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으로 가득한 세상, 이토록 소란스러울 때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 주간동안 WCC(세계교회협의회) 부산대회를 치렀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어쩔 수 없이 연륜이 짧은 연고로 여러가지 판단에서도 미숙성을 보여주었다.

3년 전부터 대회가 확정되었는데 그 많은 시간들은 흘려보내고 대회가 임박해서야 대회경비가 필요하니 100만원씩 내라고 했다가 그것이 잘못되어 시비가 되기도 했고, 조용히 지낼법한 교단과 교회들이 행사 직전에야 반대를 한다며 시위를 하는 등 소요를 일으키고, 어떤 목사는 그동안 집요하게 WCC 부산총회를 반대하는 일에 적극적이었다가 부산총회 개회식 예배설교를 듣고서는 반대에서 찬성으로 생각이 뒤바뀌었다는 이야기는 감격스럽기 보다는 정보 부족과 지식의 부족으로 치부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예수께서 내가(다시) 올 때 ‘믿음을 보겠느냐?’고 반문하신 바와 같이 아직은 사람의 몸으로 오신 하나님을 편견 없이 마중하기에는 기독교의 신앙이 부족한 단계에 있음을 보게 된다.

이같은 교회적인 현실에 대하여 우리는 아직도 우리가 미성숙함을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때 우리가 들어야 할 음성은 ‘…너는 높은 산에 오르라’(사 40:9) 했던 이사야의 권고이고,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눅 5:4) 하신 예수의 명령일 것 같다.

WCC 대회도 끝났다. 일희일비 하지 말고, 한국교회 성도들은 이제부터 우리가 공부할 것은 겸손한 자세로 배우고 익혀서 모자람을 채우고 수량에 매달려 울고 웃는 수준에서 떠날 준비도 해야 하겠다.

WCC가 좋으면 함께 하고, 아니면 조용히 나와 다름을 지켜보면서 이웃들의 잔치에 내가 어떻게 처신함이 옳을까를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 WCC가 세계성을 가진 단체이기는 해도 그 조직 안에는 서로가 다른 성격과 견해를 가진 이들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는 조직이기에 따져보기에 따라서는 미숙하거나 가다듬어야 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다만 서로가 다름을 인정한다.

그러나 각기 갈 길에 있어 더 높은 산, 그 산 정상을 향해 가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인생의 과정에서 함께 할 수 있었던 날들을 서로가 기억해 주어도 고마운 일이다.

보라. 주께서 부르신 높은 산, 그 산 정상에서 만나자 하시는 이의 부름을 따를 신자여. 사람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신 하나님을 모시기에 익숙하지 않은 더 많은 신자들의 앞날을 도와줄 준비를 해둠이 좋을 것 같다. 저마다 모자라면 채우고, 그래도 잘 되지 않으면 ‘학자의 혀를 주소서’(사 50:4) 해서라도 무지를 모면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들소리’가 오늘 1501호를 내면서 내가 지닌 허물이나 과오, 서투르고 부족한 그래서 스스로를 한계 안에 가두지는 않았는지 크게 돌이켜 보고 있다. 보다 생각 깊음의 그 심연까지, 그리고 진실로 無然함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기까지 한 번 더 힘차게 춤을 추려 한다.

〈無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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