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故 최진실의 남동생 최진영의 자살은 다시 한 번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그의 죽음은 유명연예인으로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극적인 남매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그가 적극적인 신자는 아니었다 해도 기독교인이어서 십자가를 표지로 한 기독교적인 장례로 치러졌다.

이는 젊은 연예인의 죽음을 넘어 기독교인의 자살이라는 점이 사회에 부각된 것이다. 이를 본 어느 목회자는 십자가가 크게 보이는 것이 부끄러웠다고도 했다. 아마도 그의 자살은 천안함의 사고만 아니었더라면 더 크게 사회적인 파장을 몰고 왔을지 모른다.

이제 우리 사회는 자살한 유명 연예인들이 대개는 기독교인이라는 점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기독교인의 자살이 몇몇 연예인들에게만 국한되는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 더욱 우리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기독교인의 자살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필자는 상담치료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몇몇 목회자들과 한 해 동안에 기독교인의 자살이 어느 정도 일어나는가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그때 어느 목사는 자신이 맡고 있는 교구에서 작년 한 해 동안에 자살한 성도의 장례를 6건이나 집례했다고 했다. 그는 6천여 명 정도의 교세를 가진 교회의 부목사였다. 그것이 한 교구에서 일어난 자살이라면 그 교회에서는 수십 명이 된다는 추정이 가능할 것이다.

천 명 정도의 교세에서 부목사로 사역하고 있는 어느 목사도 자신이 한 해 동안에 4건의 자살로 인한 장례를 집례했고, 또 다른 목회자도 같은 정도를 말했다. 이는 기독교인 자살의 집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작은 통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면 교회에서 다른 사고사로 덮고 있기는 해도 상당한 교인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만드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에도 자살한 교인들의 유가족들의 상담을 서너 건을 다루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아픈 것은 삼십대 중반의 남자성도가 5살의 어린 딸과 아내를 두고 자살한 사건이었다. 그는 실직으로 인한 절망적인 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아무런 유서도 남기지 않은 채 자살했다. 아들이 자살한 어느 권사님의 상담도 동일한 성격이었다.

그리고 남편이 자살하여 상담했던 어느 집사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자살한 교인들의 문제에 대하여 우리는 아직도 개인 신앙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기독교인의 자살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기독교인 자살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필자는 “기독교인이 왜 자살하는가?”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이미 해묵은 논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지금이라도 목회적인 차원에서 어떤 자살예방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만을 말하고 싶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려는 일환에서인지 최근에 가톨릭에서는 평신도 상담사를 양성하는 일을 추기경 산하에서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한 해에 1백 명씩 2년의 교육과정을 통해서 양성하고 있는 중에 3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교육을 마치면 각 교구로 파송되어 상담역을 담당한다고 한다. 그리고도 유능한 상담자로 인정되면 3년의 교육과정을 더 마친 후에 가톨릭에서 인정하는 “전문상담사”로 사역하게 된다고 한다. 이는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는 교인들의 다양한 심리적인 문제들을 인식하고 사목의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 교회의 목회적인 대응책은 어떤가? 삶에서 위기를 맞은 교인들의 목회적인 돌봄은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가? 자살한 가족의 유가족은 물론, 각종 사고를 당한 가족은 우울증상태에 있게 된다. 이 가족들의 돌봄은 체계적으로 되고 있는가 말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우리의 목회가 얼마나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는지를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더 많은 교인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 일어나 목회적인 비난이 더욱 거세어지기 전에 교회적으로 자살예방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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