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받은 백성이라면 반드시 마음 판에 새겨야 하는 말씀이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는 본문의 말씀입니다. 어느 곳에서나 무엇을 하든지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흥하고 나는 쇠하는 삶은 어떤 모습입니까?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성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성공하는 것이 예수님을 흥하게 하는 것입니까? 사업에 성공함으로써, 그리고 힘이나 명예를 가지게 됨으로써 예수님을 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망치고 죽이는 자리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을 흥하게 하는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라 오히려 단순한 진리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입니다. 십자가의 가치를 알고 그 십자가를 무가치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 예수님을 흥하게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관심은 오직 인류가 어둠에서 빛으로 나오는 것, 죄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그 목적을 위해 주님은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십자가가 아니고는 인류가 죄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만이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는, 예수님의 목적을 성취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최고의 가치를 지니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이시며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라’ 고백하여 주님께로부터 ‘그 신앙 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실 것이고 그에게 천국 열쇠를 주실 것’이라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주님이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한 후 삼일 만에 살아나야 할 것을 말씀하시자 십자가의 깊은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이렇게 죄성을 가진 인간은 십자가의 가치를 모르기에 예수님을 십자가로 몰아넣든지, 예수님이 십자가를 질 수 없도록 막든지, 둘 중의 하나로 반응합니다. 그러나 인류를 죽음으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는, 인류에게 천국열쇠를 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님이 십자가에 죽으셔야 했기에 주님께서는 베드로에게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한다”며 꾸짖으셨습니다.

십자가가 아니고는 내가 살 수 없었고 구원을 받을 수 없었으니 십자가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십자가의 가치를 깨닫고 십자가를 헛되게 하지 않는 것이 예수님을 흥하게 하는 것입니다. 많은 신앙 선배들이 순교로 그들이 만난 십자가를 헛되게 하지 않은 삶을 사셨습니다.

그렇다면 십자가를 무가치하게 만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십 년 신앙생활을 하고, 목회자가 되고 중직이 된다고 해서 십자가의 가치를 깨닫는 것은 아닙니다. 왜 오늘날 교회에 문제가 생기고 신앙이 변질됩니까?

모든 것이 나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다 자신이 했다고 착각하기에 내 우월감과 내 자랑에 우쭐해서 다른 사람을 정죄하고 판단하는 자리에 서기 때문입니다. 고린도 교회가 바로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초대교회 중에 그 어느 교회보다 은사를 많이 받았지만 늘 다툼 가운데 있었던 고린도교회를 향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복음을 전하는데 자신의 말의 지혜로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고전 1:17).

그렇습니다. 십자가의 가치를 헛되게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힘으로 된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을 아는 것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형편없는 존재에서(롬 1:21~23, 3:10~18) 얼마나 값진 존재로 바뀌었는지(롬 3:24)를 아는 사람은 세상의 그 어떤 것도 결코 자신으로부터 나올 수 없음을 압니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이 말씀을 늘 마음 판에 새기고 삶의 현장에서 무슨 일에나 십자가의 가치를 생각하며 십자가의 은혜를 헛되이 하지 않는 것이 오늘 순교 신앙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 우리를 통해 예수님은 흥하게 되실 것이며 그분이 흥하는 것이 곧 우리가 흥하는 것입니다.

*이 설교는 지난 13일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발표회에서 한 내용을 요약한 것임.

한국중앙교회 담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