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0만 신자 적지 않다, 내실을 기하자 〈3〉

지성전을 극복하자 - ① 지성전 교회들의 현재

교회에서 담임 목사님 얼굴을 제대로 대면할 수 없는 교회들이 한국교회에는 적지 않다. 통계에 따르면 출석교인 1만명 정도가 되는 교회가 15개에 달하고, 1천 명이 참석하는 교회는 그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것만을 보더라도 그 신자 한 사람 한 사람과 담임목회자를 볼 수조차도 없어 보인다.

# 위성방송을 통해 설교 듣는 신자들
더군다나 주일의 대다수 예배에서 담임 목회자가 설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위성중계를 통한 ‘TV’처럼 화면 통해 설교를 듣는 신자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일명, 지성전이라 일컫는 대형교회들이 서울^경기 인근의 각 지역에 ‘지부’ 형식의 교회를 세우고 재정, 인사, 행정 등 모든 권한을 예속하고 있는 형태가 바로 그것이다.
그 대표적인 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조용기 목사), 은혜와진리교회(조용목 목사), 온누리교회(하용조 목사), 광림교회(김정석 목사) 등이 대표적이며, 한국교회의 교단에서 ‘이단’(사이비성)으로 규정된 교회 중 서울성락교회(김기동 목사)와 만민중앙교회(이재록 목사)도 지성전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교회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직할성전을 포함하여 ‘지성전’으로 표현하는 지성전이 20개에 달한다. 또 은혜와진리교회는 31개가 있는데, 그 명칭을 모두 은혜와진리교회로 표현하고 괄호 안에 안양, 수원, 과천, 안산, 시흥 등 지역 명칭을 붙여 ‘교회당’으로 명명하고 있다. 온누리교회는 4개의 지교회를 형성하고 있으며, ‘비전교회’로 명명하면서 캠퍼스담당교역자로 목회자를 파송하고 있다. 광림교회는 일산과 분당 두 곳에 지교회가 있다.
반면 ‘이단’으로 명명되고 있는 서울성락교회는 지역예배당 28곳, 지교회 12곳, 교단교회 11곳 등으로 각각 구분하고 있지만 총 51개 모두는 지교회 성격으로 볼 수 있다. 만민중앙교회는 국내지성전 12곳을 포함해 38개의 지교회가 있을 정도로 이 두 교회는 최다수의 지교회를 형성하고 있다.

# 왜 독립적이지 못할까.
앞에서 언급한 형태의 지교회 체제를 구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 교회들의 항변은 “신자들이 원하는데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다. 한 명의 목회자가 카리스마를 행사하면서, “그 목사님이어야만 돼”라는 신자들의 인식에, 담임 목회자들이 흡족해 하고 뿌듯해 하면서, 신자들의 잘못된 교회론을 바로잡아주지 못하는 행태가 이들 대형교회들이 하루빨리 타결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예를들어 광화문에 본사를 두고, 각 지역별로 사업이 될만한 곳을 찾아 지점을 설치하고 인사를 파견하고, 수익의 창출 여부를 관리하면서 각 지점을 관리하고 확보하는 것처럼, “교회가 무슨 사업체인가” 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지성전 체제에 대해 비신자들조차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들이다.
종로에서 목회를 하는 J 목사는 “지성전은 무엇인가? 그것은 예루살렘 성전주의의 잔뿌리요, 시대를 빗나간 술주정과 같은 것이다. 예수는 삶이요 나라다. 예수는 탈종교의 출발점이요 인간우위 시대의 중심이다. 이 마을 저 동네마다 성격이 있는 교회들, 그만그만한 교회들이 모여 무리를 짓고 살림(삶)을 이루어가는 교회시대를 부르신 분이 예수시다”라고 말하면서 “교회가 무슨 사업체인가, 사람장사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J 목사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신자를 쇼핑몰 식으로, 저인망 고기잡이식으로, 사은품을 주어서 신자 몰아오기 식으로, 신자로 자기 욕심 채우기 식으로 하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라면서 “신자 잘못 가르치면 망하는 것이다. 타 교회 담임목사를 자기 교회 구역장보다 못하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신자들을 붙잡는다던데, 이것이 무슨 행태인가”라고 비난했다.
교회란 무엇인가. 성경말씀을 통해 교회를 설명할 때 각 교회의 지도자들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성전(聖殿)’이란 표현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신자는 그 몸과 연결되어 있는 ‘지체’들이어야 한다.
지체들이 무엇인가. 팔이나 다리가, 혹은 머리가 아프면 그 기능이 연결되어 있어서 아프다는 것을 알고, 때로는 몸의 다른 기능들이 그것을 보완하려 하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것이 지체이다. 내 얼굴과 몸통, 몸통과 각 지체들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지성전의 교회들을 한 번 보자. 지성전을 구축하고 있는 교회들의 대다수는 평균 예배 인원이 천 명 단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경이면 담임목회자가 장로나 권사, 집사의 이름을 아는 것조차도 어려운 지경이 되고 만다. 그 직분자들끼리도 서로 누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 수 없다. 그러니 직분이 없는 절대 다수의 신자 이름을 파악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만다.
이름 파악조차도 어려운 교회 공동체로 운영되다 보면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자가 건강한지, 그 가정의 문제나 신앙 성숙도는 어느 정도인지조차도 파악이 되지 않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개척해서 거대한 교회로 부흥성장을 시켜놓은 조용기 목사가 몇 해 전부터 70세가 되면 은퇴한다고 했다가 번복을 해서 75세까지는 교회의 결정에 따라 목회가 가능하도록 연장을 했고(기하성 총회 결의), 올해 총회에는 ‘평생 목회할 수 있다’는 조항을 헌법개정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 모든 결정은 조용기 목사의 ‘의중’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한 명의 교회 담임목회자가 총회 상위기관인 냥 하는 행태는 단지 이 교회 뿐이 아니다. 잘못한 것이 있어도 상회비(분담금)를 많이 내는 교회(출석교인이 많은)의 담임목회자가 잘못을 했어도 그 여파가 염려스러워 은근슬쩍 넘어가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어느새 신자가 많은 교회는 그만큼 목회자도 커져버린 것이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그렇게 키운 교회들은 대체적으로 교회를 개척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앞에서 언급한 지성전 체제를 갖춘 교회들이 하나같이 본인들이 개척한 교회다. 그래서 이런 저런 결정과정에서 담임목사의 의중이 곧 회중의 의견이 되고 마는 수가 적지 않다. 민주주의의 원칙 아래 다수결로 민감한 사안을 결정하다보면 소수의견자들은 어느새 ‘왕따’가 돼버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조용기 목사의 은퇴는 아무리 늦어도 몇 년이 걸리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맘모스 형태의 여의도교회 하나가 아닌, 지성전까지 물려있다보니 ‘은퇴’ 작업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20여 개의 지성전을 각각 독립시켜야 한다는 제안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제껏 여의도교회와 지성전에서 모아진 헌금을 통해 사용됐던 자금의 ‘씀씀이’, 인사 문제 등의 처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문제들은 단지 여의도순복음교회에 한정돼 있지 않다. 대형교회들, 지성전을 통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교회들의 행태 때문에 대다수의 ‘하나님의 생명인 교회’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상이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0년 사이에 기독교인이 14만4천명(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제의 근원으로 신자 개개인을 제대로 돌보고 양육하는 건강한 공동체를 지향하지 못한 대형교회의 문제를 꼽기도 한다.
대형교회는 주변의 중소교회들을 고갈시켜 쇠퇴케 하고, 대형 사고에 노출되기 쉽고, 대형 사고는 세상에 막대한 피해를 줌과 동시에 냉소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과시 소비의 유혹을 견디기 힘들고, 자체 유지 관리비의 비중이 계속 증폭되며, 물질적 기복 신앙을 선호하며 배금(拜金)사상의 포로가 되기 쉽다는 지적도 피해가기 어려운 문제다. 이런 교회일수록 목회자(당회장)의 영육간의 부담이 엄청나게 커서 제대로 존립하기 힘들며, 그런 교회는 치리(治理)와 감독 기능이 실종되기 쉽고, 집단적 자기 기만증에 시달리기 쉽고 성도들의 헌금이 잘못 쓰여져도 견제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런 대형교회 및 지성전의 문제를 지적하는 모습은 근래 4~5년 사이에 교계 내에서 간간이 지적되고 있지만 지성전 체제를 갖추고 있는 교회들이 이 문제를 전면 수용하고 개선하는 몸짓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양승록 기자

*공고 지성전교회 및 대교회주의 극복을 위한 좌담회를 본사세미나실에서 열고자 합니다. 관심있는 분들, 해법을 나눌 분들은 함께 해주십시오(02-3676-3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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