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73%, “교회에서  소통이 잘 안된다”


청·장년-서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 담론의 장의 필요성 제기
담임목사 보다는 부목사, 큰교회 보다 작은교회가 소통 원활


아동, 청소년층의 교회 출석률 저하가 자동적으로 청·장년층의 교회 출석률로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본지는 창간 36주년을 맞아 이 문제 중 하나로 교회 내의 ‘소통’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보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문항은 크게 ‘교회 내 소통’, ‘교회 출석에 미치는 요인’, ‘교회 형식·외적 정보’, ‘개인 신앙생활’ 등 총 네 가지 영역에서 이뤄졌으며, 교회 출석하고 있는 2~30대 청년들 275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응답자의 73%(201명)가 ‘기성세대와 소통이 잘 되지 않다’고 응답했지만, 이들은 교회 내 소통의 필요성 및 방안에 적극적으로 응답했다는 점이다. 또한 ‘교회를 선택할 때’에는 역시나 ‘설교·예배’(47%)가 가장 많았다. ‘어떤 점에서 소통이 안 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서는 교회 내에서 교회 구성원들간의 소통을 위한 마음가짐이 부족하고 현실적인 소통의 기회도 부재하기 때문에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는 경향이 엿보였다.

하지만 조사를 통해 청년층은 의식적·제도적인 차원에서의 소통의 문제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층은 교회 내에서 세대와 상관없이 통합된 만남의 장, 연합 성경공부 등을 통해 세대를 초월하여 같이 소통하며 교회에 참여하는 일에 긍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교회와의 접근성 등의 외부 환경적 요인이나 ‘본인에게 맞는 설교·예배’가 청년층의 교회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교단이나 자체 프로그램, 교회 규모 등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편집자 주〉






# ‘교회 내 소통 잘 안된다’-73%


교회 내 기성세대와의 소통과 관련해서 ‘소통이 잘 안 된다’로 답한 비율은 73%(201명)로, 대다수가 기성세대와 원활한 대화 및 교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그래프 1 참조).

그러면 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것일까.

응답자들 중 절반 가까이는 실질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기회 부재’ 때문이라고 응답했다(48%). 또한 청년들은 ‘세대차이’(29%), ‘교회 내 뿌리 깊은 위계질서’(13%) 등을 소통을 어렵게 하는 이유로 꼽았다(그래프 2 참조).

이는 세대 간 특성의 뚜렷한 차이 때문에 불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자체적으로 아예 함께 시간을 갖고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중 일부는 “교회 안에서 맡고 있는 일이 너무 많아서, 다른 교인들과 신앙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조차 없다”라며 현실적인 소통의 시간의 부재로 기성세대는 물론이고 여타 그룹들과의 소통도 원만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이런 교회의 환경 속에서 ‘소통이 잘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제도·정책적인 면’은 무엇일까.

‘전 세대를 통합한 토론의 장’(28%), ‘정기적인 기성·청년층의 연합 성경공부’(27%) 등 교회 내부에서 서로를 잘 알 수 있는 부분들이 필요하다고 응답자의 55% 가량이 답변했다(그래프 3 참조).

또한 ‘교회 외부 활동(지역축제, 체육활동) 공동 참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28%에 달했다. 이를 통해 또 성경을 기반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 및 담론의 장이 기성 세대와 청년 세대 사이에서 가장 절실한 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 ‘청년층을 위한 장학기금 마련’(8%)이나 ‘노약자 대상 정기적인 봉사활동’(6%), ‘무기명 건의함 운영’(3%) 등도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요소로 꼽았다.

목회사회학연구소 조성돈 소장(실천신학대학원 교수)은 “세대를 통합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면서 “물론 이것은 쉽지 않을 것이지만 다양한 삶의 주제를 가지고 나눈다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소장은 ‘멘토링’ 방안을 제시했다.

모 교회에서 심층 인터뷰를 했을 때 30대 청년들이 ‘50대의 장년층 멘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을 조 소장은 언급하면서 “교회 안에서 멘토링의 관계가 이뤄진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멘토링은 정답만 나누는 것이어서는 안되고, 삶의 진솔한 질문과 답이 오가고 때로는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관계, 진솔한 관계로 가야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화 목사(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사무총장) 역시도 응답자들이 소통의 필요성을 제시한 ‘연합 성경 공부’에 대해 “좋은 대안인 것 같다”면서도 운용의 묘를 강조했다.

“연합 성경공부를 위해서는 교재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교회에 아직 준비돼 있지 않은 게 교회 현실이다. 무조건 좋다고 준비 없이 했다가는 오히려 소통을 더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청·장년이 함께 있을 때 설교하기도 어렵다고 하는데, 연합성경공부는 그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러나 큰 교회나 전문기관 및 교단 등 인적자원이 있는 곳에서 통합 성경공부 교재를 준비해 시도해 보면 지금보다 훨씬 건강한 교회가 되어 소통도 원활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 큰 교회일수록 소통 어려워


담임 목사와 담당 교역자와의 소통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예상 가능한 수치가 도출됐다. ‘담임목사와 소통이 잘 되고 있나’라는 질문에서 긍정적으로 대답한 인원은 전체 41%(‘매우 그렇다’ 14%, ‘다소 그렇다’ 27%)였으나, 담당 부서 교역자에 대해서는 60%(‘매우 그렇다’ 18%, ‘다소 그렇다’ 42%)의 반응을 보였다. 교회 전체를 대변하는 담임목사보다 해당 부서 교역자와의 긴밀한 교제가 현실적이라는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로 보인다.

교회 규모에 따른 ‘소통이 잘 되는가’ 질문에서는 1000명 이상이 출석하는 중·대형 교회 출석자 75%가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했다(100~500미만 70%, 500~1000미만 69%, 100명 미만 67% 순). 이는 많이 모이는 교회일수록 긴밀한 소통이 더 어려운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나이 대별로 분석했을 때 20대는 75% 이상이 ‘소통이 잘 안 된다’고 대답했으며 25%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교단별로 파악해 봤을 때 예장 합동에서 76%, 예장 통합에서 75%, 감리교에서 63% 순으로 ‘소통이 잘 안 된다’라고 대답했다.

교회 내 구성원간의 소통에 있어서 필요한 자세에 대하여 청년층은 다양한 생각들을 내놓았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생각·가치관의 다양성 이해와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답했다(28%). 세대 간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교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대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그래프 4 참조).

이 외에도 ‘모임·집회 등의 형식적인 차원을 넘어서 먼저 상대방에게 다가서는 자세가 필요’(21%)라고 보는 응답자가 많았고, ‘세대와 상관없이 교회에서 한 가족이라는 생각’(15%), ‘공동체 각 구성원의 인격 존중’(13%)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나이와 직분과는 상관없이 교회 각 구성원 개개인의 의견과 인격을 존중하는 바탕 가운데 ‘소통의 장’ 마련이 현실적인 소통방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응답자 중 한 명은 “한국 특유의 유교적 뿌리가 교회 내 위계질서와 결합하여 강화되었고, 소통의 시간·기회까지 제한하는 데 원인이 되었다”고 대답, 교회 내 제도적 장치의 강화에 앞서 의식·가치관의 변화가 전 세대에 걸쳐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소통의 시간·기회 부재’와 ‘세대차이’에 이어 ‘교회 내 뿌리 깊은 위계질서’가 13%의 의미 있는 수치를 나타낸 것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는 사안이다.


# 교회를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은 예배와 접근성


청년들은 현재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 대해 86%가 ‘만족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청년층이 교회에서 만족을 느끼고 있는 요소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역시 ‘설교·예배’(44%)로서, 교회의 주된 기능인 예배가 교회 출석의 중요한 요소임을 재확인하게 한다.

뒤를 이어 청년들이 교회에서 만족하고 있는 것은 ‘공동체 모임’(25%), ‘원만한 대인관계’(15%), ‘각종 행사’(11%) 등의 응답이 56%로 나타나 예배(설교)만큼이나 청년들은 사람들과의 관계성을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5 참조).

응답자들 중 한 명은 “복음과 죄에 대한 회개를 빠뜨리지 않고 강조하는 교회를 ‘교회다운 교회’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하는 등 설교 현장에서 말씀의 질적인 부분에 유념하여 교회에 출석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교회를 선택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고 있는 점은 무엇인가’ 하는 항목에서도 ‘본인에게 맞는 설교·예배’(47%)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뒤를 이어 ‘교회와의 접근성’(13%), ‘교회 청년층의 비율’(10%),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9%), ‘교단’(6%)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그래프 6 참조).




교회 옮긴 이유, 교회 내 문제보다 이사 등 환경요인으로
‘교적’이 여러 교회에 중구난방… 통일 창구 마련 절실



주목되는 부분은, ‘교회를 옮긴 적이 있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항목에서 ‘이사 등의 가정환경의 변화 때문에 옮겼다’라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2%로 나타났으며, 이중 ‘교회와의 접근성’이라고 직접적으로 답한 응답자가 23%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외부적 환경에 의한 교회 변경’이 전체의 65%에 미치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교회와의 물리적인 거리’가 해당 교회 출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드러났다.

교회와의 접근성과 예배의 중요성이 해당 교회 출석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응답자의 답변들은 교회들의 ‘지역교회화’의 필요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들은 ‘어렸을 때 이사’, ‘교역지가 옮겨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역의 장소를 옮김’, ‘결혼에 의해 이사’ 등의 외부적인 요인들로 교회를 옮기게 되었지, ‘교회 비리 문제’(5%), ‘과도한 교회 업무’(4%), ‘대인 관계 불만족’(6%) 등이 교회 이탈의 큰 원인이 되지 못했다.

이런 결과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목회자의 윤리문제 및 사회문제화 된 이슈들로 이미지에 많은 타격을 입고 있지만, 실제로 교회 다니는 청년들은 그런 부분에 민감하지 않고 현실 생활과 밀접하게 연계해 거리가 가까운 교회를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현실적 요소 중시하는 청년들…


이에 대해 조성돈 소장과 이상화 사무총장은 한국교회가 수많은 교단들로 난립돼 개교회주의가 팽배한 속에서 ‘지역교회’를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조성돈 소장은 “최근 통계청 조사 결과 대한민국 국민이 1년에 16%가 이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에 비추어 볼 때 교인들 역시도 그 숫자만큼 이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면서 “이럴 때 교적부(신앙 이력)가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이사할 때도 고민할 것도 없이 자신이 속한 지역교회에 갈 수 있을 텐데, 신교는 지역에 너무 많은 교회가 있다 보니 현실화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성돈 소장은 “새로운 교회에서 또 새롭게 자신의 교적부를 갖는 게 아니라 이사 갈 때 교적부를 (주민등록등본처럼) 떼서 옮긴 교회로 가져가 관리할 수 있게 된다면 한국교회(신앙) 질서 뿐 아니라 모든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라는 유기체적인 의식을 고양시키는 효과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화 목사는 “군대에서 회심하고 예수 믿은 뒤 제대를 하고 나서도 어느 교회에 출석을 해야 할지 몰라 안하는 이들이 꽤 많을 정도로 우리 한국교회는 개교회주의가 너무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한국교회 전체가 상호 연대 및 시스템으로 교적부가 마련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화 목사는 “한국교회 특성상 개교회주의가 너무 강하고, 청년들에게 장년들이 모범을 보이지 못해 교적부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지금부터라도 창의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고민하고 실현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년들이 출석하고 있는 교회 예배의 만족도는 84%(231명)로 높게 나타난 것에 비해 ‘불만족’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16%로 낮은 수치였다. 그러나 ‘예배에서의 불만족 요소’는 주목할 만하다. 불만족의 이유로 청년들은 ‘나 자신의 예배 준비 부족’(39%)이라고 답변했다. 예배도,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마음가짐과 준비가 부족함으로 인해 예배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임을 고백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 뒤를 이어 ‘본문을 심도 있게 이해하도록 돕지 않은 설교’(27%), ‘청년 참여를 배제한 예배’(16%), ‘청년층의 세대적 특성과 동떨어진 설교’(16%) 순으로 답변, 현재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 불만족스러운 청년층 중 약 2/3는 자신들 세대에서 공감할 수 없는 예배의 진행으로 인해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 한국교회는 ‘미래의 한국교회’를 염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번 청년들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본 결과대로 소통의 장을 확대하여 교회에서 공동체성을 심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청년들도 기성세대와 마찬가지로 소통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부분을 잘 살려 나간다면 ‘미래의 허리’가 더욱 튼튼해질 것이다. 문제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그런 미래를 준비할만한 역량이 있는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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