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염려하는 사람들은 이즈음의 젊은이들을 보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안타까워하고 있다. 먹고 살기가 편해진데다 아이를 한두 명밖에 낳지 않는 세태 탓에 과보호된 이들은 인내력도, 절제심도, 이웃을 배려하는 힘도 없기 때문이다. 수입도 없으면서 고급스런 취향 때문에 낭비가 심하다. 자기의 욕망이 채워지지 않을 때, 남의 탓을 하며 분노에 휩싸이는가 하면, 쉽게 우울증에 빠지고 병적 자폐증을 앓기도 한다. 그나마 군 입대의 의무 덕에 훈련의 시기를 갖게 된 것은 다행이다. 전에 비하면 군 생활이라고 할 수도 없이 부드러워졌다고 하는데도, 의지가 약해진 이즈음의 아이들이 혹 상처라도 받아 사고를 낼까봐 담당자들은 여간 조심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약해빠진 젊은이들에게 우리의 앞날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전쟁 이후 세계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완전히 파괴된 가난한 나라에서 오늘의 풍요를 일구어 낸 부지런하고 강인한 한국인의 저력이 너무 빨리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

예예동산에 함께 머물고 있는 우리들 일곱 명의 복음으로 살아난 어른들은 이 문제를 조금이라도 풀어가기 위해 십대와 이십대의 청소년들을 각각 열 명씩 초대했다. 각각 일주일, 사흘씩 함께 살며 시간을 보내면서 삶과 꿈을 나누었다. ‘삶·말씀·공동체’가 우리의 주제이다. 우리의 생각은 젊은이들이 복음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데 일치했다. 교회들이 성경학교를 통해 아이들을 복음 앞에 세우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은 알지만, 그 힘이 그리 강력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일을 저지른 것이다.

우리 주위의 아이들이 모였기 때문에 거의 모태교인이었다. 예상대로 기독교 가정의 아이들이었지만, 복음을 확실히 모르고 있었다. 십대의 아이들은 프로그램 중에 제주도 올레 길을 사흘 동안 걸었다. 올해 유난히 춥고 눈발이 흩날리는 길을 하루 종일 걷게 한 것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모든 기획과 준비를 하도록 하고, 따라나선 목사님은 묵묵히 보호자 노릇만 했다. 그 거친 여정 속에서 아주 친밀해진 아이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었고, 죄와 구속의 은혜와 거듭남의 신비를 가르쳐 줄 수 있었다.

청년들은 직장 때문에 긴 시간을 함께 하기가 어려워서 금, 토, 일 사흘을 함께 보냈다. 우리 모두는 복음으로 인해 변화된 우리의 삶을 열어 보이며, 사명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기쁘고 성실하게 생기에 넘쳐서 살고 있는지를 증거했다. 피곤하고 지친 젊은이들에게는 산 증거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십자가의 보혈이 우리를 구원했으며, 이제는 죄의 종이 아니라, 죄로부터 해방되어 의에게 종이 된, 분명한 복음을 가르쳤다. 우리의 삶을 통해 송축 받으시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께 속한 우리의 실존을 확인했다. 청소년들은 행복해 하며 헤어졌다. 이제 그들은 피동적으로 끌려다니며 살지 않고,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하늘에 속한 자로 성령의 열매를 맺으며 살아가도록 지속적으로 도우며 기도할 것이다. 교회교육에 대한 여러 관점이 있겠지만, 이 다급한 때에 복음을 수혈할 수 있는 응급실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기독교 문화, 치유 프로그램, 성도 간의 교제 등 이 시대의 교회가 감당해야할 많은 측면이 있으나, 생명이 살아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쓸 데 없는 짓일 뿐이다. 기독교 가정에서 낳고 자랐으나 오히려 거듭나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짜증스럽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으며, 부모덕에 누리는 풍요와 안정된 생활이 자신과 사회에 오히려 병폐가 되고 있다.

우리의 조국이 한국전쟁의 비극을 극복한 힘은 기독정신이었고, 예수를 품은 거듭난 기독인들의 충성스런 헌신이었다. 젊은이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복음 앞에 세우는 일만이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다. 이 일은 대형 교회의 프로그램으로는 어렵다. 젊은이들을 직접 깊이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숙식제공이 가능한 예예동산이 이 일을 감당하기에 합당했다. 살 길은 오직 복음으로 우리의 아이들을 거듭나게 하는 일이다. 모두 이 일에 덤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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