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학교 대신 단체들에 위탁 캠프 할 때 신중해야

 한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맘때면 교회들은 저마다 주일학교 여름행사를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인다. 보통 2∼3일간의 기간으로 진행되는 여름성경학교를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주일날 짧은 성경공부 시간으로는 부족했던 깊이 있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교육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한다.
 그런데 교회들마다 부딪히는 문제가 있다. 바로 교사 부족과 프로그램 부재의 현실. 주일학교 교사들 대부분이 20∼30대의 청년이다 보니 직장의 휴가기간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부랴부랴 다른 부서에서 부족한 교사 인원을 채워보지만 아이들과의 서먹한 관계를 해소하는 데만도 성경학교 기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또 하나 교회학교 지도자가 가장 고민하는 것이 프로그램 부재의 문제. 아이들의 요구는 다양해지는데 이에 대한 교회의 대안은 전무한 현실이다. 각 교단에서 성경학교 주제 설정과 함께 성경공부 교재와 찬양곡 정도는 제공해 주지만 주제와 연관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은 교회의 몫이기 때문이다. 사실 방학을 이용해 열리는 성경학교는 교회로서는 주일학교 부흥의 절호의 기회이기도 한데 아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이러한 고민을 단번에 해결하는 방법으로 일부 교회들이 선택하는 것이 어린이 사역 단체들에서 진행하는 위탁캠프다.
 위탁캠프의 경우 여러 교회들이 초교파적으로 참여해 진행되는 형식으로 대부분 사전에 캠프내용을 교육받은 교사들이 현장에 투입되며, 어린이 사역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들이다 보니 프로그램이나 강사가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개교회가 안고 있는 교사와 프로그램 문제가 해소된다는 장점이 있다. 시설 역시 개교회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난 환경에서 캠프가 진행된다.
 그러나 위탁캠프의 경우 감수해야 하는 문제들도 산재해 있다. 그 중 하나가 교회와의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교회가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캠프에서 돌아온 후 교회교육과의 단절 현상을 피할 수 없다는 것. 성경학교의 목적이 아이들의 신앙성장에 있다고 할 때 `일회성'으로 그치는 위탁캠프에 교회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몇몇 단체에서는 너무 영성과 은혜체험 중심으로 진행돼 아이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사태가 빚어지는가 하면 시설의 수용인원을 훨씬 초과한 인원을 접수받아 안전상의 무리를 일으킬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교육원 산하 교회학교교사전국연합회 회장 김원중 장로가 출석하는 늘샘교회(장용근 목사) 역시 아이들에 비해 교사가 부족해 지난해 위탁캠프로 진행했는데 놀이문화나 프로그램 등은 전반적으로 좋았으나 영성훈련을 강하게 하는 부분은 아이들이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또 위탁캠프의 경우 `대신 해준다'는 안일한 생각에 교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도 문제다. 함께 가더라도 관리 차원에 그쳐 아이들 따로, 교사 따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위탁캠프를 진행하는 단체들 중에는 개교회에서 참가 시 반드시 아이들 수에 맞춰 교사들이 참여토록 하고 캠프 전에 교사 강습회를 실시하는 등 대책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워낙 교사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위탁캠프를 선택한 교회들에게는 난감한 주문이 아닐 수 없다.
 예장통합 교육자원부 김명옥 목사는 “초교파적인 프로그램과 성경공부 등은 어릴 때 교단의 특성을 익혀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위탁캠프의 경우 귀동냥이나 인터넷에 게시된 자료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교회학교 지도자가 캠프에 직접 참여해 보고 사역단체의 프로그램이 개교회의 성격과 맞는지, 교육적으로 합당한지 등을 검토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예장고신 총회 교육위원회 산하 전국주일학교연합회 회장 김현 집사(자승대교회·이종영 목사)는 교회 사정으로 인해 위탁캠프로 진행할 경우 매년 하는 것보다는 교회 자체 진행과 위탁캠프를 한 해씩 번갈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이러한 문제의 해소와 더불어 지방이나 수도권이라도 외곽의 경우 교회 규모가 작아 여름성경학교를 갖기 어려운 교회들을 위해 교단차원에서 연합캠프로 진행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산하 교회진흥원은 지난해부터 어린이 성경캠프를 개최, 교단 내 미자립교회들을 주요 대상으로 교단의 교육 목표에 맞는 내용을 가지고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한 교회당 참여 가능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하고 교사 문제도 개교회에서 참여한 교사들과 교단 내에서 자원봉사자자로 참여한 교사들을 교육시켜 반을 배정하는 등 작은교회들이 갖는 어려움을 해소해 주고 아이들이 교회의 역량으로는 불가능했던 프로그램을 경험하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전시 중구에 위치한 한소망교회(윤양수 목사) 김계영 사모는 매년 여름성경학교를 새친구 초청 행사로 진행해 왔으나 아이들이 모이는 것이 한시적이어서 올해는 교회학교의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 어린이 성경캠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한다.
 예장고신 전국주일학교연합회도 수도권, 울산남, 거창, 경서노회 등 올해 4개 노회에서 각 지역의 어려운 교회를 위해 연합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예장통합의 경우 3년 전 충남노회에서 지역의 교회들이 연합해 여름성경학교를 진행, 교회별로 등급을 나눠 큰 교회들이 작은 교회들의 행사 비용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준비해 성공적으로 치러낸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교회학교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중요한 것은 교회 내에서 교회학교 교육에 대한 관심이 좀더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 전문 사역단체인 21세기교회학교 연구소 소장 고현종 목사는 “교회에서 하기 싫어서 아이들을 맡기는 식의 캠프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고 “교회의 사정으로 인해 위탁교육을 하더라도 교사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라면서 교회들이 교사들의 지도력을 향상시키고 교회교육에 대한 교회차원의 관심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계영 사모도 “교회학교 교사를 젊은 층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30, 40대의 안정적인 신자들을 투입하는 문제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면서 교사에 대해 헌신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교육과 위로도 함께 하며 전문성과 열정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여름성경학교는 연중 교회행사의 가장 큰 부분이자 교회 전체 행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교회에서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교회학교 행사가 `때우기 식'에 머문다면 앞으로 지금의 어린이들이 성장해 교회를 이끌어 갈 때에는 건강한 교회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시점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어린이 교육은 개교회가 끌어안고 가야 할 소중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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