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시간을 장애를 입었다는 이유로 냉대와 소외를 받아오며 살아야했던 이 땅의 장애인들, 그들에게는 눈물과 한숨으로 살아온 시간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장애로 인해 배움의 기회도 많이 갖지 못하고, 이는 가난과 연결되는 결과를 가져오다보니 이들의 마음이 점점 세상을 향해 닫히고 자신과 세상의 울타리를 높이 쌓고 살아온 세월이기도 하다.

성경은 장애에 대하여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부모의 죄도 아니요, 자신의 죄도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얼마나 그들이 죄인인 것처럼 대했던가. 그들이 세상에 나와 활보하는 것조차 싫은 이 땅의 사람들은 아직도 그들에게 우리 옆에 오지 말라 한다.

우리지역에 장애인 시설이 들어온다고 지역 주민들이 4년째 농성을 하고, 공사를 못하게 하다가 올해 겨우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는데 마음이 아팠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주위에 땅값이 떨어진다는 것과 아이들 교육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었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며 미소를 지을지 모르지만, 우리 의식 속에 장애인과 더불어 살고 싶지 않은 마음가짐을 여전히 갖고 있다면 결코 선진국이라 말할 수 없다.

내 아이, 내 가족 중에 장애인이 없다고 함부로 말하고 행동함으로써 장애인들의 가슴에 얼마나 피멍을 들게 하는지 우리는 의식조차 못하며 살고 있지나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장애인 교회를 개척하여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이 땅에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몸으로 겪으며 왔다. 또한 장애인들이 기도하고 싶고, 쉬고 싶어도 마음대로 가서 쉴 수 있는 시설도 많지 않는 현실인 것 또한 목도하는 바다. 어디로 가야하나, 여행을 떠나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건강한 사람들도 가기 힘든 여행을 간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하고, 매년 수련회를 가는 것에 대해서도, 현실이 어려운데 왜 매년 가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건강한 사람들은 힘들 때 기도원도 갈 수 있으며, 여행도 갈 수 있는데 장애인들이 떠나는 것을 경제논리로만 얘기할 때는 마음이 아프다. 행여 떠난다 해도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 밥을 먹을 수 있는 곳도 적고, 숙박시설도 계단이 많아 지방에 가면 숙식 문제로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물론 건강한 이들도 힘든 세상이라 말한다. 맞는 말씀이다. 그러나 건강한 이들은 건강을 더 가졌으니 건강치 못한 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팔을 쓰지 못하고 세상을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이 들고, 발을 쓰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하고 힘든 것인가를 건강한 이들은 잘 모른다.

우리는 수련회를 통해 장애 체험을 한다. 눈을 가리고 운동장 한 바퀴를 돌며 느끼는 것은 `본다'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가를 느끼게 하며, 휠체어를 타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것이 얼마나 힘들다는 것도 경험하며 다시금 감사를 고백한다. 그리고 장애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건강을 나누는 것은 다름 아닌 `생명 나눔'이라 생각한다.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제정된 지도 2년이 지났다. 많은 부분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끼고 있는 것은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교회에서 장애인을 대하는 모습, 개역성경에서 보여주는 언어의 표현들과 교인들이 생각하는 장애인의 영혼에 대한 사람의 방식들이 여전히 우리를 아프게 한다.

교인들과 어렵게 기도원 집회에 간 일이 있었다. 강사 목사님은 교계에 중진이셨는데 설교 중에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어찌나 많이 쓰는지 교인들에게 민망하여 혼난 적이 있었다.

장애인도 영혼의 무게는 우리 건강한 사람과 결코 다르지 않다. 육신의 장애를 영혼의 장애로까지 넘겨짚는 것이야말로 오늘의 교회와 비장애인 그리스도인들이 갖고 있는 진정한 `장애'가 아닐까? 혹시 장애인에 대하여 편견과 이기심을 가지고 대하지나 않았는지, 때로는 교회의 구조나 편의시설의 부족으로 장애인에게 소외감을 주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그들을 배려하지 않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교회행정과 사랑을 나누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시정해야한다. 당연히 장애인들을 선교하고 그들의 영혼도 주님이 찾으시는 영혼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단순히 구제의 대상도 아니요, 동정의 대상도 아니다. 주님이 사랑하는 영혼임을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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