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돈 목사 `회고록' 〈37〉나의 삶, 나의 목회

금식기도 기간 35일째 되면서 본래 눈이 나빴던 나는 시력을 잃게 되었다. 그 전에는 성도들의 면회를 거의 사절했는데 시력을 잃은 뒤에는 성도들을 만류할 방법이 없었다. 또한 찾아온 성도들의 얼굴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음성을 통해 누가 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눈이 약하기 때문에 몸에 영양이 떨어지자 눈으로 나타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내 경우에 한하는 체험이기도 했다.
나는 성도들과 약속한 대로 40일을 채우지 않고 38일 만에 하산하였다. 눈이 안보여서 수원 기독병원 원장인 조준구 집사가 앰뷸런스를 가지고 와서 그 차에 실려 돌아오게 되었다. 돌아와서는 미음 물을 마시고 사과도 반쪽만 즙을 내어 마셨다. 조 집사의 권유로 죽도 먹지 않았으며 내려오자마자 오렌지주스가 그렇게 마시고 싶었지만 그것도 막아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 3일이 지난 뒤에 묽은 죽을 먹었으며 6일째 되는 날부터 죽을 먹기 시작해 9일째 되는 날 처음 밥을 먹었다. 금식기도 35일째 되던 날부터 시력을 잃었던 눈이 집으로 돌아와 미움을 먹으며 3일이 지나자 먼 산이 보이고 벽이 보이고 다음 날은 신문의 큰 글자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시력이 완전히 회복되었다. 이렇게 조심해서인지 금식기도 후의 회복과정이 너무 순조로웠다.
산에서 내려온 후 첫 번째 주일 낮 예배는 180명이 모여 금식기도 들어가기 전의 90명에 비해 두 배나 많은 사람이 예배를 드렸다. 내 모습을 본 성도들이 울음을 터뜨려서 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너무 송구한 시간이었다. 성도들은 내가 말 만 해도 은혜가 될 정도로 너무 감격스러운 예배였다. 그 날 하루에 들어온 축하 화분이 40개가 넘었고, 수원에서는 처음 장기 금식기도를 했기 때문에 타 교회 성도들 중에도 내 모습을 보려고 우리 교회의 예배에 참석한 성도만도 수 십 명이나 되었다.
 금식기도 후 집으로 돌아온 며칠동안은 새벽예배 인도를 못했지만 주일 다음날부터는 새벽예배를 인도했다. 새벽예배 시간에 기운이 없어 안수를 의자에 앉아서 했는데, 손을 얹기만 했는데도 축농증이 낫고 관절염이 낫고 치질이 낫는 등 많은 환자들이 치유되는 표적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 뿐 아니라 성령세례와 하나님 체험도 다양하게 이루어져서 150여 명의 성도가 정착하는 교회부흥이 이루어졌다. 38일 금식기도는 내 개인과 교회 부흥의 불씨가 된 유익하고 소중한 은혜의 기회였다. 내가 산에 가 있는 동안 교회의 성도들이 조를 짜서 밤마다 기도가 이어져 이미 부흥의 기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금식기도는 여러모로 유익하고 참으로 필요한 기도였다.
이 때부터 부흥회 강사로 초청 받기 시작하여 연중 내내 부흥회를 인도하는 또 다른 은사를 경험하였다. 교회가 크든 작든 초청하는 교회마다 사양하지 않고 열심히 집회를 인도했더니 내가 먼저 은혜 받게 되었고, 초청한 교회도 유익한 은혜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였다. 부흥회를 다니면서 느낀 일이지만 부흥회를 인도한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님의 허락이고 하나님의 섭리였기 때문에 그 교회의 초청보다 하나님 나라 확장이나 글자 그대로 개 교회 부흥을 위해 충성되게 헌신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부흥회에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은 내 개인이 하나님께 받은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부흥회를 인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부흥강사로 하나님이 세우시는 사람마다 그가 전해야 하고 그가 감당해야 하며 그 개인만이 가르쳐야 하는 하나님이 주신 말씀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해마다 강사를 초청해서 부흥회를 갖는 교회도 강사에 따라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다르고 강사를 통해 받는 은혜도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된다. 부흥회에 참석하는 성도들도 강사에 따라 은혜를 받는 모습이 다양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또한 부흥회는 공의로워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자기에게 주신 말씀을 정직하게 전하는 강단이 되어야 한다. 교회 분위기나 목회자의 입장에 매여 치우치는 부흥회가 되면 우선 본인이 괴롭고 말씀도 능력을 잃게 마련이다. 또 준비된 설교나 하나님이 허락하신 영감의 말씀을 담대하고 정직하게 전하는 일에도 성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부흥회가 성도들의 심령 부흥과 교회부흥 외에 다른 조건으로 적용될 때 그 부흥회는 영감을 잃게 된다. 다시 말하면 교회 분쟁의 해결 방안이나 목회자 개인의 유익을 위한 부흥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흥회는 순수하게 성도들의 영적 부흥을 위하고 교회 전체가 은혜를 받는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 부흥회를 계획한 교회와 강사, 성도들이 하나로 묶여 성령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먼저 준비기도를 많이 할수록 좋고 강사도 집회 인도를 위한 기도를 꾸준히 지속할수록 좋다. 하나님의 섭리가 마음껏 펼쳐지고 성령의 임재가 자유로운 부흥회가 될 때 그 부흥회는 성공적인 성회가 될 수 있다.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고 힘써 기도하는 모임이라면 하나님께서는 우리보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은혜를 주시기를 기뻐하시기 때문이다. /은평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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