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인

무관심은 좀 더 미묘한 형태의 학대다. 무관심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자신이 학대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사람의 경우 정서적으로 제대로 발달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가 전인적으로 잘 발달하려면 보살핌과 함께 적절한 여러 가지를 입력 받고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 무관심한 가정의 자녀는 이러한 것들을 받지 못한다. 그들은 집안에서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고 확신하지 못한다. 그러한 사람들의 자아와 자존감은 건강한 수준으로 발달하지 못한다. 따라서 그런 사람들은 중독과정에 포함된 유혹적인 요소들에 남보다 취약한 상태로 집을 떠난다.

그들은 강력한 행동, 사람, 물질 같은 것에 다른 사람들이 추구하는 진리가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사람이나 물질이 빈 곳을 채워 줄 수 있을 것처럼 여긴다.

또한 무관심한 가정에서 자란 많은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배운다. 그들은 내면이 죽었다고 느끼기 때문에 종종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줄 어떤 사람이나 물질을 찾는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물질에 힘이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무관심한 가정에서 자라난 어떤 도박 중독자가 있었다. 그는 중독 행동을 실행할 때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색깔이 고운 셔츠를 화려하게 차려 입고 경마장에 가곤 했다. 그럴 때 살아있음과 자신에 대한 확신을 느꼈던 것이다. 그렇지만 행동하고 나면 그는 ‘침침하고 공허한 내면 세계’라고 스스로 일컫는 상태로 되돌아가야 했다. 마치 중독이 그로 하여금 본래 가정에서 배운 수동성으로부터 잠깐씩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

중독이나 무관심은 관계의 문제다. 무관심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은 수동적인 특성으로 인해 누군가의 추종자가 되어서 어떻게 행동하라고 가르쳐주는 다른 사람들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자라는 동안 맛보지 못했던 삶과 짜릿함을 찾는다. 그들이 중독 행동을 하면서 체험하는 기분의 변화는 자신이 옳다는 느낌과 짜릿함을 준다.

무관심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은 이렇게 거짓된 자신감과 흥분에 아주 잘 넘어간다. 그들은 일단 중독 행동이 끝나고 수동적인 상태로 되돌아오면 상당히 우울해진다.


한국회복사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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