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교회서 혼자 한 시간 씩 기도하는 정완영 집사의 `기도 맛

 새벽기도회가 끝나고 성도들이 모두 돌아간 아침 시간, 정완영 집사(생명교회, 56세)는 오늘도 어김없이 교회 기도실을 찾는다. 올해로 20년째인 우유배달이 밤 11시에 시작해 오전 8시가 돼야 끝나기 때문에 정 집사는 우유배달이 쉬는 날이 아니고는 새벽기도회에 참석하지 못하지만, 일이 끝나는대로 기도실로 향한다.
 배달 일을 끝내고 교회 기도실에서 매일 아침마다 기도를 한 지가 벌써 17년째다. 어려서부터 교회에 출석한 정 집사지만 ‘진짜’ 하나님을 만난 지난 88년, 길을 가던 중 갑자기 찬송가 189장 ‘마음에 가득한 의심을 깨치고’의 가사 마디, 마디가 마음속에 박히듯 다가왔고 그 길로 교회로 달려가 1주일 내내 회개 기도만 했다는 그는 그 날 이후 매일 교회 기도실을 찾아 1시간 이상씩 기도를 이어오고 있다. 한참 기도에 매진했을 때는 8시간 이상 한자리에 앉아 기도했을 정도로 기도에 열심인 정 집사는 회개 기도 후 주변의 아픈 사람, 병든 사람을 보면 너무나 불쌍한 마음이 들었고 그렇게 불쌍한 마음이 드니 그들을 위해 기도하지 않고 견딜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의 기도의 90%는 이웃을 위한 기도다. 아픈이의 건강과 불신자들의 구원과 초신자들의 믿음을 위해 그는 마치 자신의 일처럼 간절히 기도한다. 정 집사는 많은 신자들이 나를 중심으로 가족, 친지, 이웃, 교회, 나라 등의 순서를 매기고 기도하는 것에 대해 “초신자가 기도를 처음 배울때부터 중보기도를 가르쳐야 한다”며 “나를 버리는 것이 기도인데, 나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오랫동안 기도해왔고 교인은 물론 목회자도 인정한 기도의 베테랑인 정 집사에게는 기도의 법칙이 있다. 기도를 하기 전 찬송을 부르고 성경 말씀을 보는 것. 정 집사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하는데, 그 뜻이 무엇인지 흔들릴 때가 많다”고 말하며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찬송을 부름으로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 기도의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다.
 성경말씀과 찬송은 사단의 방해공작을 이겨내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기도의 시간이 늘어가고 기도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하나님과의 사이를 질투라도 하듯 사단이 끼어 들어 기도를 막았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법하다. 정 집사도 기도하는 것이 힘들 정도로 사단의 공격을 많이 받아, 때로는 기도가 막히기도 하고 자기도 모르게 횡설수설 할 때도 있다면서 “성경 말씀의 한 구절을 떠올리거나 찬송을 부르며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고 그만의 기도 노하우를 공개한다.
 정 집사는 몇 해 전, 3일 금식기도를 하다가 죽을 고비를 넘겼었노라고 털어놓는다. 금식기도를 마치기 딱 한시간 전 ‘금식기도 별거 아니네, 어느새 3일이 다 갔잖아’하는 교만한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바닥을 데굴데굴 구를 정도의 고통이 온 것. 그런 통증을 겪고 나서야 그는 자신의 교만함을 뉘우치게 되었고 아픈 배를 쥐고는 무릎 꿇고 앉아 하나님께 잘못했다고 빌었었다며 아직도 그때의 고통이 생각나는지 고개를 설레 흔든다.
 어떻게 하면 기도를 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진실되게,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고백하는 것이 최고”라고 대답하며 기도문을 거창하게 만들지도, 화려한 수식어로 꾸미지도 말고 하나님이 지금 내 앞에 계시고 하나님과 대화한다는 생각으로 기도하면, 하나님은 그 때 가장 기뻐하신다고 말한다. 〈주님께 나아가는 다양한 기도훈련〉의 저자 김현태 목사(영평교회)는 기도에 대한 한국교인들의 가장 큰 오해가 “말을 많이 해야한다는 생각, 멋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러한 생각이 기도를 부담스럽게해 기도에게서 멀어지게 한다고 충고한다. 기도는 하나님과 나의 영이 만나는 만남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대화를 진지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오랜 시간 기도를 하며 정 집사가 얻은 깨달음은 응답 받는 기도보다 오히려 응답 받지 못하는 기도 제목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응답 받지 못한다고 의기소침하거나 그 기도를 포기하지 말고 더 절실히 매달리고 부르짖으면 반드시 해답을 주신다는 진리를 정 집사는 굳게 믿고 있었다.
 기도를 잘하고 싶고 많이 하고 싶고 또 응답 받고 싶어하는 교인들. 나의 삶 자체가 기도가 되어야 한다는 정 집사의 말처럼 진실이 묻어나는 기도, 자신의 삶을 곱씹으며 하나님이 명하신 성도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드리는 기도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며 즐겨 받으심을 정 집사를 보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윤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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