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말을 듣고 탈주했던 살인죄 복역자가 다시 붙잡혔다. 탈주한 최 모(33·중국 동포)씨는 중국에서 밀입국한 2000년 12월 서울 남구로역 앞에서 자신을 때리고 도망치는 피해자를 흉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2005년 붙잡혀 12년 형을 선고 받고 교도소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22일 누나(37)와 형(40)이 면회를 왔는데 그들의 모습이 평소와 다름을 발견했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말을 전하고 돌아서는 누나의 눈에서 눈물이 핑 도는 것을 보았다.

'무슨 일이 있구나'하는 직감이 있었다. `아버지가 위독하시다니, 얼마나 아프실까?' 내가 너희 셋을 두고 죽을 수 없다고 말씀하시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는 앞뒤 분간을 못했다.

탈주 전 최 씨는 교도소장 앞으로 메모 한 장을 남기고 아버지를 찾았다. `아버지를 뵙고 싶습니다. 내일 낮 12시까지 돌아오겠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약속할 테니 추적하지 말아주세요.' 그의 진심을 믿고 싶다. 중국 동포의 신분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다가 불행을 만난 그가 그렇게 아버지를 그리워했구나.

그는 교도소 탈주범의 신분으로 누나를 찾아가서 아버지의 안부를 다시 물었다. 아버지는 이미 누나와 형이 면회 오기 3일 전인 19일에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 그리고 그는 자기를 검거하기 위하여 찾아온 대전 교도소 교도관들에 의해 붙잡혔다. 내일 12시까지는 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되돌아오겠다고 했으나 그는 탈주범의 자격으로 붙잡혔다.

사람의 현실은 저마다 개인의 사연들이 있다. 여기 우리가 만나는 3남매의 처지도 참으로 딱하다. 어찌하여 살인자가 되고 장기수 범죄자가 되었을까.

감옥에 잡혀 있으니 아버지의 안부가 더욱 그리웠을까. 아버지에 대한 연민이 가득한 것을 보면 그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사랑스러운 살림을 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면회 온 누나와 형이 최 씨에게 자초지종을 다 말해 주었다면 최 씨가 가중 처벌을 받지 않았으리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더구나 법이 그에게 온정을 베푼다 하여도 탈주범의 책임을 모두 피할 수 없을 것이 안타깝다.

인간의 삶이란 지나치게 숨 가쁜 것일까. 자기에게 폭행하니 보복했고, 아버지 그리워 탈주하는 효자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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