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중국 선교활동을 다녀왔다. 적지않은 지하 신학교에서 학생들과 여러 지역에서 올라 온 목회자들을 모아놓고 낮에는 강의를 하고 밤에는 집회를 인도했다.

나는 태어나서 그렇게 열악한 시설의 학교를 본적이 없다. 마치 북한의 포로수용소를 보는 듯 했다. 폐허된 공장 같은 곳에서 백 여 명이 숨어 지내며 공부한다. 방학이 되기까지는 대부분이 그 좁은 공간 속에서 갇혀 지내다시피 한다. 화장실이나 세면 시설, 숙소 등은 한국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런 시설에서 어떻게 그 많은 젊은 남녀 학생들이 사고 없이 살아갈 수 있는지…. 주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그 학교는 시설은 최악이지만 영적 뜨거움은 최고였다. 한국과 선교지의 많은 신학교를 다녀 보았지만 지금껏 그렇게 뜨거운 신학교를 본적이 없다. 강의 시간이 부흥회 시간이었다. 성경을 읽는 소리는 중국 영화에 나오는 군인들의 우렁찬 호령소리 같고, 합심 기도 소리는 하늘을 찌른다.

얼마나 진지하게 열심히 강의를 듣는지 가르치는 이도 배우는 이도 자주 눈물을 흘린다. 매끼 마다 식사하는 시간에 한 반에서 한 사람씩 돌아가며 금식하며 기도한다. 금요일 아침은 전교생이 금식하였다. 쉬는 시간에도 곳곳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학생과 걸어 다니며 성경 읽는 학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기도소리가 아침을 깨우고 밤늦게까지 기도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그들 중에는 여러 지역에서 찾아온 시골교회 목회자들이 있었다. 이곳 저곳에서 열댓 시간씩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며 올라온 시골교회 사역자들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입석으로 온다고 했다. 그들은 한 교회 또는 여러 가정 교회를 거느린 지도자들이다. 대부분 신학을 공부하지 못하고 교회 없는 지역에서 가정교회를 시작한 사역자들이다.

농사일과 직업을 가지고 일하면서 교회 사역을 하는 그들의 모습은 시골 아저씨, 아주머니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주님을 향한 사랑과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73세나 되는 어르신도 와서 어린아이처럼 열심히 배웠다.

마지막 밤 집회 시간에는 초대교회와 같은 역사, 우리나라 70년대 기도원과 같은 뜨거운 역사가 있었다. 사도행전 1장의 성령강림을 사모하며 전심으로 기도한 백이십 문도처럼 온 힘을 다하여 전심으로 부르짖자고 했더니 정말 그들은 순수하게 순종하였다. 좁디좁은 공간에서 백이십 여명이 힘을 다하여 부르짖었다. 땀이 온몸에 비오듯 했다. 산소가 부족한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나중에는 탈진하여 쓰러지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날 밤에 많은 사람이 방언을 받았다며 좋아했고 여러가지 은혜 체험을 간증하였다.

그들의 말씀과 은혜를 사모하는 모습, 그들의 순수하고 뜨거운 열정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중국교회가 한없이 부러웠다. 현하 중국이 여러가지 면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는 이유를 중국 교회를 보면서 알 것 같았다. 그토록 주님을 사모하고 말씀을 사모하는 중국 교회를 주님께서 축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7,80년대의 순수함과 열정, 그리고 거기에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여러가지 축복이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부럽고 아름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다. 하나님의 축복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방인 선교사 사도 바울이 이방인들이 주께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기뻐하면서도 복음을 떠나 멸망 길로 가고 있는 자기 민족 때문에 근심하며 고통스러워했던 바로 그 심정이었다(행 9:3).

하나님은 가난하고 불행했던 대한민국에 넘치는 복을 주셨다. 기적같은 은총을 베풀어 주셨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속히 주님을 떠나고 있는 것일까? 한국 교회의 첫 사랑의 열정과 겸손, 그리고 순수함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세계 기독교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교회의 부흥과 열정을 다시 회복할 수는 없는 것일까? 쇄락의 길로 가고 있는 한국교회를 어찌하오리까?

주여,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한국교회를 다시 살려주시고 흥왕케 하옵소서. 무능하고 못난 목사의 눈에는 안타까운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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