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센터.

대도시, 특히 한 나라의 수도는 들어가고 나오는 길이 너무 복잡해 웬만하면 방문을 피하려고 했는데 중앙아시아 다음에 가야 될 나라의 비자발급과 민족 간 분쟁이 일어난 키르기스스탄의 상황이 어떤지 알 기위해 한국대사관이 있을 것 같은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를 방문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한국대사관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들이 한참을 서로 연락하더니 아스타나에 없고 남쪽 도시, 알마티에 있다고 하며 다들 키르기스스탄은 가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카자흐스탄 다음이 키르기스스탄인데 걱정이다. 그건 알마티에 도착해 다시 알아보기로 하고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이후에 가야 될 이란의 비자 발급을 위해 이란 대사관으로 향했다. 비자를 얻는 게 굉장히 힘든 나라 중 하나인 이란 초청장도 있어야 하고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린다고 들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과 이란 간에 협정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아주 쉽게 한 달 관광 비자를 발급 받았다. 여권에 붙여진 이란 비자를 흐믓하게 바라보며 홍익이(스쿠터)를 타고 시내 구경에 나섰다.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수도가 이전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거리는 정말 깨끗했다. 잘 닦여진 도로와 잘 지어진 여러 기하하적 건물들. 생각보다 차량도 그리 많지 않아 라이딩하기 정말 좋은 도시. 거리를 조금 돌아가는데 한쪽에 흰색 건물과 잘 어우러진 황금색 돔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햇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더욱 빛이 났다. 주차장에 홍익이를 세워두고 계단을 올라 가까이 가보니 이슬람 센터. 신발을 벗고 입구 한쪽에 걸려 있는 모자 달린 파랑색 가운을 입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다.

바닥은 붉은색 카펫으로, 천장은 수많은 기하하적 무늬로 장식되어 있었다. 한쪽엔 여러 명이 둥글게 앉아 한 사람(이맘?)의 인도로 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몇 명은 정면을 향해 큰 절을 하며 땅에 엎드려서는 바닥에 입맞춤을 한다. 왼쪽에 있는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봤다. 왼쪽 계단은 여자들만 사용하는 듯하다. 앉아서 코란 같은 책을 읽는 사람, 구석에 발을 뻗고 잠을 자는 사람 등 편안한 모습들이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었고 몇 명이서 수업을 한다.

어린 학생도 있었고 나이 많으신 할머니도 보인다. 가까이 가서 인사를 하며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그렇게 하란다. 코란을 원어인 아랍어로 읽기 위해 공부하는 중이란다.

'이슬람'이란 뜻은 `복종, 순종'이란 뜻이다. 이슬람교의 경전은 코란이며, 이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지브랄로부터 받은 알라의 말을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이슬람의 대표적인 종파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표하는 수니파와 이란이 대표하는 시아파가 있으나 중앙아시아의 무슬림들은 신비주의인 수피 무슬림들이 많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며 둘러 앉아 있는 곳에 나도 앉아서 코란 아랍어 수업하는 광경을 지켜 보았다.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어린 여학생이 크게 관심을 보이며 선생님의 눈치를 살펴보며 핸드폰을 꺼낸다. 메인 화면의 사진을 보여주며 금잔디, 김범, 구준표 한다. 처음엔 뭔소리가 했는데 한국 십대들에게 인기있었던 `꽃보다 남자' 드라마를 말하는 듯. 이럴 줄 알았으면 한국에 있을 때 드라마라도 열심히 볼걸 그랬다.

이슬람과 코란하면 왠지 엄격할 것 같았는데 수업은 자유로이 진행되었다. 가르치시는 할머니 선생님께서 사진을 찍으라고 직접 코란 아람어 책을 펴 주신다. 국제법을 전공하고 있는 아냐나 여대생은 방학을 이용해 이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고 한다.

수업이 끝나고 여학생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홍익포토도 프린트해주었다. 옆에 계시던 다른 할머니, 학생도 프린트 해달라고 자꾸 조르신다. 홍익포토에 나이가 뭔 상관이 있냐 싶어 할머니 학생과 할머니 선생님 모두 프린트해 주었다. 다들 너무 좋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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