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들어온 초기의 선교사들은 특별히 한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조선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만주와 일본에서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여서 직접 들고 들어왔다. 이것은 선교의 역사에서 극히 드문 일에 속한다.

보통은 선교사들이 먼저 선교지에 들어가서 그 나라 언어를 배우고 성경을 번역하는 것인데 조선이라는 나라에는 이미 성경을 번역하여서 선교사들이 들고 들어온 것이다. 더군다나 중국에서는 조선 사람들이 로스 선교사를 도와서 성경 번역하는 일을 하였고 그들에 의해서 또 이 성경이 선교사들 보다 먼저 조선 땅에 전파되었다. 이렇게 성경을 조선으로 가지고 들어온 사람들을 책을 파는 매서인이라고 불렀는데 그 첫 매서인 중에는 서상륜이라는 분이 계셨다. 이 서상륜에 의해서 황해도 솔내 지역에 1884년 조선인에 의해서 먼저 교회가 설립되었다.

이 서상륜의 집에 1888년 게일 박사라는 선교사가 찾아왔다. 그는 캐나다인으로서 토론토 대학 YMCA의 후원으로 조선에 왔는데 뜻한 바가 있어서 먼저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조선어만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은 것이다.

그는 현지어를 배우는 일이 선교에 가장 먼저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서상윤의 집에서 조선어를 상당히 잘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머물며 언어와 조선의 관습을 배웠다. 그러면서 철저히 한국음식만을 먹으며 조선을 배워간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는 조선어에 아주 능통한 사람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언어학자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 특히 1897년, 즉 조선에 온 지 불과 9년 만에 최초의 영어사전인 “한영대자전(Korean-English Dictionary)”을 출간하였고 그 외에도 한국의 많은 고전을 영어로 번역하여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였다.

예를 들어 `한국풍속지', `구운몽',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등을 영어로 번역하였고, 또 `천로역정'과 같은 책은 한글로 번역하였다. 또한 `한국어의 변천(Korean in Transition)', `한국근대사', `한양지' 등의 저서도 남겼다. 즉 그는 한글을 그냥 배웠을 뿐만 아니라 한글을 연구하여서 우리 조선 사람들 보다도 더 깊은 저작들을 내 놓고, 조선의 문화와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귀한 일을 감당한 것이다.

이러한 한글에 대한 그의 관심은 한 선교보고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그것(한글)은 너무나 쉬웠기 때문에 결코 쓰여지지 않고 멸시만 당했다. 여자들조차도 한글을 한 달쯤이면 배울 수 있으니, 이렇게 쉬운 글자, 이런 보잘 것 없는 글자가 어디 쓸 데가 있는가?

하나님의 신비로운 섭리로 그것은 성경과 기독교 문서들을 기다려 왔다. 4백 년 동안이나 잠에 빠져 거의 쓸모없었던 이 놀라울 정도로 쉬운 언어가 이제 깨어나 그리스도의 놀라운 일들을 말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것을 `천한 말' 언문이라고 부르니, 그것은 이것이 중국 상형 문자에 견주어 너무나 간단하고 쉽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틀림없이 인생의 천한 것들을 사랑하시며, 그리고 쓸모없는 것을 들어 이미 있는 것을 없애신다.”고 게일 선교사는 놀라운 역사적 통찰력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다.

즉 외국인으로서 이렇게 좋은 글을 만들어 놓고서는 400년을 쓰지 않고 있었다는 것은 이 글이 복음을 기다려 왔다고 밖에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선교사가 바라보고 있는 한글에 대한 생각이었다. 이러한 생각에서 게일 선교사는 한글운동을 이 땅에서 조선 사람들보다도 더 열심히 펼쳤고 그 결과로 개신교가 한글운동을 통해서 구한말의 시대를 살던 조선 사람들을 계몽하고 일깨울 수 있었던 것이다.

종교는 이와 같이 사회변동의 능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변화가 필요한 곳에서 종교는 종종 그 근간을 뒤흔들어 놓는 일들이 있다. 기독교는 이 땅에서 그러한 일을 감당했고 그 중심에 바로 이러한 한글 운동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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