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진 예배 “끔찍”

              
하나님이 없는 예배로 전락한 부분은 없는가. 그러나 신자들은 예배 가운데 성령의 임재를 찾고 있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 없음〉

행사로 전락해버린 예배의 본질을 시급히 찾아야

[싣는 순서]

1. 약화된 세례 보완
2. 임직은 신중히
3. 성직
4. 예배인가, 행사인가

한 교회의 목사·장로 안수예배. 교회 입구에는 축하금을 받고 주는 행렬로 장사진이다. 수많은 화환과 함께 사람들이 식권을 받기 위해 서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예배에 들어서도 안수를 받는 이들을 축하하는 자리라기보다는 흡사 무슨 개업식 같은 분위기의 혼란스러움의 연속이다. 설교자의 설교는 짧은 대신 축사와 격려사의 시간은 한이 없고 예배 중에 꽃다발이 오가는 등 예배의 정숙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들어 목사·장로 안수식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예배 전에 축하금을 받는다든지 아니면 예배 중 축사나 격려사의 순서가 넘쳐나는 등에 예배라기보다는 축하행사 정도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 목사안수식에서 만난 성도는 “설교보다 더 긴 시간을 사용한 축사와 격려사에 그만 지치고 말았다”면서 “주보에는 분명히 예배라고 되어 있는데 예배라는 느낌이 없어 중간에 나오고 말았다”고 말한다.

최근 한국교회에 컨템퍼러리(contemporary)예배, 즉 현대 방식의 예배이라고 불리는 예배가 도입되면서 형식 무용론이 제기되는 부분이 있지만 가장 거룩하게 진행되어져야 할 안수식은 예배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어려울 정도로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있다.

비단 안수식 뿐만 아니라 일부 교회에서는 기존의 예배에서도 형식 파괴의 모습이 일어나면서 다양한 퍼포먼스가 있는 예배를 선호하는 교회도 생겨나고 있다.

총신대 정일웅 교수는 이런 문제들이 예배가 하나님 중심이 아닌 성도 중심 다시 말해 소비자 중심주의(consumerism)로 변질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정 교수는 “예배 사역의 성공기준은 하나님의 영광이 아니라 회중에게 얼마나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느냐로 바뀌었다”면서 “현대 사회의 특징 중 소비자 중심주의의 한 형태로 상품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만족처럼 예배자들도 예배를 통해 얼마만큼의 만족을 얻느냐에 예배의 평가 기준이 달라졌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예배의 주도권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어야 하는 것이며 감성을 자극하는 지나친 인간적인 노력으로 이해된 예배 이해에서 벗어나 오직 삼위 하나님을 향하여 열린 마음과 믿음으로 나아가 죄를 고백해야 진정한 예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신대 김경진 교수는 “예배는 하나님의 하신 일과 하고 계신 일, 하시기로 약속한 일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라며 “예배의 신학이 살아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배에 하나님이 드러나야지, 인간적 친교와 즐거움만 있으면 예배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침신대 김선배 교수는 ‘예배’라는 용어가 오늘날 너무 남용되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촌극이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결혼예배, 돌예배 등 오늘날 너무 많은 행사에 예배라는 단어를 붙인다”면서 “격려사나 축사가 있는 예배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엄격히 따져서 예배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예배는 성령임재가 있느냐 없느냐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인간이 우선되는 예배에 성령임재는 없다고 단언한다.

이 때문에 김 교수는 안수예배의 경우는 정확하게 예배로 진행하던가 아니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친다면 굳이 표현을 하자면 안수예배라는 표현보다는 ‘안수례’ 정도로 표현해서 예배와 차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의 한 신학자는 “소비가 고전적 기독교 신학을 삼켜 버렸고 그와 함께 많은 고전적 기독교적 관습을 삼켜 버렸다”고 말했다. 즉 가볍고 감각적이고 오락적인 것들로 예배의 자리를 채워 회중들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현재의 예배는 교회 스스로가 대안이 되는 것을 포기하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한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예배의 회복을 위해 대안처럼 제시되고 있는 부분이 성례전의 강화다. 초대교회부터 종교개혁자들은 예배 개혁 과정에서 성례전과 말씀을 강화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지금의 설교 중심의 예배로 특징지어져 발전해온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전통의 회복과 성찬과 말씀 중심의 예전적 예배의 강조는 흔들린 예배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신교회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예배를 회복시켜야 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한 예로 최근 미국교회에서는 동방정교회(Eastern Orhtodoxy)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그 가장 큰 이유가 ‘성례전’의 강화라는 것이다. 동방정교회는 서서 드리는 성만찬 중심의 찬양 예배를 주로 하고, 서방교회는 무릎을 꿇고 드리는 미사 중심의 성례전적 예배를 특징으로 하며, 이에 반하여 개혁교회(Reformed Church)는 앉아서 드리는 설교 중심의 듣는 예배가 전형을 이루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성례전의 회복은 예배 회복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신학자들의 설명이다. 성례전은 예수를 통해 제정된 교회공동체의 중요한 의식으로 말씀에 기초한 개인적이며 동시에 공동체적인 예배를 일컫는다.

다시말해 성례전은 성도의 예배의 참여를 말할 수 있는데 그동안 한국교회 성도들이 단지 ‘교회에 가는 존재’ 또는 ‘설교를 들어보는 존재’, ‘은혜만을 추구하는 존재’들에서 예배의 의미와 기쁨을 경험하는 존재로 거듭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초대교회의 성례전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가 이루어졌으나 중세시대에 형태가 복잡해짐에 따라 형식적, 미신적으로 변형되어 수동적인 참여만 이루어졌다. 이에 종교개혁은 성례전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으나 설교주의로 변화함에 따라 성례전이 경시되는 모습으로 변해갔다. 가톨릭은 성례전을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 고해성사, 종부성사, 신품성사, 혼인성사의 7가지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기독교는 예수가 재정한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성찬과 세례만을 성례전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에 들면서 기독교에서도 성례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지난 1982년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모였던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직제위원회 총회에서 교회의 갱신을 의미하는 소위 '리마 예식서'를 채택하면서 더욱 강조됐다. ‘리마 예식서’에는 로마가톨릭교회에서 설교를 경시하는 경향과 개신교회에서 성찬식을 경시해온 경향을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이는 예배에서는 설교와 성례전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한국교회는 설교만을 중시한 나머지 성도들이 예배에 참여하는 성례전이 약화되어 있는 것이 하나의 약점처럼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배에서의 설교와 성찰은 회당과 성전과 비견되는 요소로 성찰이 약화되거나 제외되면 그것은 예배일 수가 없다.

김선배 교수는 “예배는 단지 사람을 모으고 물질의 헌납으로써만이 아니고 믿음의 행위로서의 인격적인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예배자의 활동적인 믿음만이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방법이 되는 외부적 행동 또는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설교가 지나치게 강조되는 한국교회에 성례전의 강화로 균형을 맞출 때 올바른 예배가 이루어 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동안 기독교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예배를 드리며 발전해 왔다. 예배가 그리스도 중심의 생명력을 잃으면 기독교는 쇠퇴하였고 예배가 그리스도 중심의 생명력을 회복하여 영적 충만함이 있으면 기독교는 침체를 극복하고 부흥했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 예배는 그리스도 중심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하나님만을 영화롭게 하는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잘 드렸느냐 못 드렸느냐의 기준은 예배 가운데 하나님 중심으로 드렸으면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났느냐가 그 기준이었다.

현대 사회에서 예배의 회복은 교회가 당면한 최대의 과제다. 종교개혁이 일어나고 그 이후에도 많은 신학자들이 예배의 회복을 이야기 하고 있는 이유는 종교개혁의 본래 목적처럼 교회 자체가 순수하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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