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중국선교 20주년 기획(4)]


           
홍콩과 대만에서 출판된 도서를 정리하여 중국의 한 신학교에 보내기 위해 한국에서 분류 작업하는 모습.



화교권의 기독 도서 출판, 간증집 등 생활양서 중심
신학도서는 종교국 금지도서, 인편으로 직접 전달


# 문서선교 이젠 필요 없다?


대만과 홍콩에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서구 기독교 저자들의 영어원서 도서를 중국어로 번역하여 꾸준히 출판하여왔다. 그리고 해외에 유학을 했던 신학생들은 현재 화교 나라에서 리더가 되어있고 이들을 중심으로 역시 적지 않은 도서가 직접 저술되어 출판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러한 도서들이 아닌 기독교를 하나의 종교로 소개하는 기본적인 내용들의 도서들이 출판되어져왔다.

십 수 년 전 부터는 대만과 홍콩에서 발행되었던 도서들이 중국내 일반 출판사들에 의해 출판되어져 기존의 도서들과 함께 중국 기독교출판의 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이 일은 우리 한국선교사들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화교들이 그들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중국내 출판사들과 협력하여 중국내에서 그들의 도서를 공식적으로 출판하는 것이다. 이 일은 시기적으로 한중 수교 이후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일부 중국선교사들은 보고서나 한국에서의 선교보고회를 통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미 많은 종류의 기독교도서가 출판되었고 각 성에도 기독교서점들이 생겼다. 이제는 중국내에서도 기독교 도서를 자유스럽게 구입할 수가 있다. 힘들게 외국에서 도서를 가지고 들어갈 필요가 없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 말을 중국에 대한 이해와 정보가 없는 한국기독교인들이 듣게 된다면 한국의 중국선교에 있어서 문서 선교는 더 이상 필요치 않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그리고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하는 중국을 후원하는 한국기독교 교회의 목사님을 만나본 적이 있다.

지난 번 글에서 중국내 신학교 상황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이러한 선교사들의 보고대로라면 이들 신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도서들을 중국내에서 구매하면 아주 간단하며 더 이상 우리가 중국에 대해 문서선교를 외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는 도서의 필요성을 직접 느끼지 못하는 일부 한국 선교사들의 말이며, 한국교회를 향한 이러한 말들이 한국의 중국문서선교에 있어서 적지 않는 혼란을 주는 일임을 우리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정말로 현지에서 도서의 필요가 절실한 신학교와 학생들이 도서를 접해 볼 기회조차 잃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 북경 도서전시회에서 주빈국으로 초대된 한국출판사들 중 일부 기독교출판사에서 참가하여 중국 종교국 관련 담당자들과 한국기독교도서의 중국내 출판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 자리에서 중국 관련자는 중국내에서 출판을 하되 간증집 등 생활양서의 도서를 중심적으로 출판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한다. 이전에 언급했듯이 화교권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 출판 사역을 해왔는데 이 조건은 화교권에도 적용이 되어왔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국 내에서 일반 양서의 출판은 비교적 자유롭고 쉽지만 신학도서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내 신학생들은 도서가 필요하고 중국 내에서는 이 필요를 채워 줄 수가 없다면 결국 해외에서 들어가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이다. 대만과 홍콩의 기독교서점들은 중국에서 주문이 들어왔을 때 이를 보통 항공이나 선편의 우편으로 발송한다. 그러나 서점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이 도서들이 중국 주문자가 수취할 확률은 5:5라고 한다. 세관에서 체크되면 다시 돌려보내지거나 압수당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중국기독교서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국으로 기독교 도서를 우편으로 보낸 적은 한 번 도 없다고 한다. 수취에 대한 문제보다는 받는 사람의 정보에 대한 문제가 더 크다고 한다. 중국의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이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중국 문서선교의 요충지


문서선교를 살필 때 여러 가지 형태와 방법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이 없다면 번역하는 것이 일 순위 일 것이고 그 나라에서 발행할 수가 없다면 어떻게 보급하느냐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기독교인들이 기독도서를 손에 쥐게 하는 방법은 현지에서 직접 발행하는 것이고 발행하지 못하는 도서는 가져다주어야 한다.

먼저도 언급했듯이 현지에서 발행하는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쉽게 우편으로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한 가지 방법은 직접 가져다주는 것이다. 이 일에는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이 방법 밖에는 없다. 그렇다면 어느 나라가 이 일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일까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만과 홍콩이 중국과 많은 경제 협력으로 오가는 사람이 날로 늘어나고는 있지만 우리가 통계로 알고 있듯이 그 중 기독교인들은 얼마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다. 화교 서점 관련자들의 말에 따르면 도서들이 중국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에 의해 전달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은 많은 유학생과 기업인들이 중국을 오가고 있는데 이 중 기독교인의 숫자가 적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파송된 선교사 수를 5,000여명으로 볼 때 이 선교사들과 연결된 후원교회 기독교인의 숫자는 더 많다. 이들 중에도 매년 적지 않은 숫자가 단기 팀과 현지 방문을 이유로 중국을 드나든다. 우리가 이 기회만 잘 활용하여도 적지 않은 도서를 중국으로 보낼 수 있다.

한국은 중국선교에 있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도서들을 가장 잘 전달해줄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수 백 만권의 도서가 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들의 손에 한 권이라도 전해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현재 여러 가지 중국 안팎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생각해 볼 때 한국은 중국 문서 선교에 있어서 보급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이러한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전에도 언급해했듯이 중국내 1,000권 이상의 도서를 갖추고 있는 신학교가 7곳이나 되지 않는가. 이 도서들은 분명히 우리들의 손을 통하여 전달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7곳뿐이다.

지난 봄 약 500여명의 중국선교사들의 모임에서 많은 선교사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현지에서 신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도서의 필요성과 존재를 알고는 있지만 본인들의 후원도 어렵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후원교회에 이를 요청하기가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안타까운 상황들이었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이 있을까. 우선 후원교회는 현지 신학교에 도서의 필요성을 먼저 묻고 필요한 도서를 지원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선교사, 우리 후원교회, 우리 신학교의 '우리'를 버려야 한다. 중국선교를 품고 있는 교회와 개인은 이미 선교사들이 이루어놓은 신학교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기존 후원교회는 이를 기쁘게 받아들여 그동안 후원했던 결실을 이어가야 한다. 이러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행동이 일어나야 정말로 한국교회가 중국선교에 있어서 문서 선교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조건과 환경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모든 신학교를 운영하는 선교사들로부터 우리는 신학교 운영에 필요한 도서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기드온 / 문서선교사
(기드온 이름은 사역상 필명 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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