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 기독교가 여러 면에서 위기와 시련을 겪고 있다고 믿어진다. 원인이 무엇이든 밖으로는 반기독교 정서가 사회전반에 큰 물줄기를 이루고 있고 안으로는 겉꾸밈만 요란한 물량주의 즉, 돈과 명예 앞에서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윤리적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난데 기름 끼얹는 식으로 기독교 자체에서 민망스럽고 보기 역겨운 모습들을 여봐란듯 과시함으로 손가락질에 손가락질을, 욕에 욕을 더 해달라고 사정하는 경우도 없지 않으니 그 대표적 사례가 해를 넘겨가며 추한꼴을 계속하는 감리교의 감독회장 선거다.

문제의 중심에는 K 목사가 있다. 도대체 이 사람이 누구인가. 득표율이 높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본다면 파워가 있고 지도력 또한 뛰어난 사람임에 틀림없다. 또 손위로 두 사람의 형들이 이미 감독회장을 지낸 경력까지를 본다면 우리 한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신앙명가 출신임에도 틀림없다.

그리고 사진으로 보는 그의 생김새 역시 왕년의 서부영화를 주름잡던 스타중의 스타 존 웨인을 연상시키는 대가풍(大家風)의 모습이다. 그러나 대가풍은 여기까지고 감독회장에 대한 집념이 너무 지나쳤던 나머지 넘어서서는 안될 어떤 선을 넘어섰다고 믿어진다.

그렇다. 사실 그는 세상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고 감리교 자체규정에 의해 출마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 할말이 많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유죄판결 내용이 어떤 변명도 허락지 않는 고의성과 범죄성을 담고있는 한 감리교 자체규정이 지켜지는 것이 정도다. 그리고 모두가 잊은 것이 한가지 있다.

물론 성직자도 죄 짓고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판결을 평생의 상처로 삼고, 겸손의 허리띠를 삼는 경우 오히려 은혜가 깊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세월이 이미 많이 흘렀고 범죄내용은 별것이 아니라고 뻔뻔해지는 순간 그 죄과는 왕년의 그 생생한 범죄현장으로 돌아가고 그 범죄의 내용이 동시적으로 인물 자체의 타고난 교만과 부도덕성을 다시 고발한다는 점이다.

아무튼 해를 넘기고서도 고함소리만 들려온듯한 감리교 사태를 보면서(감리교 사람들은 그게 아니라고 격해질지 모르지만) 탄식과 한탄을 금할 수 없다. 감리교에 이렇게 사람이 없나. 베옷 입고 애끓는 금식기도 하는 사람도 없고, 시비를 가려주는, 원로도 없고, 흑백을 가리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직필(直筆)도 없고 그 많은 신학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인의 양심을 대변하는 젊은 함성도 없고….

이것이 과연 찬란한 선교역사를 꾸려온 감리교의 실상인가. 집구석이 불난 형국인데 물 한바가지 나르는 모습도 볼 수 없음은 어인 까닭인가. 이렇게 해서 겉만 번지르한 것들은 쇠락의 나락으로 차츰 빠져드는가. 뭍사람들의 조소 속에서….

한마디만 더 쓰고 편치 못한 글 마치겠다. 지난해 그러니까 감리교 감독회장 선거가 옛말 그대로 이전투구(泥田鬪狗), 점입가경(漸入佳境)일 때 서대문 전철역에서 내린 적이 있다. 출구를 향하다 보니 감리교 신학교육기관을 선전하는 대형 벽 간판이 붙어 있고 거기에 선명한 글씨로 일렀으되 “내 양을 먹이라”(요 21:17). 그런데 그 구절을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전기봉에 맞은듯 찔끔했고 계속 머리를 젓고 있었다.

왜 그랬던가. 그랬다. 글씨는 분명히 `내 양을 먹이라'였는데 어찌된 심산인지 자신은 그것을 계속 `내 양을 잡아먹으라. 내 양을 잡아먹으라'로 읽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모든 감리교 구성원들에게 이런식의 극단적인 연상작용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다. 하지만 미안스러움은 미안스러움이고 감리교 사태를 볼 때마다 `내 양을 잡아먹으라'가 계속 떠오르는 것도 어쩔수 없다.

그리고 정말 한가지 묻고 싶다. 정말 하나님을 믿는가. 이사야처럼 정말 하나님을 보았는가. 보고도 이렇듯 오만방자해질 수 있는 것인가. 하나님 면전, 예수님 면전에서….

손 벌리고 축도한다고 다 목사는 아닐 것이다. 심판의 북은 교회 울타리 밖의 사람들만을 위해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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