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중국선교 20주년 기획(8)]


              
상해의 한 기독교서점 내의 베스트셀러 코너. 하단 왼쪽이 중국어와 영어로 출판된 〈목적을 이끄는 삶〉.


100만부 기록한 〈목적이 이끄는 삶〉, 출판 흐름 바꿔
한국 저작물 중국 내 출판, 화교 출판사와 협력해야
화교 출판사, 중국 내 기독교도서 90% 출판할 정도


중국 내에서 출판된 기독교도서 중 지금까지의 베스트셀러 한권을 뽑으라면 릭 워렌 목사의 〈목적이 이끄는 삶〉이다. 이 도서의 중국 출판은 여러 가지로 의미를 갖는다.

첫째로 대만에서 번체자로 출판된 도서가 동시간대에 간체자 판권이 중국내에서만 허락되어져 중국 내 출판사를 통해 출판되었다는 것이다. 보통은 대만과 홍콩 등에서 번체자로 출판된 도서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중국 내에서 출판되어진다. 둘째로 2006년 출판 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재인쇄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의 다른 도서들은 초판이 출판 된 이후 재인쇄가 이루어지지 않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중국 내에서 출판되었다 하더라도 나중에 구할 수 없다. 셋째로 중국내에서 100만부 이상이 판매된 도서라는 것이다. 이 도서는 현재 새롭게 업그레이드 되어 중·영 대조판이 출판되어 중문판과 같이 판매되고 있는데 중·영 대조판이 더 인기가 있다고 한다.

중국 내에서 현재 판매되어지는 도서는 약 1,000여 종 내외이다. 중국의 기독교출판 역사의 최근 10년 정도를 되돌아보면 십 년 전에 출판된 도서 중 지금도 구할 수 있는 도서가 있는가 하면 몇 년 전에 출판된 도서인데도 현재는 구할 수 없는 도서가 있다. 그리고 이 기독교 도서들은 중국의 일반 출판사에 의해 출판되어진다.

보통 초판을 약 5,000부 정도 인쇄하지만 판매가 부진할 경우 재인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사장되는 것이다. 이 도서들은 중국 전국에 있는 약 100여 곳의 기독교서점과 몇몇의 인터넷 서점에 의해 판매된다. 그러나 이 100곳의 서점도 모든 도서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인이 어느 한 서점에 방문하였다 할지라도 중국 내에서 출판된 기독교도서조차 모두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한국저작물의 중국 내 출판


몇 년 사이 한국인 저자의 기독 출판물을 중국 내에서 발행 계획하는 선교단체나 교회 그리고 개인을 보게 된다. 최근에는 출판을 대행해주겠다고 나서는 선교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기독교 도서를 출판하고 싶어도 우리처럼 바로 모두 출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획부터 출판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대만 출판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번역과 편집 등의 일은 어렵지 않으나 공식 출판하기 위해 현지 출판사와 협력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현지 출판사와의 협력이라는 것 안에는 현지 출판사와 중국 정부 관계국과의 협력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중국 내에서 기독 도서를 출판하기 위해서 ISBN이라는 도서 번호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서를 신청하면 이 번호가 바로 주어지지만 중국에서 이 번호를 부여받기 위해서는 그 도서를 출판하려는 출판사가 관계국에 출판하고자 하는 도서의 내용을 제출하여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 심의에서 거절당하면 중국내 어떠한 출판사도 이 도서를 공식 출판할 수가 없다. 관계국에 의해 도서 출판을 허가 받았다고 해서 원하는 모든 도서를 출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중국에는 우리처럼 기독교도서만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출판사가 없다. 일반 출판사에서 기독교 도서를 발행하는데, 각 출판사마다 어떤 출판사는 100권, 어떤 출판사는 50권 등 일 년에 출판할 수 있는 도서의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한 출판사가 일 년에 출판할 수 있는 도서의 양이 70권이라고 한다면 이 중 일반도서 60권, 기독 도서 10권 이러한 형식으로 발행을 하는 것이다.

초창기에는 기독교도서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고 이 도서들이 사업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많이 갖고 있었지만 이러한 생각을 깨트린 것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목적이 이끄는 삶〉이다. 2007년에 필자는 이 도서를 출판한 상해의 삼연서점 담당자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이 분은 이 도서를 전략적으로 출판하였다고 한다.

그 당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기독 출판물이었다는 이유였다. 이 도서가 성공하자 다른 출판사들도 기독 출판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기독교물의 경우 이전의 출판 양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이다.

그럼 한국 도서는 어떠한가. 현재 중국 내에서 공식 출판한 도서는 필자가 아는 한 5종이다. 그러나 이 모두가 위에서 언급한 서점들을 통해서 판매되는 것은 아니다. 김진홍 목사의 〈황무지가 장미꽃같이〉만이 서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어떤 도서는 한국의 교회나 단체가 직접 관리하며 현지인을 세워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 이 도서들을 출판하는데 있어서 출판 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이냐 하는 부분이다. 필자가 아는 한 〈목적이 이끄는 삶〉처럼 출판사에서 능동적으로 모든 비용을 지불하여 출판한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보통 도서를 출판하는 데에 필요한 경비 중 전부 또는 일부를 이 도서를 출판하고자하는 한국의 주체가 이 도서를 출판하는 현지의 출판사에게 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출판을 위해 돈이 들더라도 중국 내에서 본인들의 도서가 출판되었다는 명분을 갖는 것이다. 중국 출판사들은 이미 출판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받았으므로 도서가 팔리든 안 팔리든 큰 부담이 없는 것이다.



# 중국 도서의 한국어 출판


올해 북경도서전시회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했는데 한국기독교출판협회는 100권을 선정, 내용을 중국어로 요약 번역하여 가지고 갔다고 한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계약 바로 앞까지 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중국 내 출판사들과 공식 계약을 맺은 건수는 하나도 없다고 했다.

마지막 계약이 불발된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까지의 한국 기독교 도서를 출판했던 출판사들은 아마 자기들이 알고 있는 조건과 많이 달랐음을 느꼈을 수도 있다. 한국 기독 출판사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은 본인들의 도서를 중국에서 출판하고 싶어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내에서 출판된 중국인 저자의 도서를 현지 출판사와 협력하여 한국어로 번역 출판 한다면 추후 중국 내에서의 한국 저작물의 출판환경이 지금보다는 더 좋아지리라 믿는다.

중국 기독교인들은 이미 우리의 초창기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영국 등의 번역 출판물과 화교와 중국 내 저자들의 출판물을 통해 기독 문화를 접해오고 있다. 우리의 것이 들어가서 그들의 문화를 깨우는 것이 아니다. 미래를 위해 그들을 섬기려는 마음을 갖고 접근했으면 좋겠다.

지금도 한국의 여러 곳에서 본인들의 도서를 중국 내에서 출판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에 관련된 정보를 구하기는 쉽지 않고 중국내에서도 이와 관련된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필자가 이전에 언급했듯이 이 일을 지금까지 가장 잘 해온 곳이 바로 화교 출판사들이다. 이들은 현재 중국 내 출판과 관련된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중국 출판사와 협력하여 발행한 도서는 중국 내의 기독교도서 중 90%를 넘는다. 결국 한국의 도서를 중국 내에서 출판하기를 바란다면 이들과 협력하는 것이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이 일에서조차도 내 방법을 고집한다면 우리가 항상 이야기해왔던 중복투자가 또 일어날 것이다. 한국에서는 중국기독교서점에서 화교출판사와 협력하여 한국도서의 중국 내 출판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하고 있는 그리고 행하려는 모든 중국 문서 선교에 있어서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이러한 모습을 보일 때 더 많은 한국 기독교인들도 중국 문서 선교의 좋은 협력자이자 지원자로 나설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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