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추억을 선물로 만들어 주는 성탄절이 되도록 하자.

그동안 맞이했던 성탄절 중에서 가장 오래된 기억이 하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정도로 기억한다. 성탄절예배를 마치고 형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수지 얼음 위에서 미끄럼을 타며 놀았다. 그런데 둘째형이 그만 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 때 형은 물에 빠지면서도 교회에서 선물로 받은 건빵을 든 손을 높이 쳐들었다. 그 당시에는 겁이 나고 무서운 일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형의 그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그 그림이 떠오를 때마다 너무 행복하고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작은 에피소드이지만 그날의 모습은 성탄절이 나에게 선물로 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나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성탄절에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성탄절이면 가까이에 계신 분들께 좋은 추억을 선물로 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좋은 추억을 선물로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생각이 굳으면 안 된다.

옹달샘드롭인센터는 영등포역 근처에서 노숙인들에게 잠자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 해마다 성탄절이 되면 영등포역과 우리 센터에는 여러 가지 행사와 선물이 오고간다. 그때마다 나는 어릴 적 일을 생각하며 선물을 받는 분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노숙인들은 내용보다 선물에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평소 외면 속에 지내다가 성탄절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선물을 보내오는 날!

그래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매년 돌아오는 성탄절 행사를 선물 주고 받는 날, 일 년에 한번 있는 그런 연중행사로 생각해 왔던 것 같다. 그런데 며칠 전 센터를 이용하는 노숙인 한 분이 하신 말씀에 가슴이 뭉클했다. 그분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목사님 성탄절마다 찾아오는 그 교회 이번에도 올까요? 선물 준다고 해서 갔는데 그 곳에서 예수님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습니다.”

난 그때 깨달았다. 언제부턴가 노숙인들을 섬기는 일을 직업적으로 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성탄절을 연 중 행사로 여겼지만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진실하게 일하고 계셨음을 그분은 나에게 일깨워 주셨다. 성탄절마다 찾아오는 그 교회가 이분에게 선물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나심을 기다리는 마음을 심어주었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을 나는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


좋은 추억을 선물로 주려면 효과나 실적에 편중되면 안 된다.


성탄절 행사를 앞두고 많은 효과를 나타내려고 했던 나의 잘못이 크다. 몇 명이 모였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은연중에 후원하는 교회에 성과를 보고하기 위한 과욕이 앞섰다. 당연히 결과에 대한 보고는 필요했다.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실적을 평가받으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았다. 혹시나 후원이 끊어지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늘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교회들이 후원하는 선교단체나 복지시설에 지나치게 실적이나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은 고쳐져야 한다. 그런 부분은 일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이 굳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마음이 굳어지면 낮은 자리로 오신 예수님의 소박함 전하는데 지장이 있다. 나는 올해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또 하나의 큰 선물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다.


그것은 센터를 방문한 그 노숙인이 나의 옛 초심을 찾아준 것이다. 이 일로 인하여 나는 이번 성탄절 더 소외되고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볼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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