 통해 참석자를 마련하고 기도 동역자들과 함께 대회를 준비했던 지난해와는 다르게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대회를 준비한 이번 대회는 지난해 11월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지만 몇 몇 교회들이 불참 의사를 보이면서 대회 취소의 상황까지 벌어졌었다.
 그러다 지난 3월 온누리교회가 본격적인 참여 의사를 보이면서 대회 준비는 본 궤도에 오르게 됐지만 2500여 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예루살렘 평화행진'에 대한 준비기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런 짧은 준비기간은 지난해 문제점들을 그대로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원인을 만들었다.
 지난해 가장 큰 문제들 중 하나는 현지 선교사들과의 불화. 인터콥 중심으로 진행되던 지난해 대회는 현지 사정에 밝지 못했던 인터콥과 인터콥에 대해 잘 알지 못한 현지 선교사들과의 이해 차이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대회 진행부의 한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현지 선교사들은 인터콥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고 인터콥이 이스라엘을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대회의 진행과정을 현지 선교사들에게 일임해줄 것을 요구했고 인터콥이 이를 거절하면서 사이가 벌어졌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이해의 차이에서 벌어진 대회는 `선교 활동'을 배제한 채 진행됐고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정부의 보호 아래 큰 문제없이 진행됐지만 때문에 `선교 활동'을 목표로 참석한 사람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는 이번 대회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준비기간이 짧았던 탓인지 현지 선교사회의 반응을 타진한 겨를도 없었고 온누리교회에서 이스라엘에 파송한 선교사 가정이 4가정 있었기 때문에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현지 선교사들과의 관계를 개선해갔다.
 대회 진행 전 현지 한인회 회장이 방한, 이번 대회를 주도한 하용조 목사를 방문해 서로간의 협력을 확인 한 점은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다양한 접촉을 통해 현지 선교사들과의 전체적인 협력과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면 선교행사로서의 가치를 높일수 있지 않았을까의 아쉬움을 남긴다.
현지 교회 접촉 활발

 지난해 대회와 확연히 다른 점은 현지 기독교인들과의 접촉이 활발해 진 것. 지난해 대회는 23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대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선교적 역량이 집중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가장 실제적인 예가 현지 선교사들이 대회 자체에 등을 돌린 것. 물론 대회 마지막 날 선교사들이 대회장에 모습을 비췄으나 이는 대회에 참석한 성도들을 위한 것이지 대회 진행부와의 화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현지 한 선교사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선교사들이 지난해와는 다르게 대거 참석해 대회를 함께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2500여 명을 30~40여 명으로 팀을 분할해서 진행한 이번 대회는 각 팀별 가이드를 모두 선교사들이 맡아서 진행했기 때문에 지난해처럼 선교사들이 완전히 등을 돌렸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현지 선교사들은 이번 대회를 개교회에서 갖는 대형 성지 순례 또는 선교 여행(비전트립) 정도로 판단, 선교활동과는 별개로 생각했고 이를 통해 이스라엘에 온 성도들을 돕는 차원에서의 움직임이었다고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 한인회장 서병길 목사도 “이번 행사는 선교와는 무관한 개교회들의 행사로 진행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성과는 현지 기독교인들과의 만남이 이뤄졌다는 것. 지난 9일 인터네셔널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연합집회에서 예수를 구주로 받아들인 유대인 기독교인인 메시아닉 주(Messianic Jews) 250여 명이 함께 참석해 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있었다. 또한 10일 베들레헴 예수탄생 기념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집회에서는 팔레스타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예배가 진행됐고 예배 진행을 아랍어로 통역해 함께 예배를 드리는 모습도 보였다.
 물론 팔레스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행동은 위험한 행동으로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이번 대회가 선교적 행사로 발전할 수 있음을 예시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대회 진행본부는 팔레스타인 기독교 지도자 10명, 유대인 기독교 지도자 5명을 오는 10월 중 한국에 초청해 현지 기독교인들의 활동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 현지 선교사들의 협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 현지선교사들의 교류를 확대하고 선교적 방향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다짐하는 등 지난해 대회와는 차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내년도 대회에는 선교사들과 협력, 믿지 않는 유대인과 팔레스타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기로 해, 단순히 평화 행사로 진행되었던 `예루살렘 평화행진'에 대한 방향 선회가 있을 것이라고 진행부는 밝혔다.
 
`예루살렘 예수행진'은 결국 선교행사로

 “현지 선교사들을 배제하고 선교지에서 선교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절대 NO”라는 대답이 정답이다. 적어도 이번 대회는 대회의 성격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집중됐다. 대회 참석자들 역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형제간의 우애를 회복하고 그 땅 가운데 참 평화가 오기를 기원한다”고 대회 취지를 설명하면서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화해는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으로만 가능하다”면서 “다음에 이곳을 방문할 때는 현지어로 된 신약성경을 나눠주며 예수님의 복음의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결국 `예루살렘 평화행진'은 선교적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게 됐다. 그러나 선교적인 행사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 선교사와의 상호교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선교사들이 이번 대회를 단순 개교회 행사로 치부해버린 이유는 이같은 이유에서다. 때문에 이번 `예루살렘 평화행진'은 성공과 실패의 유무를 떠나서 무언가 아쉬움을 남기는 대회가 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대회 진행부는 좀 더 나은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방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회성 대회가 아닌 장기적인 대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교적인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당초 인터콥이 주창하던 “세계 평화를 위해 이삭과 이스마엘의 자손들이 화해해야 한다”는 주장은 결코 틀린 주장이 아니다. 그러나 `예루살렘 평화행진'이 선교적 행사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현지 선교사들과의 협력 없이는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한 목회자는 “이번 대회에 무사히 다녀 온 것만도 성공이기는 하지만 결국 무사히 다녀오기 위해 이번 대회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며 “이 대회를 계속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곧 이슬람의 태생의 의미를 알아야 하고 이슬람 태생에는 기독교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이슬람 선교에 대한 구체적인 제시 없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에만 초점을 둔다면 선교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대회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러나 성숙하지 못한 우리들의 신앙은 현지 선교사들과의 화합을 일궈내지 못했고 결국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은 누가 헤아릴 것인지 내년도 대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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