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중국선교 20주년 기획(6)]


                  
중국 농촌교회의 예배시간에 한 성도가 갖고 있던 성경. 손수 인덱스를 붙여 사용하고 있었다.
대부분 성경이 낡았고 그나마도 갖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선교역량 도시에 집중, 농촌 선교 사각지대
한국교회 문서선교의 중요성 인식해야



# 중국어 기독도서 모르는 현실


한국 크리스천들이 한국어로 출판된 모든 기독교 도서를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학을 전공하거나 기독교에 관련된 공부를 한다면 그에 필요한 도서들을 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중국어로 출판된 모든 도서가 모든 중국인에게 똑같이 다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들이 꼭 보아야 할 도서들이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렇게 비교하여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와 그들의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어떤 분들은 중국 내에서도 기독교 도서가 출판되며 또 판매하는 곳들이 있으므로 더 이상의 문서 선교는 필요 없다고 말한다. 중국을 전문으로 선교한다는 선교회의 실무 책임자도 이전에는 도서를 가지고 들어갔지만 도서의 필요성이 이제는 다했다고 이야기한다.

필자는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그러한 말들을 하시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중국에 있는 모든 크리스천들이 이와 똑같은 상황을 누리고 있는지를. 그동안 많은 중국선교사들과 이들이 가르쳤던 중국인들 그리고 한국의 중국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이들 중 중국어 기독 도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결국 아는 사람만 알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와 있는 중국인들 특히 신학생들조차 이와 같은 상황이다.

여러 해 전 한국의 중국기독교서점 대표와 나누었던 이야기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가 오프라인서점을 처음 열었을 때의 이야기다. 가정교회 리더 양육 사역 중인 한국인 선교사 한 분이 중국인 4명과 함께 서점을 방문하였는데 그 중 나이 지긋한 한 분은 자신이 삼자교회를 인도했노라고 소개했다.

그런데도 그분은 이날 중국어 기독교 서적을 처음 접했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400달러가량을 모두 동원해 최대한 책을 구입하더라는 것이었다. 서점 대표는 그때 두 시간 가량 신중한 눈빛으로 책을 살피고 또 살피며 20여 권을 골라내던 중국인 삼자교회 리더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400달러이면 당시 중국인 평균 월급의 두 배에 달하는 돈이었다.

필자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첫 째로 중국인이 한국선교사에게 기독교 도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안내를 요청했다는 것이고, 선교사는 다음 일정 때문에 재촉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 중국인은 서점에서의 시간을 더 원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 중국인은 삼자교회 목회자로서 중국의 신학을 마쳤을 것임에도 중국어 도서들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이를 소유하기 위해 두 달 치 월급에 상응하는 돈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이야기, 어느 한 중국인이 현지 선교사를 통하여 그가 필요로 하는 도서를 선교사에게 요구하였고 이 선교사는 한국의 후원교회 담당자에게 요청하여 한국의 서점을 통해 그 도서들을 구하여 요청한 중국인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우리는 중국선교에 있어서 너무 우리의 편의대로, 우리 중심적으로 해오지 않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전에 가르쳤던 신학생들 중 지금은 모든 과정을 마치고 리더가 된 이들도 있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선교사를 통하여 배우고 있다.

그리고 졸업한 학생들도 선교사와 협력하여 후배를 가르치고 있다. 이들은 도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신학교 환경은 거의 바뀌지 않은 것이다. 모르고 못 바꾸었다면 이해가 되지만 알고도 안 바꾸었다면 문제가 있다. 다시 한 번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잘 파악하여 그들의 손에 쥐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공감했으면 좋겠다.



# 선교사 떠나는 농촌


필자는 지난주에 중국을 방문하였다. 필자가 다니는 교회의 중국선교지였는데 교회는 지금까지 20년 동안 이곳을 섬기고 있다. 필자가 이곳과 인연을 맺은 것은 약 12년쯤 전부터다. 3년 만의 방문이었다. 필자는 방문 할 때마다 약간의 도서를 가지고 간다.

하지만 이 양은 이곳의 필요를 채워줄 만큼 충분하지는 못하다. 현지 리더는 이 도서들을 정말로 좋아한다. 그는 평신도로 시작하여 한국선교사들이 하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지금은 소도시로 나와 교회를 개척하고 몇 곳의 농촌교회를 섬기고 있다.

현지 리더와 함께 이들이 섬기는 농촌 교회 3곳을 방문하였다. 전부 한족들로 구성된 교회였는데 찬양은 전체 중국교회에서 거의 다 사용하고 있는 가나안시가를 불렀다. 성경은 구하기 힘들어 낡은 것을 사용하고 있었고 어떤 분은 인덱스를 직접 써서 테이프로 붙여 사용하는 경우도 여럿이 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성경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방문을 통해 알게 된 것은 한국 선교사들도 이제는 많은 분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나갔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학교 근처에서 북카페 등의 방법으로 사역의 방향을 돌린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앞으로 문서 선교의 대상 하나를 더 명확히 할 수 있었다. 도시에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정보와 서점 접근에 유리하지만 농촌의 기독인들은 우리가 주지 않으면 도서를 얻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번 중국 현지교회를 방문하기 위해 가던 중 골목에서 놀고 있는 어린 남자 아이와 마주쳤다. 인사를 했으나 아이는 무반응이었다. 아이가 무엇인가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을 보니 트럼프 카드였다. 이 시골에서 어린아이가 손에 트럼프를 쥘 확률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

이 아이에게는 아마 그 카드가 최고의 놀이 도구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서로 스치고 지나갔지만 필자는 이 아이를 바라보면서 한국에 있는 필자의 책장에 꽂혀있는 어린이 중국어 그림 성경이 떠올랐다.

필자는 이 아이에게 복음을 전해 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이 아이가 언젠가는 진실한 기독교인이 되어 있기를 바라며 아이를 위하여 기도해 본다. 다음부터 중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어린이 그림 성경 한 권을 더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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