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일 년여 동안 한 청년의 삶이 우리를 울리고 있다. 그는 지금 우리 곁에 있지 않은데도 말이다. 33세의 나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청년의사, 안수현. 그는 지금 〈그 청년 바보 의사〉라는 책으로 우리 곁에서 생생하게 그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한마디로 `작은 예수'의 삶을 살았다.

책을 읽는 내내 `섬김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고개가 숙여질 수밖에 없었다. 33세 청년의 장례식에 4천여 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는 것이 그의 삶을 증언해주는 것이 아닐까싶다. 대학병원 앞 구두수선공, 간호조무사, 매점아주머니를 비롯해 4천여 명의 조문객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는 고대 의대를 졸업한 후 레지던트를 마치고 군복무 중 갑작스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대학에서 공부할 때나 바쁜 레지던트 생활을 할 때 그는 늘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으로 깊은 묵상을 했다. 그것도 영어 원서로 말이다. 그가 작은 예수의 삶을 살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깊은 묵상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자신이 치료하던 환아의 차트를 보다가 아이의 생일을 알게 되면 즉시 케익을 사서 아이의 집까지 찾아가 위로해주던 청년의사, 얼마 되지 않는 월급으로 늘 책과 음악CD 등을 잔뜩 사서 차에 싣고 다니며 필요한 지체들에게 나눠주던 청년, 자신이 돌보는 환자가 아니어도 깊은 밤 암환자들의 병상을 찾아가 기도해주고 그 가족을 위로해주던 청년의사.

그가 지금 우리 곁에 살아있다면 얼마나 선한 영향력을 많이 미치고 있을까를 생각하며 너무나 아쉬워서 책을 읽는 내내 하나님께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하나님, 왜 이 아름다운 청년을 그토록 빨리 당신 곁으로 부르셨나요?”

그런데 그가 생전에 깊이 묵상하던 오스왈드 챔버스의 삶을 돌아보며 답을 얻게 된다. 죽음의 공포 속에 있던 군인들에게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며 군목으로 있던 챔버스 목사도 전쟁의 현장에서 43세의 나이에 갑작스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챔버스가 남긴 깊은 영성의 책들, 특히 〈주님은 나의 최고봉〉은 미국 기독교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여전히 그 영향력은 놀랍다. 청년의사 안수현도, 영혼의 의사 챔버스도 그들이 추구한 것은 결국 `주님을 닮는 것'이었다. 챔버스가 〈주님은 나의 최고봉〉에서 그토록 강조했던 `찢겨진 빵과 부어지는 포도주'로서의 삶 말이다. 이것이 진정 `섬김'의 삶임을 그들은 죽고 나서도 여전히 증거하며 우리에게 도전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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