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그리스 성지 탐사 … 기독교 1차 심판 터키에서 보았다 ⑫

수많은 조각상들,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우상이요 귀신이다. 그러나 역사가 오늘을 향하여 이어오면서 우리 인간은 조금씩 성장해 왔다. 잠시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한국의 어느 곳에 가면 파르테논 신전과 같은 위용을 자랑하는 건축물이 있으며 수천 년 전부터 이어오는 철학과 문화의 자료들이 이토록 넘치고 다양할 것인가. 식민지배를 했던 강대국들은 정복지에서 훔쳐올 수 있겠으나 그리스 역사는 그렇지도 않은데 온통 역사 교과서요 철학 박물관이구나.
우리 일행은 고린도를 향해서 갔다. 고린도는 거대한 해양도시, 또는 항구도시이다. 당시 로마제국의 세 번째 가라면 서러운 도시이다. 로마의 네로 황제가 시공의 삽을 들었다는 고린도 운하의 멋진 모습을 뒤로 하고 행정청 유적지로 갔다.
입구에서 디오게네스의 집을 발견했다. 발견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있었다. 빈터인데 디오게네스의 일화들 몇 개를 아는 대로 주워 섬기다가 그가 알렉산더와 마주친 이야기에는 숙연했다. 황제가 통나무 속에서 숙박을 해야 하는 고달픔에서 건져낼까 하여 디오게네스에게 ‘철학자여, 내가 당신을 도울 수 있는데…’ 했더니 ‘황제여, 내게로 오는 태양빛이나 가리지 마시오’ 했다는 이야기 말이다. 실제로 그들이 그런 대화를 했을까. 하기는 알렉산더는 본디 우리가 어제 다녀온 마케도니아 공국 수도 마게도니아 왕 필립2세의 아들이었다. 그는 당대의 철학파 아리스토텔레스를 가정교사로 둔 혜택 받은 군주였다. 그리고 그는 아리스토들의 제자답게 전쟁터를 누비고 다니면서도 그의 말안장 밑에 철학서적을 가지고 다녔다는 인물이었으니 디오게네스의 ‘자유무한의 사상’을 알아들었을 것이다.
우리는 인상 깊은 장소로 갔다. 총독이 재판했던 장소, 죄수가 위치해 있어야 하는 ‘베마’, 곧 재판자리(Bema, Tribunal)이다. 갈리오가 아가야 총독으로 있을 때 바울이 유대인들의 모함에 걸려 총독 앞에 무릎 꿇어야 했었다(행 18:12~).
그때 바울은 통쾌한 승리를 했다. 재판석에 끌려가기 전 주께서 ‘두려워하지 말며 잠잠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며 아무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행 18:9~10). 멋진 대목이다. 항상 쫓기며 매 맞으며 학대에 시달리는 바울이었으나 이런 때도 있었다.
총독 앞에서 바울이 변명하려 하자, 총독이 그럴 필요 없다. 나는 이런 재판 안한다. 너희 집안일이니 알아서 하라. 그러나 죄인은 방면한다. 갈리오는 네로 황제의 스승이며 명 철학자 세네카의 형제지간이라는 자료가 있다. 그래서 그는 멋진 신사였던가.
바울은 고린도에 2년 반 머물면서 부리스길라와 아굴라와 함께 참으로 열심히 선교했다. 장막업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3차 전도여행 때 에베소에 바울이 머물러 있을 때 고린도에서는 야료가 났다. 사도행전 18, 19장 사이에 나타난 알렉산드리아에서 필로(philo)와 동문수학을 했다는 철학적 예수를 믿는 아볼로의 등장이 이유가 되었다. 아볼로는 성령세례를 모르는 자연인 육의 인간, 아직은 예수의 세례를 못받은 구약적인 인물이었다. 저에게 부리스길라와 아굴라가 한 수 지도해 주었을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아볼로는 바울의 허락도 없이 고린도 바울의 교회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그는 바울과 성향이 너무나 달랐다. 속단하기는 조심스러우나 결국 그의 율법주의와 모세 신봉자, 더구나 알렉산드리아 단성론 학파에 묶어둘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는 웅변력이 좋고 사교술이 넉넉해서 신학과 성격면에서도 바울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더구나 아볼로 곁에는 ‘신령한 자’라는 이름의 영지주의자들이 잔뜩 모여들었다. 영지주의는 예수 그리스도는 신의 나타남일 뿐 결코 인간은 아니라 했으며, 아볼로 유형들은 예수는 인간일 뿐 신이 될 수 없다는 신학배경을 가진 자들이었다. 바울은 예수는 하나님이시며 사람이시라 하여 기독론의 완벽성을 가지고 있었다.
바울은 에베소 사역을 한 뒤에 마치 고린도 선교기반을 다 빼앗겨 버린 꼴이 되었다. 저들은 바울을 고집쟁이, 비겁한 자, 돈을 좋아하는 자, 욕심쟁이, 질투심 강한 자 등 온갖 구설수에 묶어 두기도 하였다.
바울은 저들 신령한 자들과 아볼로 파를 바로 잡아주려고 무척 애를 썼으며, 이를 위하여 고린도 전후서를 썼다고 해야 한다. 그러니까 고린도 전후서를 비교하면서 고린도 사람들의 신앙을 탐구하면 별도의 유익함이 있다. 예를 들어 고린도 교회는 음란했다. 심지어 자기 아비의 여인 계모를 자기 방으로 끌어들여 음욕을 채우며, 그래도 신령한 세계의 사람은 육의 추궁을 받지 않는다는 무서운 영지주의 좌파들, 그리고 그리스도는 결코 신이 아니고 인간일 뿐이니 속죄의 능력이 없는 하나의 도덕교사이며 종교의 교주일 뿐이라는 극단의 율법파 신자들이 뒤섞여서 이를 수습하기는 쉽지 않았다.
바울사도는 3차 전도여행기간 에베소 3년에도 고린도 교회를 위하여 마음고생이 참 많았다. 그러나 이 모든 어려운 고비를 이겨내고 승리한 사도의 고린도 현지에서 탐사 동행자들과 좀 더 깊은 바울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마음 같지는 않았다.
우리 일행은 호텔에 4시 쯤 들어갔다. 지난 10일 동안의 여행의 대강을 정리해 보고 싶었다. 단순여행도 값지다지만 터키와 그리스의 초대교회 현지를 좀 더 간절한 이해력을 가지고 접근해 보고 싶었으나 쉽지가 않았다.
우리 일행은 6월 1일 저녁 7시 인천 국제공항에서 해단식을 갖고 각기 자기 교회와 처소를 향하여 발길을 재촉했다. 은혜롭게 여행을 마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끝〉


내년 성지탐사 계획

이제 2007년 들소리 창간 30주년에는 현재 계획으로는 2007년 2월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 10일 코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5월 성령강림절 시즌에는 터키 중심의 7일 코스, 만약 이란을 함께 엮을 수 있으면 10일 코스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가을에는 이스라엘 여행이 한 번 더 계획되었으면 하고 기도중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최선의 공부, 그리고 좋은 자료를 준비하여 단 기간에 메시아 예수를 일으킨 이스라엘, 역사 위에 교회를 부르신 초대교회 발상지인 터키 중심의 역사탐사 코스는 ‘들소리’가 책임있게 이끌어 가려고 한다.
조효근/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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