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슬람권 유라시아 선교여행 프로젝트 위한 대담-김영제, 조효근 목사


구 소련 국가 중 우즈벡, 강경한 이슬람-91년부터 독재정권
선교사들 대부분 추방-‘삼위일체’ 논쟁 안하면 사귐 충분해
십자군 전쟁 때의 피해로 십자가 싫어하는 이슬람 이해해야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본지는 중앙아시아 선교여행을 준비 중에 있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선교여행에서 이슬람과 유대 가능성을 모색하며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3년 후에 있을 이 탐사를 위해 무슬림권인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에서 8년간(1994~2001) 선교 사역을 한 김영제 목사(선교중앙교회)와 그 의미와 방향을 모색했다. 김영제 목사는 예장 고려 출신으로 우즈벡에서 살고 있는 고려인, 카자흐스탄인 등 타종족에게 복음사역을 활발하게 펼치던 중 뚜렷한 이유없이 추방됐다. 한국에서 정착한 지 10여 년. 은평구에 자리한 교회도 자리를 잡았다. 김 목사 추방 뒤에 중앙아시아에서 추방당해 들어오는 선교사들을 지속적으로 섬기고 도우면서 그들의 애환을 누구보다도 감싸 안으며 사역하고 있다.

〈편집자 주〉



조효근 목사(이하 조) : 2017년 아시아-유럽(유라시아) 선교여행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8년간 중앙아시아에서 사역한 바 있는 김영제 목사님으로부터 그동안의 선교 노하우를 통해 이번 선교프로젝트 준비가 견고해지길 바랍니다. 이슬람 세력이 급부상하고 한국 내 진출이 많아지면서 기독교 내에서는 이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들도 하나님의 복음을 들어야 할 대상으로 여기며 사랑으로 다가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태도입니다. 이외에도 이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오해하는 소지가 있는데, 이는 양측 모두에게 해가 될 뿐입니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2017 유라시아 프로젝트는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을 좀 더 알고 이해하며 선교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에 대해 알면 그만큼 우리 자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김영제 목사(이하 김) : 
저는 이번 프로젝트가 이슬람에 대한 바른 선교관을 갖출 수 있는 선교여행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슬람권에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나 그곳을 선교지로 삼고 준비하고 있는 선교사 및 교회가 함께 뜻을 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앙아시아 무슬림을 보게 될 경우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등이 될 텐데, 카작은 올 7월부터 무비자 시대가 열릴 것이고, 키르키즈는 이미 무비자 국가입니다. 우즈벡은 여전히 비자를 받아야 하구요.


조 : 목사님이 8년간 사역했던 우즈벡에는 고려인들도 많이 정착해 살 정도이고, 민족도 순해 보이던데요, 어떻습니까?


김 :
 공교롭게도 제가 처음 살면서 사역했던 지방의 선교지나 후에 사역했던 도시들 모두는 무슬림 마을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우즈벡 무슬림들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것 같습니다. 카작이나 키르키즈는 그 민족 사람들이 교회에 다녀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우즈벡이 그랬을 경우에는 교회를 폐쇄시킬 정도로 강경한 편이었습니다.

제가 있을 때보다 지금은 오히려 더 강하게 타종교를 용인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선교할 때 있었던 선교사 중에는 한 명만 사역할 정도로 현재 우즈벡 정권은 선교사 씨를 말려 놓을 정도입니다.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형식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일 뿐 사실은 종교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한 나라입니다. 그러니 대부분 선교사들은 숨어서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조 : 우즈벡은 무슬림 선교의 텍스트가 될 것 같은데, 구 소련에서 독립됐을 때보다 오히려 지금이 더 강압적이게 됐다는 것인데,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 : 이슬람의 영향력에 있어서 카작이나 키르키즈와 우즈벡은 차원이 다릅니다. 이슬람의 3대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그리고 또 하나가 있는데 우즈벡의 사마르칸트입니다. 성지가 있는 국가이니 주변의 중앙아시아와는 좀 다를 수 있는 요소가 충분하지요.

우즈벡 민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데, 그들 대다수가 무슬림입니다. 구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은 민족들이 많이 섞여 있지만 우즈벡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다가 정치적인 이유에서 더 강압적으로 선회했습니다. 1991년부터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는 카리모프 대통령이 초기에는 세속국가를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기독교에 우호적이었고, 이슬람권을 오히려 핍박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독재정권이 외국인들이 많이 유입돼 들어오면서 알려지자 이것을 우려한 카리모프 대통령이 폐쇄적으로 돼버렸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 선교사 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등 선교사들 대부분이 추방당했습니다. 거꾸로 가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우려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주변국들은 대통령이 몇 번씩 바뀌는 동안 우즈벡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독재정권에 대항해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다가 1천여 명이 죽어나가는 유혈사태인 안디잔 사태가 2005년에 터졌습니다. 미국에서 조사한다니까 다 쫓아내면서 친미에서 돌아서게 됐습니다.

친미정책이 깨지면서 제대로 되지 않아 카리모프 대통령은 이슬람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기본적으로 탄탄하게 이슬람으로 다져있는 우즈벡에 쏟아붓는 선교 역량은 기독교에서 지원하고 있는 선교와 비교가 안 됐습니다.

다른 주변국들은 러시아어를 민족어와 공용어 사용하고 있지만 우즈벡은 우즈벡어를 국어로 사용할 정도입니다. 수도권 외에 지방에서는 러시아어 기본 인사도 모르는 이들이 많을 정도입니다. 모든 공문서나 언어를 우즈벡어로 하다보니 자국민 외에 타민족들은 모두 빠져나가게 되고 더 폐쇄적이고 강경한 이슬람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조 : 그런 점에서 보면 우즈벡 무슬림들과 우정 관계를 맺고 조성해 나가기에는 굉장히 껄끄러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 :
 그러나 기독교 색채만 주장하지 않으면 전혀 문제될 것은 없을 것입니다. 이웃으로서는 너무나 좋습니다. 8년간 그들 동네에서 함께 살았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들 집에 놀러 가면 기본이 5시간 정도는 생각하고 가야지, 한 시간 있다가 오려고 하면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들의 그런 풍습은 아브라함의 손님 접대를 잘 한 것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목사인 줄 알지만 전혀 껄끄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프면 목사인 내게 안수기도 받으러 오기도 합니다. 이웃으로 잘 지내니까 자기 아이들을 교회에 보내기도 하더라. 심방 갈 때 차가 없어 애태우고 있으면 태워다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십자가는 싫어합니다.


조 :
 그들이 십자가를 싫어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일 것입니다. 십자군 전쟁 때 십자가를 앞세워 이슬람의 목숨을 빼앗아간 이들이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과 싫어하는 것이 겹쳐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부분을 잘 이해하고, 그리고 용서할 부분은 용서할 수 있는 우리의 마음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며 다가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 : 서로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것은 스포츠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8년간 우즈벡에서 사역할 때 한국에서 헤브론축구단이 매년 왔었습니다. 그들 크리스천 축구단은 무슬림들 집에서 먹고 친하게 지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골이 들어가면 무릎 꿇고 기도하는데, 아무런 제재가 없었습니다.

아브라함의 혈통이라는 공통점 등을 얘기하면 대화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허물이 없습니다. 삼위일체 부분만 강조하지 않으면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라는 것 때문에 포용력이 약한데, 그들은 다민족 사회에 익숙해 있어서 신앙(신학)에 있어서도 지엽적인 것으로 삐거덕거리면 ‘포가짓’(하나님은 한 분)이라면서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라며 마무리를 짓곤 합니다.


조 : 우리가 시도하는 여행은 단순 선교여행이 아니라 하나님의 근원적 발상까지 접근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독교-이슬람 신앙인들간의 상호 이해 및 존중이 필요한 것 같은데, 좋은 방안이 없을까요?


김 :
 유대인 교육에 힘쓰는 현용수 목사의 방안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목회자나 평신도들에게 유대인 학교, 가정, 절기, 결혼생활 등을 직접 보면서 경험하게 하니 많은 도전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을 더 이해하게 되는 계기도 됩니다. 이슬람이 어떻게 보면 유대인보다 기독교와 더 가까울 수 있는데, 이슬람 이맘이나 이슬람 성전과 가정 등을 직접 접촉해서 만남을 갖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 :
 한국교회가 이슬람을 바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 절실해 보입니다. 선교사들이 현지에서는 균형잡힌 시각으로 사역을 하다가도 한국에 들어오면 그런 부분이 약화됩니다. 이는 한국교회 선교를 뒷받침해 주는 교회들이 강성을 요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슬람은 악마고, 태어나서는 안될 것들이 태어났고, 지금도 가장 완벽한 것은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말입니다. 그래서 선교사들도 자신들이 무슬림권에서 얼마나 고생하고 핍박당했는지를 부각하려 애쓰면서 균형잡힌 선교의 본질을 외면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김 : 양면을 다 봐야 한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긍정적이고 온순하고, 친밀한 모습이 있는가 하면, 종교적인 측면에 들어가면 완전히 가까이 할 수 없는 절벽같은 것이 있습니다.

조 : 기독교인들이 먼저 여유와 긍정적인 면을 가져야 합니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갈등과 싸움을 제켜두더라도 이슬람 선교는 장기적인 것으로 보면서 기도하며 인내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이슬람 사람을 이해하는 데만 해도 30년, 개종시키려 덤비려 하지 말고 존중하고 신사적인 세력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데만 해도 30년, 우리 지분을 가지는 데 30년 등 100년이 걸려야 비로소 열매가 보일 것이라는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이웃종교를 부드럽게 보고, 내가 침해당하지 않는 선이면 됐지, 악마로 봐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이슬람에 대한 선교 이해, 룰과 교리 핵심, 생활 정서, 문화, 고유한 뿌리 등을 병행해서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수로 갖춰져야 합니다.


김 :
 중앙아시아의 강성과 연성을 비교해서 체험할 수 있는 선교여행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중앙아는 부드럽지만, 이란이나 사우디 등 중동은 강성입니다. 중앙아시아 중에서도 우즈벡이나 투르크메니스탄이 강성이라면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등은 연성입니다. 이슬람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면 한국교회의 선교자원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 :
 저는 이를 통해 무슬림권에서 10대를 이어가면서 선교하겠다는 실현이 이뤄지는 이들이 있기를 또한 고대합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업과 생활로 그들 속에 들어가서 온 몸으로, 인격을 갖춘 가운데 이슬람을 감화시킬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독교인들에게 그 땅 사람이 되고자 하는 기본이 돼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목사님의 많은 기도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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