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間島)는 `사이 섬'이란 뜻이지만 섬은 아니다. 흔히 두만강 북쪽을 북간도(동간도)라 하고 압록강 북쪽은 서간도라고 부른다. 북간도의 동쪽은 연해주다.

만주는 원래 지역이름이 아닌 민족 이름이다. 1635년 청나라의 2대 황제 홍타이지(청태종)는 `여진'이라 불리던 자기민족을 `만주'라고 부르도록 명했다. 여진말로 만주가 무슨 뜻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들이 살던 지역을 만주(滿洲)라고 한자로 음사(音寫) 하여 부르게 되었다. 그러다가 1932년 세워진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의 영토를 일컫는 것이 오늘의 만주가 된 것이다.

현재의 간도는 이 만주 지역에 포함되고 있지만 원래는 만주와 조선반도와 연해주 사이의 방대한 지역이다. 이곳은 한국 민족이 개간하여 살던 곳이며 특히 구한말 많은 애국지사들이 항일운동을 하던 곳이기도 하다. 이 간도가 중국의 영토가 된 것은 1909년 9월 4일 일제가 만주 철도 부설권을 받는 조건으로 간도를 청에 넘긴 간도협약 때문이다.

금년으로 간도협약 체결 100년이 된다. 국제법상 한 나라가 어떤 땅을 100년 동안 실효적으로 지배하면 영유권이 인정된다.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한 일제가 청과 맺은 간도협약은 원천 무효다. 그런데도 한국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에 100년 시효를 중단시키는 소송을 내 중국의 간도 영구소유를 막지 못하고 있다.

통일이나 북핵 등의 문제로 중국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중국이 고구려까지 자기 역사라고 억지 주장하는 동북공정의 배경에는 간도 문제가 깔려있다. 협약 100주년이 넘어서면서 간도가 영구히 중국영토가 되는 것을 알고도 정부가 침묵하는 것은 너무나 나약한 처사가 아니할 수 없다. 국제 역학 관계로 정부가 못한다면 교회가 시민단체와 연합해서 간도협약을 무효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해야 한다.

1885년 간도(間島)국경회담 조선 대표 이중하는 청나라 대표가 간도 땅을 넘기라고 요구하자 “차라리 내 목을 쳐라 국경선을 한 치도 내 놓을 수 없다”고 맞섰다. 청나라가 1712년 세운 백두산정계비 동위토문(東爲土門)의 토문이 두만강이라고 우겼지만 이중하는 송화강 지류라고 끝까지 주장해 회담은 결렬되었다. 이중하는 1910년 나라를 잃자 아들과 함께 고향인 경기도 양평으로 내려갔다. 일제는 그에게 훈장과 퇴직 은사금 3,000원을 내렸지만 그는 분노하여 돌려보냈다.

일제가 후작 작위까지 주었지만 그는 “눈이 멀어 받지 못한다”고 거절했다. 일제가 그를 잡아다가 눈에 송충이를 집어넣었어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고 눈을 부릅떴다고 한다. 청나라와 간도 국경회담에서 청나라의 요구를 거절한 그가 일제와 청나라의 간도 협약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분했을까. 가히 송충이 따위가 그의 분노한 눈을 감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백두산정계비는 1931년 7월 28∼29일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다. 백두산 조사 활동을 하던 일본인들이 정상에 올라갈 때 본 비석이 내려올 때는 없어졌다는 것이다. 간도 파출소에 근무했던 일본 국제법학자 시노다 지사쿠는 목격자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간도는 조선땅'이라는 책에 적었다. 시노다는 일본이 국경수비대를 시켜 만주침략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경계비를 없앴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간도협약은 무효다. 간도는 우리 땅이다.

정부가 입을 다물고 있다면 교회가 나서야 한다. 간도 문제 뿐만 아니라 티베트 문제, 위구르 문제, 북한의 인권문제, 탈북자 문제 등 인류 보편적 가치에 어긋나는 문제에 대해 한국교회가 과감하게 지적하고 바로잡도록 국제 사회에 호소해야 한다. 정교분리라는 일제 식민통치의 잔재에서 벗어나 지구촌 시민사회의 선지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100년 전 탈아입구(脫亞入歐)라는 외교노선을 정하고 아세아를 탈피해 서구 지향적이던 일본이 50년 만에 이룬 정권 교체를 계기로 탈미입아(脫美入亞)라는 새로운 길로 바꾸려 하고 있다.

이는 결국 일본의 재무장과 군사대국의 야망을 드러낸 것이라 하겠다. 한반도는 일본과 중국과 러시아와 미국에 끼어있는 영원한 간도(間島)인가. 간도협약 100주년을 맞아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한국교회의 역할이 새삼 중차대함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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