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6살 난 딸아이가 평소와 달리 책을 읽고 있었다. 이제 막 한글을 익힌 아이가 혼자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서 한참을 지켜보다가, 딸아이가 마지막 장을 읽고 난 후 물었다.

“윤명아, 책 무척 잘 읽네. 무슨 책 읽었어?”

“응, 다니엘 이야기”

“다니엘 이야기가 무슨 내용이야?”

“음… 잘 모르겠어요. 기억이 안 나요.”

큰 기대를 한 것도 아니고 이제 막 글자를 읽는 아이에게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다시 처음부터 함께 읽고 설명해주었다. 책을 읽는 것은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묵상하고 그 속에 담긴 뜻을 해석하여 삶에 적용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다.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았다. 물론 딸아이는 어려워했지만….

지난 5월 12일부터 16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0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사)한국기독교출판협회는 `예수쟁이, 삶은  □□□□이다'라는 주제아래 14개 회원사와 함께 총 26개 부스를 마련하여 `기독교 문화거리'를 조성하였다. 많은 관람객들이 이 주제에 대해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렸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한 베테랑 신문기자가 남긴 말이었다.

“예수쟁이, 삶은 (예수님의 마음을) `읽음'이다.”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 위해 아버지의 말씀을 읽었다. 그들은 말씀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주야로 묵상하고 자신의 삶에서 지켜 행함으로써 하나님의 마음을 읽으려고 하였다. 그러한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크게 들어 쓰셔서 역사를 이루셨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부른다.

오늘을 사는 우리 `기독교인'들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 `읽음'이라는 주제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성경을 읽고 그 속에 담긴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때, 오직 그 때에만 그리스도인의 삶이 우리에게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가르침이 넘치고 교회의 시스템은 발전하지만, 기독교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 초기 기독교인들을 지칭한 `예수쟁이'와 오늘날 기독교인들을 부르는 `예수쟁이'가 너무나도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 충격이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가 가장 소홀히 하고 있는, `읽지 않음'에서 시작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 말씀을 쫓아 순종한 사람들의 놀라운 역사가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읽지 않으면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진정한 `예수쟁이'가 되기를 원한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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