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돈 목사 `회고록' 〈46〉나의 삶, 나의 목회

목회자라면 누구나 교회를 부흥시키고자 하는 마음에는 한결같다. 그러므로 교회부흥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앞다투어 자기 교회에 도입하고 자원해서 훈련받고 부흥을 위한 목회개발에 열중하기 마련이다. 교회부흥의 조건이라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우선 조건이라고 표현하기로 한다. 교회부흥은 하나님의 허락이라는 큰 명제에는 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다. 또한 목회자의 강단이나 신앙인격이나 영성이나 지도력도 중요하다. 그 외에도 좋은 교회 위치와 예배 공간인 예배당도 빼놓을 수가 없다. 또 중요한 것은 교회의 은혜로운 분위기이다.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성도들이 영성으로 묶이고 은혜생활이 자리 잡힌 사람들이 주축을 이루어야 한다. 전체 성도들의 성향이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부흥을 위한 하나의 마음으로 이끌려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이 원하는 교회요 하나님을 사랑하는 교회이다.
이러한 조건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교회는 소리 없이 부흥하고 잡음 없이 성장한다. 목회자는 복 받은 사람이 되고 성도들도 복 받은 교회로 표현할 수 있다. 교회부흥에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교회부흥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아니다. 목회자와 성도들이 하나가 되고 하나님의 뜻에 잘 순종하는 교회라면 부흥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기에 더 추가할 일이 있다면 교육목회를 통해 일꾼을 양성하는 일이다. 성도의 수가 많아지고 양적인 성장을 하게 될 때 소그룹 리더가 앞서 양성이 되면 교회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 물론 일꾼 양성은 소그룹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신앙과 지도력만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먼저 개인 신앙이 자리 잡힌 사람이어야 하고 스스로 영적인 생활에 자급자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경건생활이 지속되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만 자기 신앙을 책임지고 믿음이 약하고 어린 성도들을 보살필 수 있는 양육자의 사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그룹의 리더가 되기는 쉽다. 그러나 자기 주변 사람들을 양육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데는 상당한 기간 정규적인 과정을 거쳐 훈련된 사람이어야 한다.
이러한 사람들을 길러내는 방법으로 한국교회에서 통용되는 표현이 있다. 그것이 바로 제자훈련이다. 제자훈련을 전문적으로 구분하면 성경공부 인도자를 길러내는 제자훈련, 영혼을 구원하는 전도자를 길러내는 제자훈련, 일정한 목표를 가지고 교회 일꾼을 길러내는 제자훈련, 새 가족 양육을 위한 제자훈련, 인격성장을 위한 제자훈련,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게 하는 경건생활을 위한 제자훈련 등 다양한 주제를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제자훈련의 한 과정을 거쳤다고 완성된 제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단순하게 한 제자훈련을 거쳐 체계적인 자기성장의 사람으로 양육된 데 불과하다. 그러나 누구든지 제자훈련 과정의 한 텀을 수료할 때마다 일반 성경공부와는 달리 자기 스스로나 주변 사람의 느낌에도 영적으로 자리 잡힌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자훈련이 유익한 방법이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제자가 되는 것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으로 된다. 제자훈련은 몇 개월로 끝나는 단기도 있고 몇 년으로 끝나는 장기도 있다. 그러나 그 어느 방법도 제자훈련을 완성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제자훈련은 모든 교회에 반드시 필요하고 모든 성도로 하여금 훈련과정을 거치게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사도행전 6장 1절과 19장 1절에 보면 예수님의 열두 제자만 제자로 부른 것이 아니라 믿는 자를 제자로 불렀다. 다시 말하면 신약교회는 신자로 기르지 말고 제자로 기르라는 뜻을 밝혀준 말씀인 것이다. 교회는 믿는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 아니고 그리스도의 제자를 길러내는 곳이다. 모든 성도를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게 하자.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게 하는 일을 두려워하거나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제자 양육을 위해 모든 교역자들이 동참했으면 한다. 앞에서도 말한 것 같이 완성된 제자를 목표로 할 때 제자훈련에 대한 부담이 생기고 훈련 자체에 대한 의욕이 꺾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아무도 온전한 제자훈련을 책임질 사람은 없다. 제자훈련에 대해 지나친 책임감으로 제자훈련을 기피하지 말자. 또한 제자훈련을 위한 대상에 대해서도 일정한 제자훈련이나 잘못된 제자훈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으면 한다. 제자훈련반을 선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누구나 다 제자훈련생으로 양육해야 하는 것도 반드시 감당해야 할 교역자의 사역이다. 학력이나 연령이나 신앙의 깊이가 제자훈련생으로 선발되는 조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조건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제자훈련 과정은 다 가능하다. 훈련과정이나 훈련과목은 바뀔지라도 모든 성도에게 제자훈련의 다 허락할 수 있는 제자훈련반을 구분하면 된다. 모든 성도가 제자훈련 과정을 거쳐 그리스도의 제자로 자신 있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목회자의 사명이다. 성도를 믿는 자로 기르지 말고 제자로 기르자.
/은평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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